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욕타임스 매거진 사례 소개 화제
▶ 3세 때 중증 진단… 학교 대신 홈스쿨링; 사회성 발달 위해 눈물겨운 훈련 또 훈련; 16세 된 지금은 인터넷 방송 진행‘정상인’
‘자폐증(autism)도 완치될 수 있다’자폐 증상을 가진 자녀를 둔 상당수의 한인 부모들에게 희망을 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반적 발달장애로 지금까지 치료를 위한 약물이나 특수치료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자폐증이 집중적인 행동치료를 통해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매거진은 최신호에서 자폐증을 극복한 여러 사례를 들며 이같은 연구 결과를 소개해 화제다. 매거진에 따르면 최근 코네티컷 대학의 데보라 페인 교수는 자폐 진단을 받은 34명의 아동이 수년 후 더 이상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코넬 의대 캐더린 로드 교수도 자폐 진단을 받은 85명을 20년 간 지켜본 결과 그 중 9%가 더 이상 자폐를 보이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연구는 의료 현장에서 자폐증 치유 사례가 약 10%에 달한다는 추정을 뒷받침해 준다고 뉴욕타임스 매거진은 전했다. 매거진이 전한 자폐아 마크 맥러스키의 스토리는 자폐 치료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를 보여준다.
■마크 맥러스키의 사례
“자폐가 있다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자폐가 없었다면 인생이 훨씬 편안했을 것 같다”자폐에서 회복된 16세 소년 마크 맥러스키의 말이다. 마크는 이제 여가시간 비디오 게임을 하고 로봇을 만들고 컴퓨터 코드를 기록하고 피닉스 인근 공원에서 친구들과 어울린다.
3만2,000명이 청취하는 주간 인터넷 라디오 방송 ‘텍 팀’의 공동진행을 맡아 동료와 함께 애플리케이션을 리뷰하고 테크 뉴스에 관해 토론하고 농담도 하면서 ‘한정된 예산으로 기기 장만’ 같은 특집을 정기적으로 제작 방송한다.
전형적인 10대 괴짜로 보이는 마크가 여기까지 오기에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마크는 3세가 되면서 중증 자폐 진단을 받았다. 주변에 관심이 전혀 없고 이해하는 단어도 몇 개 되지 않았다. 하물며 갑작스런 발작을 일으키고 화가 난 것도 아니면서 벽으로 곤두박질쳐서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 하던 일을 하는 행동을 마치 로봇 프로그램처럼 끊임없이 반복했다.
이처럼 자폐증은 사회적 교류 및 의사소통의 어려움, 언어발달 지연, 강박이나 반복 등 행동상의 문제, 현저하게 저하된 활동 및 관심 등이 특징적인 증상이다. 자폐증은 대부분 36개월 이전에 나타난다. 언어장애, 학습장애, 간질 등 다른 장애가 동반되기도 한다.
■절망의 시기
마크의 부모인 신시아와 케빈은 결국 마크를 발달장애아 특수학교 고기능 자폐반에 보냈다. 그러나 점점 증상이 악화되고 언어장애가 심해지면서 마크는 저기능 자폐반으로 옮겨졌고 신시아는 신경과 전문의에게서 혼자 격리시켜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주의를 들어야 했다.
절망에 빠진 마크의 부모는 아들은 학교에서 집으로 데려왔다. 10만 달러의 세컨 모기지를 신청한 후 신시아는 번듯한 직장을 그만 두었다. 맞벌이 부부로 생계비를 벌어야 했지만 아들이 우선이었다.
인터넷 안내서를 모조리 뒤져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시도했다. 비타민 B-12 주사를 놓아가며 유제품과 글루틴, 콩을 배제한 식이요법을 시작했다. 행동치료와 관련된 각종 전문서적을 탐독했고 스스로를 훈련시켰다. 전문가를 고용할 형편이 되질 않기에 신시아 자신이 주 40시간의 행동 프로그램과 주 정부가 제공하는 주 5시간의 언어치료 교육을 받았다.
그야말로 힘든 세월이었다. 초기에는 달걀을 벽에 던지고 우유를 바닥에 붓기를 번복하는 아들 때문에 냉장고를 체인으로 잠가 뒀고 거실에 있는 가구들도 몽땅 치워버렸다. 또 마크가 부딪혔을 때도 다치지 않도록 고무 벽 혹은 트램폴린 처리를 했다. 그리고 아들이 무언가를 먹고 싶거나 마시고 싶을 때는 의사표현을 말이나 몸짓으로 아니면 플래시카드를 지적하는 식으로 하도록 훈련시켰다.
신시아는 아들을 학교에 보내는 대신 홈스쿨링을 계속했다. 그리고 마크가 8세가 되었을 때 언어구사와 행동발달은 또래와 같은 수준이지만 사회성은 여전히 자폐에 머물러 있었다고 한다.
■눈물겨운 행동치료 노력
신시아는 사회성 발달 지연을 납득시키기 위해 아들과 함께 ‘비버는 해결사’(Leave it to Beaver)를 녹화해 함께 시청했다. 매 순간 어떤 행동이 일어나기 전 비디오를 중단시키고 아들과 대화를 나누며 다음에 나타날 행동, 사고, 감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모든 에피소드를 본 후에는 ‘초원의 집’(Little House on the Prairie)을 보며 얼굴표정 읽기를 연습시켰다.
공원이나 레스토랑에 갔을 때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보며 탐정놀이를 했다. 아들이 사람들의 관계와 감정을 읽어내는지 일일이 질문하며 확인했다. 신시아는 “다른 아이들처럼 서서히 터득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하나 알려주는 작업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 무렵 마크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아든 로봇 키트에 빠져들었다. 아들에게 사회성을 키워줄 기회를 엿보던 신시아는 로봇 클럽을 결성했다. 매주 2회씩 마크는 자기 집 거실에서 4명의 어린이들과 어울려 로봇 만들기를 했고 머지않아 컴퓨터 코드를 기록하며 경연대회에 나갈 실력을 키웠다.
2년 전 마크는 로보틱스 세계 경연대회에 출전했고 싱가포르에서 출전한 처음 만나는 10대들과 팀을 이루었다. 그들은 대회 작전을 함께 짜면서 예선과 결선을 통과했다. 전문가들이 3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 했던 사회성 훈련을 단번에 뛰어넘은 것이다. 더 이상 마크는 자폐증 판정의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로봇 경연대회에서 팀원들과 어울려 작업하는 아들을 보면서 신시아는 기쁨의 눈물을 삼켜야했다.
페인 교수 연구에 따르면 자폐 진단을 받았다가 회복이 될 경우 잔여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마크의 경우 특정 음식 기피현상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마크의 어린 시절을 모르는 사람들은 마크가 자폐였다는 사실에 어리둥절해 하고 의사들조차 잘못된 진단이었다고 할 만큼 마크와 어머니 신시아의 노력은 믿기 어려운 것이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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