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잠시 후에 만두 도착해~ 새해 선물이얌!”
3년 전 12월의 마지막 날 15분 즈음을 남겨놓고 우리 집에 소담스런 굵직한 만두가 배달되었다. 남편의 후배 가족이 두 딸을 데리고 우리 집에서 함께 자고 새해 떡국을 나누려고 함께 즐겁게 지내고 있을 때였다. 오랜 시간 마음을 나누며 동생처럼 예뻐했던 자매가 새해라고 남편을 동원해 그 시각에 만두를 직접 날라다 준 사건이었다. 예기치 못한 정성과 마음에 우린 모두 꺄악~ 하며 얼마나 맛있게 만두를 먹으며 좋아했는지 모른다. 고마운 마음에 사랑을 더해 감동으로 먹은 만두의 맛이 새해를 맞는 내 마음에 큰 선물이 되어 이제껏 남아있다.
나의 만두 사랑을 아는 동생은 언제이고 만두를 빚으면 기꺼이 만두와 마음을 지금도 나누어준다. 남이 만들어 주는 것은 라면도 맛있다며 늘 동생이 차려주는 밥상을 대할 때면 아줌마인 나는 언제나 두 배로 기분과 맛을 즐긴다. 아들이 태어나기 몇주 전에 친구들이 마지막 태교(?)를 하자며 흥겨운 자리를 마련해주었을 때도 동생은 내 어깨를 으쓱이게 해주었다. 잘 익은 통배추김치와 총각김치 두 병을 남편 손에 들려 내게로 배달을... 눈물이 핑 돌만큼 가슴을 울리더니만. 산후조리 때도 하루에도 두 번씩 끝도 없이 날라다 주는 밥으로 그렇게 맛있게 먹여주더니만.
한 해의 끝자락 그 시간에 최고의 감동으로 평생 갚을 사랑의 빚을 안겨주었다. 한편, 가족 하나 없는 이곳에 살면서 외로울 겨를이 없음은 엄마보다 더 엄마 같은 사랑을 느끼게 해주시는 장로님의 사랑의 빚이 내게 있다. 서울스타일(내 엄마표 밥)의 반찬과 밥. 장로님표 음식을 먹을 때면 맛깔스러운 엄마의 밥맛이 기억나는데, 몇해 전 수술 이후 미각을 잃어 요리에 자신이 없으시다는 엄마께 맛을 더듬어 기억하며 진지를 차려드렸었다. 할머니장로님표 갈비와 비프스튜를 더 좋아하는 내 아들은 어릴 적에 엄마밥보다 장로님께서 지어주신 밥을 더 많이 먹었을 정도… 생각해보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사랑의 밥을 많이도 먹고 살았구나 싶다. 언제 다 어떻게 갚아야 하나. 고맙고 감사한 일, 행복했던 감동으로 눈물 쏙 뺀 일, 사랑의 빚, 새록새록 누군가 생각나게 해주면 좋겠다. 마치 알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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