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부인 둔 래리 호건, MD 주지사 공화후보로 나서
망설이던 문미애씨 14세 아들이 먼저 “돕자”제의
모전자전 열과 성의를 다해$22일 대규모 모금파티
요즘 그는 늘 목이 쉬어 있다. 아침 6시까지는 자야 하던 그가 새벽 3시면 벌떡 일어나는 것도 달라진 일과의 하나다. 비즈니스가 그를 일깨우는 게 아니다. 올 여름 들어 그를 변화케 한 것은 바로 선거 캠페인이다. 올 11월4일 치러지는 메릴랜드 주지사 선거에 나선 공화당의 래리 로건(Larry Hogan) 후보를 위한 신념과 열정이 그를 새롭게 한 것이다.
문미애(미국명 Diane Mun Lee) 메가부동산 대표. 평생 비즈니스에만 충직하던 그가 선거판으로 달려간 것은 래리 호건 후보의 부인인 한인 유미 호건 씨와의 오랜 인연 때문일지도 모른다.
“20년 전 지기입니다. 메릴랜드의 벨츠빌 한인장로교회에서 만나 지금까지 좋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가족들끼리도 자주 만나고요.”
메릴랜드 주 인사부장관을 하던 호건 후보가 출마를 결심하고 가장 먼저 상의한 한인도 그였다. 그러나 정치와는 담 쌓고 지내던 문 대표가 선거 캠페인에 직접 나설 줄은 자신도 몰랐다. 7월 어느 날 유미 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한인들이 주최하기로 한 펀드레이징 파티가 사정상 취소가 됐다”며 속상해 하는 것이었다.
옆에서 엄마의 전화를 듣던 둘째아들 새뮤얼(한국명 이지훈)이 불쑥 한마디 거들었다. “엄마, 우리도 누군가 해줄 것을 바라기 보다는 먼저 남을 돕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게 필요해요.”
열네 살 아들에게 엄마는 한방 먹었다. 친구인 유미 씨와의 우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인사회를 위해, 자라나는 한인 2세들을 위해 뭔가 해야 한다는 결심이 그를 선거 캠페인으로 이끌게 했다.
문 대표는 30년 인맥을 총동원했다. 지인들에게 호건 후보를 알리는 홍보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기를 붙들고 지지와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하루에 수십 통씩은 기본이고 점심도 대부분 호건 후보를 위한 약속으로 채운다. 만나는 사람마다 선거 브로슈어를 나눠주고 호건 후보 홍보에 열을 올린다. 그러다보니 목이 잠겨 있기 일쑤다.
“내 돈 벌 때도 이렇게 열심히 비즈니스 한 적은 없었어요. 그러니 아는 사람들이 깜짝 놀라요. 제가 달라졌다는 겁니다.”
모전자전인가. 선거 캠페인에 뛰어든 건 문 대표뿐만 아니다. 엄마를 ‘충동질’ 하던 아들도 선거 캠페인에 적극적이다. 마침 여름방학이라 새뮤얼은 일주일에 두 번씩 애나폴리스의 호건 후보 캠프로 자원봉사를 간다. 하루 종일 복사와 청소, 짐 나르기 등 잔심부름을 해도 즐겁기만 하단다.
프로스트 중학교를 마치고 올 가을 웃슨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새뮤얼은 여덟 살 때부터 정치에 관심을 보였다 한다. 정치 매거진을 탐독하고 신문도 정치 분야만 유독 빠지지 않고 읽고 있다.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그러나 미국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어요. 정치가 바로 서야 모두가 웃을 수 있습니다.” 새뮤얼 군은 장래에 해사에 진학해 정치인의 길을 걸을 꿈을 벌써 설계하고 있다.
문미애 대표는 이번 선거 캠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22일(금) 페어팩스 자택에서 호건 후보를 위한 모금 파티를 여는 것이다. 헤롤드 변, 김상희, 윤유식, 이종화 씨 등 지인들과 함께 마련하는 모금파티를 위해 그는 비즈니스도 잠시 제쳐놓았다.
모두 450명을 초청했다. 미국인과 중국계, 인도계, 중동계 등도 참여하는 ‘인터내셔널 파티’다. 물론 한인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모금 목표는 10만 달러.
다행히 그동안 인심을 잃지 않고 덕을 쌓아놓아 많은 분들이 도움을 자청하고 나서 큰 용기가 되고 있다. 1992년 메가 부동산을 설립한 후 배출한 수백명의 전현직 에이전트들은 물론 문 대표의 ‘의리와 정직함’에 매료된 고객들도 나섰다. 워싱턴한인부동산협회 초대 회장과 북버지니아부동산협회 초대 한인이사를 하면서 그의 리더십과 통 큰 성격을 알게 된 이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문 대표와 그의 아들 새뮤얼의 신념과 열정에 반해 후원금을 내놓은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음식과 파킹, 공연, 통역 등 더 많은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 후원금도 아직은 부족하기만 하다.
“제 꿈이 부동산 학교를 설립하는 거였는데 이번에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한인사회에서 사랑과 도움을 받아 성장한 만큼 이제는 저도 한인들과 2세들의 미래를 위해 초석을 마련하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선거 참여를 통해 한인사회의 저력을 보여주고 우리 2,3세들의 길을 열어주며 주류사회에서 발언권을 높이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탤 것입니다. 많이 도와주시고 참여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문의 (703)534-4989.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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