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나전 쇼크…마이애미 전지훈련 성과에 의문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11일 마이애미에서 회복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은 것이라고 자위하기에는 시기가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이제는 무엇보다 자신감을 회복시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한국축구 대표팀 홍명보호는 9일 벌어진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허술한 수비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0-4로 대패했다. 상대인 가나가 남아공월드컵에서 8강까지 올랐던 강호라는 점을 감안해도 너무 무기력한 패배였고 특히 월드컵 개막이 코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베스트 멤버를 총 투입하고 당한 참패였기에 충격이 컸다.
◇ 역습 대비-강한 압박 ‘낙제점’
홍명보 감독은 마이애미 전지훈련을 시작하면서 모든 포커스를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 두고 훈련을 시작했다. 러시아의 강점인 빠른 역습과 강한 조직력을 뚫기 위해 홍명보호는 역습 차단과 강한 압박을 집중적으로 조련했다. 특히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난 6∼7일에 걸쳐 이틀 동안 훈련장을 걸어 잠근 채 ‘필승 전술’ 연마에 애썼다.
하지만 마이애미 전지훈련의 처음이자 마지막 시험 무대였던 가나 평가전 결과만 보면 사실상 ‘훈련 실패’에 가깝다는 평가다. 가나전에서 나타난 선수들의 모습은 체력적이나 전술적으로도 낙제점에 가까웠다. 상대에게 볼을 빼앗겨 역습을 허용했을 때 대처하는 방식은 서투르기만 했다.
첫 실점 장면에서 수비수 김창수의 백패스가 상대 공격수에게 차단되면서 역습을 내줬지만 페널티지역에 포진한 4∼5명의 한국 선수들은 볼을 가진 선수에게만 시선을 빼앗겼고 결국 2선에서 쇄도하는 선수를 놓친 게 선제골로 직결됐다.
두 번째 골 역시 역습 상황에 대한 집중력 부족이 원인이 됐다. 이청용이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기면서 역습으로 이어졌고, 이를 막던 곽태휘(알 힐랄)이 아사모아 기안(알 아인)에게 밀려 넘어졌지만 심판의 휘슬이 울리지 않았다. 심판의 휘슬을 기다리다 순간적으로 수비할 기회를 잃은 한국은 그대로 기안에게 단독 기회를 내주며 실점했다.
세 번째 골은 수비 진영이 모두 갖춰진 상황이었지만 수비수만 많았을 뿐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볼을 잡은 선수가 여유있게 골문 구석을 노리고 슈팅을 할 정도로 전혀 상대선수에 대한 압박이 없었다.
◇마이애미 전지훈련 ‘효과 있었나’
홍명보호가 마이애미를 전지훈련 장소로 선정한 것은 러시아와의 1차전이 열리는 브라질 쿠이아바와 시차가 없을 뿐 아니라 덥고 습한 기후적 유사성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가나전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경기력은 한 달 가깝게 소집훈련을 해온 대표팀의 모습이라고 보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마이애미 전지훈련의 성과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날 경기 후 이청용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현재 60∼70%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를 불과 여드레 앞둔 상황에서 걱정되는 수치임이 틀림없다. 정상적 스케줄이라면 월드컵 개막직전 100% 컨디션에 도달한 뒤 하강기를 가졌다가 경기 직전 다시 100% 상태로 회복하는 주기를 보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 태극전사들의 컨디션은 아직 한 번도 100%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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