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질학계에서 쓰이는 구어체 표현에 ‘빅 원’(The Big One)이 있다. 우리말로는 ‘큰 것’ 내지 ‘한 방’으로 해석된다.
이는 가까운 장래에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 샌앤드레이어스 단층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지진을 뜻한다.
그런데 ‘빅 원’이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 등이 있는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일어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지질학자들이 있다.
현재 과학기술로는 지진 예보가 불가능하므로 이는 아직 추측에 불과하다.
하지만 막연하고 단순한 짐작이 아니라 샌앤드레이어스 단층의 구조와 실제 관측에 입각한 ‘과학적 추측’이므로 무시할 수만은 없다.
샌앤드레이어스 단층은 북아메리카 판과 태평양 판이 만나는 경계선에 있는 약 1천300 킬로미터 길이의 단층이다.
이 단층은 북부, 중부, 남부의 세 구역으로 나뉘는데, 중부에서는 1857년 포트 테혼 지진(규모 7.9)이, 남부에서는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규모 7.8)이 각각 일어났다.
그러나 이 단층 남부에서는 역사 기록이 전해지는 최근 250년간 그 정도로 큰 지진이 일어난 적이 없다.
게다가 관측 데이터상 여기서 뒤틀림이 계속 축적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고, 유리 피알코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교수가 이에 관한 논문을 유명 과학지 네이처에 2006년 싣기도 했다.
판의 뒤틀림이 축적됐다가 탄성 한계에 이르면 에너지로 터져 나오는 것이 지진이므로, 이 단층 남부에 엄청난 에너지가 축적돼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규모 8.1 내지 9.0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 어디선가’는 결국 일어날 것이라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다.
그런데 로스앤젤레스는 북동쪽으로 56km만 가면 샌앤드레이어스 단층과 만날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다.
이 때문에 만약 이 지점에서 큰 지진이 발생한다면 로스앤젤레스, 샌버나디노, 리버사이드 등과 인근 지역에서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백조원 규모의 재산 피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빅 원’이 일어날 장소로 로스앤젤레스가 중심인 캘리포니아 남부가 유력하다고는 하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중심인 캘리포니아 북부 역시 안심할 수는 없다.
미국 내무부와 지질조사국은 지난 1999년 발표한 ‘샌프란시스코 만(灣) 지역의 지진 확률: 2000-2030’이라는 보고서에서 "2030년 이전에 규모 6.7 이상의 지진이 한 차례 이상 일어날 확률은 60∼80%이며, 규모 6.0∼6.7의 지진이 한 차례 이상 일어날 확률은 적어도 80%"라고 진단한 바 있다.
이 진단 중 절반은 지난 24일 규모 6.1인 나파 지진이 일어나면서 이미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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