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베리아서 귀국 에모리대 병원격리
▶ 실험단계 약품…확산 방지에 큰 기대
서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에서 기독교 의료지원 활동을 펼치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여성 간호사 낸시 라이트볼(59)이 5일 귀국, 격리치료에 들어갔다.
라이트볼은 이날 오전 11시께 최첨단 방역장치를 갖춘 특별 호송기 편으로 조지아주 애틀랜타 북쪽 도빈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후 구급차로 애틀랜타 시내의 에모리대 부설병원으로 이동한 뒤 격리됐다.
에모리대 병원에는 지난 2일 입원한 켄트 브랜틀리(33) 박사가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전염병 환자 전용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브랜틀리 박사 역시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던 중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한편 라이트볼과 브랜틀리 박사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지난달 31일 라이베리아로 보낸 실험용 에볼라 치료제 ‘지맵’(Zmapp)을 복용한 뒤 병세가 크게 호전된 것으로 알려지자 이 약이 에볼라 확산을 막아줄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맵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에 있는 바이오벤처 맵(Mapp) 바이오제약이 개발, 영장류 실험만 마친 실험단계 치료제이다.
맵 바이오제약은 2012년부터 에볼라 바이러스가 생물무기로 사용될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 국방부 국방위협감소국(DTRA)과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에볼라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담배 바이러스에 에볼라 치료 단백질 생산을 위한 유전자를 삽입한 뒤 담배식물을 감염시켜 생산하는 ‘단일 클론항체’인 지맵을 지난 1월 8마리의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숭이들을 상대로 실험한 결과 감염된 지 24시간 안에 지맵을 투여 받은 원숭이 4마리와 48시간 안에 투여 받은 4마리가 모두 살아남았다.
그러나 동물실험 외에 인체 임상실험 등 정상적인 신약 개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양산체제를 갖추고 시판이 되기까지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실험약물의 인체 투여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기존 약품에 의한 질병 치료가 한계에 봉착했을 때 임상실험 약물의 사용을 예외적으로 승인한다는 연방 식품의약국(FDA)의 관련 규정에 따라 이뤄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브랜틀리 박사와 라이트볼 등 단 두 명에게 투여된 것만으로 지맵의 효과를 확신하기 어렵고 대량생산 체계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 약품이 당장 서아프리카에 확산되고 있는 에볼라 퇴치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맵 외에도 여러 에볼라 치료제·백신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나 모두 인체 임상실험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앨러지ㆍ전염병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최근 “수년간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을 연구해 오다가 최근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며 오는 9월 이에 대한 임상실험을 할 수 있도록 FDA와 승인 절차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NIH는 지난 3월 국내외 15개 제약사·연구소 연구자들에게 에볼라 관련 의약품 개발을 위해 5년 동안 2,8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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