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포-LA수도국 물낭비 단속 ‘워터캅’동행취재
▶ 첫 적발 경고장, 누적시 300달러… 신고전화 4배로 늘어나
릭 실바 단속원이 야외 물 사용 날짜 규정을 위반한 한 건물에서 증거 사진을 찍고 있다. <박상혁 기자>
11일 LA 한인타운 지역의 야외 물 낭비 단속에 나선 LA 수도전력국(DWP) 소속 ‘워터캅’ 릭 실바 단속원이 5가와 아드모어 애비뉴 인근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월요일 하루를 시작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각인 오전 6시45분. LA 한인타운 한복판인 올림픽 블러버드의 서울국제공원 주변 길에 ‘매의 눈’으로 주위를 유심히 둘러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워터캅’(water cop)으로 불리는 LA 수도전력국(DWP) 소속 물 낭비 단속반원들이다.
11일 이른 새벽시간부터 물 낭비 감시를 위해 LA 한인타운 지역에 ‘뜬’ DWP 소속 공무원 릭 실바는 요즘 그 누구보다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남가주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전역의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는 가운데 단 한 방울이라도 그냥 흘러가 낭비되는 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야외 물 낭비 ‘꼼짝마’
이날 오전 8시께, 한인타운 8가와 놀만디 애비뉴 인근에 위치한 한 아파트 건물에서 이날 단속의 첫 적발 사례가 나왔다.
주소의 번호가 짝수로 끝나 월요일인 이날은 야외 잔디 물주기가 금지된 날임에도 불구하고 자동 스프링클러가 돌아가면서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이어 조금 후인 오전 8시15분께, 인근 베렌도 중학교 쪽으로 이동한 실바 단속원은 이내 이 중학교 시설에서도 물 낭비 방지 규정 위반이 있음을 목격하고 학교 주변을 꼼꼼히 살피면서 단속용지에 적발 사실들을 기입해 나갔다.
이렇게 이날 오전 이른 시간 실바 단속원이 직접 공용차량을 몰고 6가와 하버드, 4가와 아드모어, 6가와 카탈리나 등 한인타운 구석구석을 돌며 펼친 단속에서 적발된 물 절약 규정 위반은 총 5건이었다.
‘워터갑’들의 단속 순찰은 지역별로 대부분 2주에 한 번 꼴로 실시되는데 한인타운 역시 지난 7월말에 한 차례 단속이 펼쳐져 10여건의 위반사례가 적발됐었다는 게 실바 단속원의 말이다.
실바 단속원은 “LA시의 경우 첫 번째 적발의 경우에는 경고 편지를 위반 가정에게 보내게 되며 그 이후 또 다시 위반했을 경우 100달러, 300달러로 벌금이 가중된다”고 말했다.
■무엇을 단속하나
캘리포니아주 당국의 물 낭비 단속정책으로 8월 들어서부터 물 낭비 주민들에 대한 벌금 부과 규정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실바 단속원에 따르면 LA시는 이미 2009년부터 물 낭비 규제정책을 실시해 실바와 같은 ‘워터캅’을 동원, 단속을 펼쳐오고 있다.
LA시의 야외 물 낭비 단속의 기준은 주소지번을 기준으로 번호가 홀수로 끝나면 월, 수, 금요일에만 야외 물을 사용할 수 있고, 짝수로 끝날 경우 화, 목, 일요일에만 야외 물 사용이 가능하다. 토요일의 경우 시 전역에서 아예 야외 물 사용이 금지된다.
또 이것도 물의 증발이 덜한 아침 저녁시간으로만 허용되며, 낮시간대인 오전 9시~오후 4시에는 요일에 관계없이 야외 물사용이 금지된다.
실바 단속원에 따르면 적발 사례의 대부분이 물 사용이 금지된 요일을 정확히 알지 못하거나 야외 물 사용 시간 이외에 사용해 적발된 것이라고 한다. 특히 행콕팍 등을 포함한 한인타운 지역의 경우 단독주택들 가장 높은 적발 건수를 보이고 있으며, LA시 전체적으로도 야외 물 낭비로 적발되는 케이스의 75%가 단독주택이라고 그는 밝혔다.
■어떻게 단속하나
실바 단속원과 같은 LA 수도전력국의 ‘워터캅’들은 매일 자신의 관할지역을 돌며 물 낭비 사례를 적발해 계도하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업무에 쫓기고 있다.
4명이서 460스퀘어마일에 해당하는 관할 구역을 나누어 물 사용 단속에 매일 나서는 이들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고 말한다.
실바 단속원은 “워터캅 1인당 관할하는 구역이 워낙 넓다보니 물을 위반하고 있는 현장을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하지만 인도에 물을 흘려보낸 흔적이 있거나 잔디가 젖어 있는 등을 기준으로 현장사진과 함께 날짜, 시간, 장소를 적발용지에 기입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원, 학교 등 큰 규모의 건물을 단속할 때 어려움이 많은데 큰 건물의 경우 한쪽 코너의 경우 우편지 주소가 짝수에 해당돼 단속 대상이 되지만 또 다른 코너로 봤을 때 홀수에 해당돼 애매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물 사용에 있어 LA지역 구석구석을 단속하는 것은 인력적으로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가뭄이 심각해지자 시민들의 물 낭비 사례 제보 건수가 4배로 급증했다”고 말하며 “물 단속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속반의 역할도 크겠지만 시민들이 가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집안 또는 야외에서 물 절약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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