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빈 윌리엄스 사망으로 본 심각성
▶ 올 초 한인여성 투신 등 5년간 146명 자살, 성인 10명 중 6명 증세… 가볍게 봤단 큰일
한인들에게도 친숙한 할리웃 스타 로빈 윌리엄스(사진)가 극심한 우울증을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본보 12일자 보도)이 한인사회에도 충격을 주면서 우울증의 심각성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한국과 미국 등지에서 연예인 등 유명인들의 자살 케이스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특히 우울증과 자살과의 상관관계가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될 심각성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울증에 의한 자살
지난 11일 북가주 티뷰론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배우 로빈 윌리엄스(63)의 사망경위는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머린 카운티 검시국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윌리엄스 사망 당일 경찰과 소방관들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윌리엄스가 자신의 허리띠로 옷장 문과 문틀 사이에 매달아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고 밝혔다.
또 그의 왼쪽 손목에 깊지 않은 상처가 있었으며 시신 주변에서 칼이 발견됐다고 밝혀 그가 손목을 그어 자해를 시도했음을 시사했다.
윌리엄스의 공보 담당자인 마라 벅스봄은 최근 윌리엄스가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며 지난달 윌리엄스는 치료를 위한 12단계 프로그램에 등록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태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울증을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울증이 심해질 경우 십중팔구는 자살로까지 이르는 ‘악마의 병’이라는 것이다.
유명 스타와 연예인들뿐 아니라 일반 한인들 사이에서도 우울증에 의한 자살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초 20대 한인 여성이 우울증에 시달리다 투신자살했고, 역시 우울증을 앓던 컬럼비아대 한인 치대생이 실종 한 달여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는 우울증이 현대사회의 흔한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매년 약 300만명의 미국 남성이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해마다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남성은 약 2만4,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인 우울증이 전 연령대에서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LA카운티 정신건강국에 따르면 한인 성인 10명 중 약 6명은 평소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호소하고 있다. 2012년 한인가정상담소가 실시한 정신건강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3%가 심각한 우울증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0~2012년 상담소에 접수된 총 350건의 한인 청소년 상담결과 우울증과 정서불안을 호소한 상담건수가 전체의 37.1%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대책
정신건강 문제를 다루는 한인 전문가들은 ‘우울증’이야 말로 한인사회가 직면한 시급한 문제라고 전했다. 심각한 우울증이 자칫 ‘자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LA카운티 정신건강국의 소셜워커 안정영씨는 “한인들은 소수계 중에 유독 높은 우울증 비율을 보인다”며 “유명 배우가 우울증으로 자살했다는 소식은 한인사회에서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2005~2009년 LA 카운티에서는 한인 146명이 자살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한 해에는 LA 한인타운에서만 한인 34명이 자살을 선택했다.
정신건강국 자살예방 홍보팀 김재원 소셜워커는 “LA 카운티 내 한인 인구는 10% 미만인데 자살률은 아시아계 중 가장 높다”며 “우울증을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체면문화를 버리고 자신의 괴로움과 마음의 고통을 가족과 친구에게 털어놓는 열린 자세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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