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렌드
▶ 의료수준 높고 신속한 수속, 지난해 미주서 3만명 이용 장기치료·환자관리 제약도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50대 한인 시민권자 김모씨는 지난해 원정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건너가 종합검진을 받았다가 뜻밖의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미국에서도 PPO 보험을 가지고 있는 김씨는 UCLA 메디칼센터에서 두개골을 잘라 여는 수술(두개절개술)을 권유 받았지만, 다시 한국에 나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뇌종양 내시경 수술을 받았다. 한 달 정도 입원 후 돌아온 김씨는 현재 미국에서 회복 중에 있다.
한국 정부가 이른바 ‘의료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대형 병원들이 미주 등 해외 한인 및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LA와 뉴욕 등 현지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면서 김씨의 경우처럼 미국 등 외국에서 한국의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나 치료를 받은 환자의 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의 병원들이 특화된 분야의 의료 수준과 시설 등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를 선호하는 한인들이 늘어났기 때문이지만, 한편으로는 고비용 대비 효과 미흡과 장기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관리가 불가능한 점 등의 문제 때문에 미국에 진출한 병원 사무소들이 상당수 사업을 접고 철수하는 등 의료관광 유치 붐은 잦아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원정 진료 붐의 허와 실을 짚어봤다.
■현황
20일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미국 등 외국에서 한국의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나 치료를 받은 환자의 수가 전년 대비 7.1%가 증가해 처음으로 2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총 191개국에서 21만1,218명의 외국인(한인 시민권자 포함)이 한국 내 의료기관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은 가운데 미국에서 한국 병원을 찾은 환자는 총 3만2,750명으로 중국에서 간 환자(5만6,07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외국인 환자 1인당 평균진료비는 전년 대비 10.7% 증가한 186만원으로 내국인 1인당 연간진료비인 102만원의 1.8배였다.
미주 한인들을 비롯해 외국인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진료는 내과(24.4%)였고, 이어 검진센터(10.0%), 피부과(9.0%), 성형외과(8.6%), 산부인과(5.7%), 정형외과(5.2%), 일반외과(3.7%) 순이었다.
■배경
이처럼 한국에 나가 건강검진을 받거나 치료를 받는 미주 한인들이 늘고 있는 것은 미국의 건강보험료와 의료 수가가 워낙 비싸고, 무보험자 비율도 높은데다 미국에서 보험 등으로 진료를 받기 위한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는 점, 그리고 언어장벽 등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재 미주 지역에서 유일하게 현지 사무소를 운영 중에 있는 서울대 병원 미주센터의 경우 지난해 사무소를 통해 서울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총 1,400명으로 전년 1,350명 대비 소폭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허실은
지난 3~4년 새 이른바 의료관광 유치 붐이 일면서 한국의 대형 병원들이 잇달아 LA 등 미주 지역에 진출해 환자 유치에 나섰으나 현재는 서울대 병원 미주센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철수한 상태다.
실제로 서울 아산병원과 서울 성모병원은 뉴욕과 LA 등에 설립했던 현지사무소를 각각 2010년과 지난해 폐쇄했으며, 건국대 병원 역시 곧 사무소를 폐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장기치료를 요구하는 환자들의 경우 현지 의료기관과의 진료협력 시스템 구축의 어려움과 비용 대비 효과가 적다는 점, 그리고 미주 한인들의 경우 건강검진을 위해 한국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현지 사무소의 필요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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