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동네 소개/ ‘에디슨’ ‘이슬린’ 지역
지난해 에디슨 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의사 프라시드 박사 포스터에 이를 질시해 페인트로 나치 문양을 새겨 놓았다.
중부 뉴저지 에디슨과 우드브릿지 이슬린 지역에 가면 여기가 미국인가 인도인가 할 정도로 인도인들이 많다. 인근 뉴저지 트렌짓 기차역 메트로 팍에는 인도 이민 브로커들의 광고가 눈에 띈다.
이민을 원하십니까? 인디아에서 에디슨으로 “Immigration India to Edison, www.indiatoedison.com 855-NJ-India”. 마치 70년대 말 한국에서 유행하던 유행가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같은 낭만을 연상케 한다. 마치 인도인들에게 에디슨이라는 곳은 신천지 파라다이스로 연상된다고 보면 된다.
이 간판은 메트로 팍 정거장 인근 옥트리 로드 선상에서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에디슨과 이슬린을 관통하는 옥트리 로드는 인도인들에게는 플러싱의 노던 블러바드와 같은 존재이다. 이 길을 따라 늘어선 인도 가게들 때문에 주말에는 인근 교통까지 마비된다. 실은 이 교통 체증 때문에 인도 커뮤니티와 인근 타 인종간에 끊임없는 갈등이 벌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작년 에디슨 시장 선거 당시 의사출신 프라사드 박사가 후보로 출마해 돌풍을 일으키자 선거 팻말 사진에 인종 차별을 의미하는 나치 문양을 빨간 페인트로 새겨졌던 사실이 지역 사회를 발칵 뒤집히게 했었다. 아직도 미궁에 빠진 이 사건은 이민자들이 주류 사회에 진출하는 것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백인 우월주의자 집단이 다문화 다민족 커뮤니티인 에디슨에도 존재한다는 씁쓸한 사실을 확인하게 했었다.
하지만 지난 20여 년간 이들 인도 이민자들의 존재가 이제는 중부 뉴저지 전역에 각인되어 아무도 인도 커뮤니티들 무시하지 못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이 옥트리 로드 중에서도 이슬린 지역 20 블럭을 리틀 인디아라고 부른다. 이 리틀 인디아에서는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음식점과 각종 수예점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출신 지역 국가들 사에서는 서로 죽이지 못해 억울할 정도로 반목과 갈등으로 분쟁이 끊임없지만 미국에 이민 온 이들은 절실한 필요에 따라 국적, 종교, 언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집단을 형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 남아시아 계통의 이민자 집단을 통틀어 미국 사회에서는 그냥 인도인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정작 이들은 스스로를 데시 (Desi) 라고 부른다. 땅의 사람들이라는 의미이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모두 한 땅에서 시작되었고 이곳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은 모두 땅의 자손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미국에서 태어난 인도계 젊은이들이 스스로를 ABCD라로 소개한다고 한다.
영어로 미국에서 태어난 정신없는 데시 (American Born Confused Desi)라는 코믹한 표현이다. 동양 3국에 버금가는 엄격한 가정 교육, 치맛바람, 전통숭배에 더해 힌두교와 회교가 극도로 대립하는 부모세대와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자유분방한 젊은 세대의 문화가치 충돌을 단적으로 표현한 단어가 아닌가 생각된다.
에디슨과 이슬린 지역에 인도계 이민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로 알려져 있다. 생각보다 일천한 역사이다. 당시 닷컴산업의 활황으로 맨해튼에 직장을 잡은 젊은 직장인들이 고속 철도가 있는 이 지역에 자리를 잡으면서 음식점, 보석가게, 찻집, 옷가게, 그로서리 샵 등 부대 산업이 생겨났다고 한다.
물론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보험업, 병원 등의 3차 산업도 잇달아 자리를 잡았다. 이후 가족 초청으로 이 지역 인도인 인구 비율이 거의 30%에 육박하고 있다. 처음에는 에디슨 시에 대거 자리를 잡았는데 에디슨 부동산 값이 치솟자 학군은 조금 떨어지지만 주택 가격이 저렴하고 임대 아파트가 많이 있는 이슬린 지역이 갓 이민 온 인도 이민자들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되었다.
이 지역 인도 상권의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인도인들 삶에서 필수품으로 간주하고 있는 보석 특히 금세공품을 주문하러 인도에서 오히려 중부 뉴저지 지역으로 온다고 한다. 실력 있는 세공사들이 앞 다투어 지난 10년간 미국으로 이민을 온 결과이다. 그리고 이 옥트리 로드 선상에 늘어선 많은 인도 음식점에는 인근 지역 타 인종 고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품질관리를 잘 해서인지 최소한별 4개 이상의 고급 음식점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부제와 화학 염색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인도식 과자와 캔디는 인근신문 특집 난을 통해 “꼭 맛봐야 되는” 별식으로 추천을 받고 있다. 이들 인도계 미국인의 주류사회 진출은 눈부시다.
중산층 지역인 에디슨 시와 이슬린 시에서 인종별 소득이 가장 높다. 평균 수입이 작년을 기준으로 6만 8,000 달러로 집계되어있다. 인근 한인 평균 소득보다 무려 1만 달러 이상 높게 나타나있다. 직업도 컴퓨터엔지니어, 금융 전문가, 의사 등 고급직종에 집중되어있다. 또 스몰 비즈니스에서도 수익이 높은 호텔, 개스 스테이션, 잡화 등 소위 돈이 되는 비즈니스는 인근에서 이들이 모두 독점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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