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씨, UW ‘북소리’서 우리 삶 속의 건축 이야기 설명
송성실ㆍ남화숙ㆍ리아 암스트롱 씨 등 경청
워싱턴대학(UW) 한국학도서관이 지난 2일 연 ‘8월 북소리’에서는 인간이 단 하루도 벗어날 수 없는 건축물에 그처럼 많은 철학이, 그리고 그처럼 많은 건축가의 고민이 담겨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건축학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고 건축사로 일하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대에서 박사과정중인 서명수씨가 ‘건축 안에서 시적으로 거주하기’란 주제로 행한 이날 강연은 딱딱하고 물리적인 구조물로 여겨졌던 ‘건축’이 이처럼 흥미로운 주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부인이 UW에서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이수 중이어서 가끔 시애틀을 방문하는 서씨는 이날 강연에서 자신의 주장을 직설적으로 내세우기보다 기성 건축가들의 예를 통해 자신의 건축 철학을 표현했다.
두메 산골 무주에서 10여년간 돈이나 명성보다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공공건축’에 집중하며 세계 최초의 등나무 공설운동장을 짓고, 면사무소 1층을 목욕탕으로 바꿔놓은 건축가 정기용씨를 예를 들었다. 또한 제대로 된 학교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동경대 교수까지 지낸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 건축가 김수근씨가 남겼던 건축 작품들을 보여주면서 ‘그들이 건축 하나하나를 설계하면서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따뜻하고 진지하게 고민했는지’를 생각하게 해줬다.
서씨는 “정기용 선생은 ‘건축은 사람 요구를 공간으로 번역한 것이며 겉보기에 좋은 근사한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섬세하게 조직하는 일’이라고 말했다”며 “결국 건축은 ‘삶의 그릇’을 담아내는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서씨는 한옥의 경우 온돌ㆍ마루ㆍ부엌이라는 3대 핵심요소가 결합돼 나타난다며 “동양 주택은 자연이나 인간 친화적인 면이 강한 반면 서양 건축은 효율을 중심으로 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강연에는 송성실ㆍ남화숙씨 등 UW의 한인 교수들과 타코마 다운타운의 역사적 건물에서 살고 있는 리아 암스트롱 세계 국제결혼여성총연합회 상임 고문도 참석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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