▶ ‘미국에 강력한 핵 선제타격 가할 것’ 공개위협
▶ 리동일 주유엔북한대표부 차석대사 기자회견
리동일 주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25일 오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에 대한 ‘핵 선제타격’을 위협하고 있다.<사진=유엔>
<유엔본부=신용일 기자> 북한은 25일 미국에 “핵 선제타격”(preemptive nuclear strike)을 가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위협했다.리동일 주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이날 오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핵전쟁 연습”이라고 문제 삼으며 이 같이 발표했다.
리 차석대사는 한반도 정세가 “지금 현재 합동군사훈련 때문에 ‘위태로운’(touch-and-go)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군 전체와 인민이 이 훈련의 모든 움직임을 최고의 경계와 함께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이 DPRK를 대상으로 선제공격을 가하는 전략인 소위 ‘맞춤형억제전략’(tailored deterrent strategy)을 적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포함에 따라 조선인민국 총참모부는 8월17일 DPRK가 미국을 상대로 가장 강력한 핵 선제타격을 가할 것을 세계에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지난 17일 내놓은 성명은 미국에 대한 선제타격을 “핵”(nuclear)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리 차석대사 발표와의 차이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 선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은 문제의 대목에서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이 ‘맞춤형억제전략’을 실전에 적용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선전을 포고해온 이상 우리 식의 가장 강력한 앞선 선제타격이 우리가 선택한 임의의 시각에 무자비하게 개시된다는 것을 다시금 천명한다”로 돼있다. 지난 17일 내놓은 “가장 강력한 앞선 선제타격” 발표가 25일 “가장 강력한 핵 선제타격” 발표로 더욱 구체화 된 것이다.
실제로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지난 1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8월 순회의장국인 영국의 마크 리알 그랜트 유엔주재 대사에게 안보리가 긴급회의를 열어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 문제를 공식 의제로 논의할 것을 재차 요청하며 편지에 첨부한 17일자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 영문 번역본도 문제의 대목에서 ‘핵’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그랜트 대사에게 전달된 영문 번역본은 “‘코리안 식’(Korean-style)의 가장 강력하고 ‘진전된’(advanced) 무자비한 선제타격이 우리가 선택한 시각에 언제든지 개시된다는 것을 재차 명백하게 밝힌다”라고 다시 한글로 번역된다.
리 차석대사의 미국에 대한 “핵 선제타격” 위협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의 단순한 한글-영어 번역 과정에서의 차이, 또는 실수가 아니라는 사실은 이날 기자회견 질의응답 순서에서 확인됐다.
리 차석대사의 기본발표가 끝난 뒤 ‘캐나다 프리 프레스’(CFP)의 조세프 클라인 특파원은 “브리핑 끝 부분에서 DPRK가 맞춤형 억제 전략의 대응으로 미국을 상대로 핵 선제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했다. DPRK가 그 같은 권리를 유보하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실질적인 위협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리 차석대사는 “아니다. 이는 두 가지 모두다. 우리는 유엔헌장아래 주권국으로서 DPRK와 우리의 인민과 영토를 외부세력의 침략으로부터 방어할 권한이 있고 또 우리는 실제로 표적을 하고 있고 행동으로 옮길 준비가 돼있다”며 “기본발표에서 말했듯이 우리 군의 총참모부는 조선인민군이 미국을 핵 선제타격으로 표적해 놓았음을 매우 명백하게 밝혔다”고 답변했다.
한편 유엔 기록실은 앞서 23일 자 대사가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18일자 편지, 그리고 함께 첨부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과 조선 외무성 대변인 성명이 같은 날 안보리 공식문건(S/2014/604)으로 회람된 사실을 공개했다. yishin@koreatimes.com
■리동일 유엔주재 북한차석대사 일문일답
▲ 유엔 안보리에 (한미합동군사훈련 문제를 제기한) 편지를 2차례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공식 안건으로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혹시 다음 조치가 있다면 추진할 수 있는 또 다른 채널이 있는가? 만일 안보리가 문제를 공식 안건으로 채택한다면 논의에서 무었을 얻기를 바라는가?
- 답은 매우 명백하다. 미국은 자신의 군사훈련에 대한 DPRK의 정당한 자체방어 대응 조치들을 문제 삼았다. 그들은 우리가 우리의 육지, 바다, 공중에서 취한 정당한 대응 조치들을 규탄하고 나섰다. 우리는 우리의 영토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이에 반해 미국은 자신의 영토에서 멀리멀리 벗어났다. 미국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미국은 우리가 요청하는 공식 안건 논의를 막아서는 안 된다.
미국은 한반도에 분단선을 그었기에 한반도 평화와 안보에 암이다. 미국이 1945년에 분단선을 그었기에 3년간 코리안 전쟁이 터졌다. 이제 그들은 또 다른 전쟁을 한반도에 강요하려고 한다. DPRK는 이처럼 DPRK를 표적한 훈련이 그치지 않고 계속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가 없다.
▲ 요구하는 공식 안건이 안보리에서 다뤄지지 않을 듯하다. 그렇다면 문제를 올 가을 유엔총회에 제기할 계획인가?
-그것은 우리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안보리에 첫 번째 편지를 7월21일에, 두 번째 편지를 8월18일에 보냈다. 미국은 자신의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 조치로 취해진 DPRK의 전략적 로켓 발사를 유엔총회가 아닌 안보리에서 제기했다. 그래서 우리도 안보리에 (한미합동군사훈련)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만일 그들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 또 만일 더 이상 제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절대로 다시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유엔헌장에 어긋나는 주권국가에 대한 불법 조치인 소위 안보리의 DPRK 제재를 내세워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우리를 규탄할 경우 우리도 계속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 이들 군사훈련이 1954년부터 계속됐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 또는 한국이 DPRK를 폭격했다든지 또는 그와 같은 어떠한 다른 공공연한 실제 공격이 없는 그저 연례훈련뿐이었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 경종을 울리는가?
- 성격과 규모, 그리고 목적 때문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연례적이고 일상적인 이전 훈련들과 비교한다면 과거에는 공개적으로 평양 점령이 목적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절대 한번도 그러지 않았다.그러나 2010에 들어서부터 그들은 공개적으로 이들 훈련들의 표적으로 DPRK를 언급하기 시작했다.그들은 이미 이번 훈련과 유사하게 위협적이고 도발적인 봄 훈련을 2월에서 4월가지 2개월간 가졌다.
당시 공개적으로 목적을 평양 점령이라고 했다. 이제 또 이번 훈련은 ‘맞춤형억제전략’이다. 우리가 그 성격이 매우 위협적이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더 이상 이들 훈련을 단순히 연례적이고 일상적인 것으로 묵인할 수가 없다.
그들은 ‘레드라인’(red line)을 넘어서고 있다. 체제교체를 최고 표적으로 삼고 있다. 그 증거는 현 미국 국무부 장관인 케리의 발언과 다른 모든 정치인들이 공개적으로 DPRK를 ‘악’(evil)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있다. 이는 부시 행정부가 DPRK를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지목한 것의 연장으로 그들은 DPRK를 군사적으로 제거하려는 그 정책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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