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 구호차량 68대 우크라 동의 없이 우크라 교전지로 일방적 출발 우크라 "직접적 침략" 간주…차량행렬 피격시 러’ 군사개입 우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할 구호물자 트럭을 일방적으로 출발시키고, 이에 미국 등 서방이 즉각 철수하지 않으면 추가 제재에 나서겠다고 경고하면서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행동을 "직접적 침략"으로 간주하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어 자칫 양측 간에 직접적인 군사충돌 상황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남부 지역 세관 관계자는 22일(현지시간)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68대가 우크라이나 동부로 이동 중이라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호물자가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검문소에서 통관 절차를 거친 뒤 목적지로 출발했다고 덧붙였다.
당초 구호물자 차량행렬과 함께 출발했던 국제적십자위원회 요원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양측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동행을 거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 공보관 아나스타시야 이슉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차량 행렬이 이동 중인 것은 사실이며 우리 요원들은 이 행렬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차량행렬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으로 심각한 재난에 직면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루간스크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첫 번째 차량행렬이 이날 이미 루간스크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 러시아 "우크라가 고의로 이동 지연" = 러시아 외무부는 앞서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측이 새로운 구실들을 만들어 내면서 구호물자 차량행렬의 이동을 지연시킨다고 비난하면서 우크라이나 측의 동의 없이 일부 차량 행렬이 루간스크 쪽으로 이동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호물자 행렬에 대한 도발이 이뤄지면 그 모든 책임은 정치적 야망과 지정학적 구상에 따라 인명을 제물로 삼으려는 자들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구호물자 차량 행렬의 안전 책임을 우크라이나 측에 지운 것이다.
이에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러시아 차량행렬이 필요한 통관절차 없이 우크라이나로 입국하고 구호물자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국제적십자위원회 측에 전달되지 않은 것은 러시아의 의도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이라면서 "구호물자 이동 안전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아 측에 있다"고 반박했다.
외무부는 차량행렬의 안전 보장을 위해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 측의 회담을 제의했지만 러시아가 거부했다면서 이는 차량행렬 이동의 안전 확보에 심각한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 우크라 "일방적 이동은 직접적 침략" = 우크라이나 보안국 국장 발렌틴 날리바이첸코는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차량행렬을 이동시킨 것은 "직접적인 침략"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나 "차량행렬에 공습을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 차량행렬은 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행렬을 멈추게 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정부는 루간스크 주민들이 아무런 방해 없이 구호물자를 받을 수 있도록 차량 행렬 이동 구간에 어떤 공격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장과 보리스 로슈킨 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장이 이날 전화로 구호물자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 美·EU "명백한 국경침범…즉각 철수해야" =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일방적 행동을 강력 비판하면서 "러시아는 즉각 차량과 요원들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철수시켜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추가 비용(제재)과 고립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국방장관이 최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에게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확실하게 했다"며 러시아 정부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러시아의 이번 행동은 우크라이나의 영토주권을 침범하는 것이며, 즉각 철수하지 않으면 추가 경제제재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이날 중 이 문제를 유엔 안보리와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국제적십자위원회의 동참 없이, 특히 우크라이나 당국의 동의도 받지 않고 구호물자를 출발시키는 결정을 내린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는 명백한 우크라이나 국경 침범"이라고 비난했다.
◇ 구호물자 피격시 러’군사개입 우려 =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구호물자 지원을 명목으로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군사물자를 보내거나 자국 군대를 우크라이나로 파견할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와 함께 구호물자 차량을 점검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물자를 인도주의 지원 물자로 확인하고 자국 입국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 인근 ‘도네츠크-이즈바리노’ 국경검문소에서 구호물자에 대한 통관 절차가 진행중이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날 우크라이나 측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차량행렬을 이동시킴으로써 양국 간에 또다른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차량 행렬이 공격을 받을 경우 러시아가 이를 군사개입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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