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퍼스촌 강도 피살·칼부림·성추행
▶ USC·UCLA 인근강력 범죄 비상, 감시 카메라 설치
이번 달 USC에 새로 입학하는 조카를 둔 한인 김모(48)씨는 요즘 걱정이 앞서고 있다. 한국에서 유학생으로 오는 여조카가 USC 기숙사에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최근 학교 부근에서 유학생 피살 사건이 나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전화를 해 안전하느냐고 묻는데 안심시키기가 쉽지 않다”며 “공부에 집중해야 할 학교에서 안전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USC 캠퍼스 인근에서 중국인 유학생 강도 피살 사건으로 이 대학 측과 학생들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UCLA 교내에서도 조깅을 하던 학생이 칼부림을 당하는 등 남가주 지역 대학 캠퍼스에서의 범죄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한인 학부모와 학생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UCLA 대학 경찰에 따르면 USC 중국인 유학생 피살 사건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지난달 30일 오후 8시30분께 UCLA 캠퍼스에서 조깅을 하던 여학생이 칼부림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취객으로 보이는 이 남성은 조깅을 하는 여학생을 갑자기 움켜잡은 뒤 칼을 휘둘렀으며 주변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자 황급히 도주했다. 피해를 당한 여학생은 다행히 경상에 그쳤으나 안전하다고 생각되던 캠퍼스 안에서 공격을 당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UCLA에서는 올 들어서만 지난 3월 캠퍼스 인근을 걷던 여학생 성추행 미수사건이 발생한데 이어 5월에는 역시 캠퍼스 인근에서 길을 걷던 학생이 괴한에게 금품을 강탈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USC의 경우 지난 2012년 4월 중국인 유학생 2명이 흑인강도에게 총격 피살된 사건에 이어 또 다시 중국인 유학생 피살사건이 일어나자 캠퍼스 안전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USC 캠퍼스와 인근 지역에서 지난 2008년 이후 피살되거나 중상을 입은 범죄피해 케이스가 10여건에 달하고 있다. 2012년 중국인 유학생 총격 피살사건에 이어 10월에는 USC 인근 핼로윈 파티 현장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USC 당국이 캠퍼스 주위에 폐쇄회로 감시카메라를 대폭 늘려 설치하는 등 치안 강화 대책을 세우고 있다.
대학 캠퍼스 인근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유형도 총격사고 등은 물론 성범죄, 그리고 절도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캠퍼스 범죄피해가 급증하고 있고 대학 내 총기난사 사건도 빈발하면서 한인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USC에 다니는 한인 유학생 이모(25)씨는 “대부분의 재학생들은 캠퍼스 내부의 치안상황은 대체적으로 안전하지만 캠퍼스 외부는 위험하다고 인식해 왔는데 이번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학생들은 늦은 밤까지 도서관에 남아 공부하다 귀가하는 것을 기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UCLA에 다니는 자녀를 두고 있는 한인 학부모 김모(52)씨는 “요즘에는 자녀들을 학교 보내 놓고 마음 편히 집에서 쉴 수가 없다”며 “가능하면 학교가 끝난 이후에 바로 집으로 귀가하라고 이야기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USC와 LA경찰국(LAPD)은 1일 USC 캠퍼스의 래디슨 호텔에서 캠퍼스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한 세미나을 열고 잇단 캠퍼스 인근 범죄 발생에 따른 피해 방지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캠퍼스 안전 세미나에 참석한 LAPD 찰리 벡 국장은 “경찰은 대학 당국과 함께 캠퍼스 치안을 대폭 강화시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학생들도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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