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낚시를 하고 있었다. 쉴 틈 없이 물고기를 연신 잡아 올리는데 이상하게도 그 남자는 자신의 팔과 물고기를 견주어 자신의 팔꿈치 이상이 넘는 큰 물고기를 잡으면 다시 바다에 내던지는 게 아닌가? 옆에서 계속 반복되는 그 남자의 행동을 지켜본 구경꾼이 왜 큰 물고기는 버리고 작은 물고기만 담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보통 낚시를 하면 큰 것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쏟고 오히려 작은 것은 바다에 다시 돌려주는데 그 남자의 청개구리 같은 행동이 이상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남자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제일 큰 프라이팬 사이즈가 그 정도밖에 안돼서 더 큰 물고기는 집에 안가지고 간다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지만 의미심장한 인생의 교훈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때때로 우리들도 이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편견과 안일한 삶에 안주하려는 사고의 한계 때문에 커다란 꿈과 기회들을 포기해 버리는 일이 종종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내면세계의 프라이팬 사이즈가 작은 탓에 큰일을 꿈꿔 보지도 못하고 현실에 안주해 버리는 게 사실 다 잡아 놓은 물고기를 그냥 내던지는 행동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이 모이면 흔히 대학 입학에 관한 이야기가 도마에 오르내리곤 한다. 그런데 아직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이 벌써부터 자신의 아이들은 아이비리그 대학은 꿈도 못 꾼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설사 아이비리그에 들어가도 공부가 너무 힘들어서 졸업도 못하고 자살을 하면 어쩌나 걱정이 돼서 지금부터 아예 경쟁률이 심한 명문대학은 보낼 생각도 안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물론 부모의 과한 욕심으로 인해 아이들이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논지는 나름대로 일리가 있고 학력 위주의 사회에서 좀 벗어나려는 긍정적인 면도 수긍이 가지만 가능성이 무한한 어린 아이들의 장래를 벌써부터 한정시키는 것 같아 좀 안타까웠다. 엄마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프라이팬 크기가 작아서 아이들의 꿈과 기회가 그냥 내동댕이처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호랑이를 그리다가 망치면 고양이라도 되지만 처음부터 고양이를 그리다가 망치면 쥐새끼도 안 된다. " 큰 꿈을 가지고 도전하라고 격려해 주시기 위해 중학교 때 어느 선생님 한분이 해주신 이 말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꿈을 크게 가져라’라고 말하면 ‘과한 욕심을 부리라’라는 소리로 오해를 하는 경우도 가끔은 있는 것 같다. 아마도 꿈과 욕심을 혼동하는데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건 큰 꿈이고 어떤 건 과한 욕심일까?
어떻게 하면 고양이가 아닌 호랑이를 그릴 수 있을까? 똑같은 호랑이를 그려도 착한 호랑이를 그려야지 사람을 잡아먹고 해치는 나쁜 호랑이를 그리면 그것은 큰 꿈이 아니라 과한 욕심이 된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어느 여인이 조그마한 가게를 열었는데 장사가 아주 잘돼서 트럭으로 물건들을 실어 나를 정도로 매출이 쑥쑥 올랐다고 한다. 그녀의 가게는 그렇게 번창하는데 이에 반해 이웃 가게들은 문을 닫을 정도로 장사가 안 되었다. 이웃의 어려움을 안타깝게 여긴 그녀는 남편에게 이것은 우리가 바라는 것도 하나님이 바라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밝히고 가게의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가게로 찾아온 손님을 옆집 가게로 보내 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남아 평소 꿈꿔왔던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고 마침내 그 유명한 ‘빙점’이라는 소설이 완성되었다. 그녀는 가게에서 번 돈의 몇 백배의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었다. 일본의 여류작가인 ‘미우라 아야코’의 일화이다.
큰 꿈을 꾼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심이 아니라 이웃의 처지를 배려하는 선한 마음이 출발점이고 평소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주저하지 않고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는 용기가 관건이다. 역사를 바꾸겠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생각이 있어야만 큰 꿈을 꾸는 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은 사소한 관심에서 시작되고 상대방의 입장을 잘 헤아리다 보면 세상을 바꿀만한 큰 꿈이 탄생하는 것이다.
만약에 내가 잡은 물고기가 너무 크고 부담스러워서 집에 가지고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큰 물고기를 잘라서 작은 덩어리로 가지고 가면 어떨까? 내가 상상하는 것이 너무 크고 내가 바라는 꿈이 너무 커서 포기하고 싶을 때 작은 것을 먼저 시작해보는 지혜를 발휘해보자. 큰 물고기를 자르는 수고가 힘들다고 그냥 바다에 내던지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내가 할 수 있는 사소한 일과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자.
신이 하루와 하루 사이에 밤이라는 어두움의 커튼을 내려 주신 것은 ‘하루’가 사람들이 해와 달을 보며 만들어 낸 ‘한 달’이나 ‘일 년’보다 더욱 더 소중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루 경영을 잘 하다보면 내가 이루고자하는 큰 꿈이 어느새 내 앞에 다가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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