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연휴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본격적인 연말 할러데이 시즌. 동창회에 향우회, 각종 모임과 파티 참석 등으로 음주 기회도 그만큼 잦아진다.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셨다 해도 문제는 음주운전의 유혹. 나는 괜찮겠지 하는 기대감은 자칫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도 있다. 게다가 적발될 경우 수천달러에서 1만 달러가 넘는 금전적 손실에 자칫 인생을 망치는 족쇄가 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인사회 음주운전의 실태와 적발시 감수해야 할 처벌 내용 등을 소개한다.
VA·MD 음주운전자 처벌법 강화
적발시 벌금등 최대 1만달러 손실
■음주 운전 실태
버지니아 센터빌에 거주하는 40대 K씨에 11월은 악몽의 계절이었다. 어느 모임에 참석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과음한 그는 차를 몰고 귀가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음주운전의 대가는 혹독했다. 벌금과 변호사 비용, 안전교육 등 쓴 돈만 1만 달러 가까이 되는데다 정신적인 고통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게다가 1년간 운전면허 정지를 받아 직장 출퇴근만 간신히 하고 있다.
메릴랜드 저먼타운의 50대 Y씨는 얼마 전 한 모임에 나갔다가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 몇 잔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경찰차가 따라 붙으며 차를 세우게 했다. 음주측정 결과 혈중 알콜농도 0.08%를 넘긴 것으로 나타나 Y씨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Y 씨는 “경찰이 잠복해 있다 식당 앞에서부터 따라 붙은 것 같다”며 “신호 위반을 한번 했는데 바로 경광등과 사이렌을 켜고 차를 세우게 하더라”고 말했다.
음주 기회가 많아지면서 그만큼 적발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버지니아 음주 운전 적발자들이 거쳐야하는 필수 코스인 안전교육 강좌나 카운슬러실에는 매 10주 학기당 20여명이 등록하고 있다. 메릴랜드의 안전교육 위탁강좌에도 학기당 10여명이 등록돼 있다. 매월 10명 이상의 한인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고 있는 것이다. 한 음주운전 교육 강사는 “대부분의 적발자들은 ‘한두 번도 아닌데 괜찮겠지’ 하는 만용을 부리다 걸린 케이스”라고 지적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오해
일부 한인들은 음주 후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거나, 숙취해소 음료를 마실 경우 혈중 알콜 농도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큰 ‘오해’라고 지적했다. 기분상 취기가 떨어진다고 해도 온몸에 퍼진 혈중 알콜은 오히려 더 높아진다는 것. 이에 따라 음주 직후보다 시간이 더 흐른 뒤에 측정한 혈중 알콜이 더 높게 나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술을 마시면 운전을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게 가장 현명하다”면서 “한 번의 실수가 영원한 후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적발시 어떻게 처벌되나 각 주 정부는 음주운전자들을 처벌하는 법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발시는 시간과 돈 낭비는 물론이고 불명예마저 감수해야 한다. 음주운전 처벌은 메릴랜드보다 버지니아가 더 강력하다. 버지니아는 혈중 알콜 농도 0.08이상인 경우 음주운전으로 처벌받는다. 이 경우 첫 위반자라 하더라도 변호사 선임비, 법정비용, 벌금, 안전교육비, 보험료 증가, 견인비용 등 적게는 6천 달러에서 1만 달러의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운전도 직장 출퇴근과 안전교육장 이동시로만 제한되며 혈중 알콜농도가 높을 시에는 1년간 아예 운전대를 잡을 수 없게 된다. 안전교육은 10주 동안 최소 20시간의 교육을 받아야하며 혈중 알콜농도가 높을 경우 별도의 카운슬러 상담을 받아야한다. 지난 7월1일부터 발효된 강화된 음주운전법에 따르면 첫 위반자도 최고 1년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1회 위반자에는 최하 250달러의 벌금과 면허정지 1년, 혈중 알콜 농도가 0.15를 초과할 시에는 구류 5일, 0.20 초과 시에는 구류 10일에 처해진다. 2회 적발시는 벌금은 최하 500달러에 면허정지 3년, 5년 내 재범이면 구류 20일, 10년내 재범이면 구류 10일에 시동 잠금장치(ignition interlocking)를 해야 한다. 3회 위반자는 6급 중범죄로 최하 1,000달러의 벌금과 무조건 1년의 징역형을 살아야 하고 indefinite 정지(5년 내면 6개월, 10년 내면 90일 구류)에 차량몰수를 당할 수 있다. 시민권자가 아닌 경우 추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릴랜드의 경우 혈중 알콜농도 기준은 0.08로 버지니아와 동일하다. 첫 위반자에 대한 벌금은 최고 1천달러, 징역은 각각 최고 6개월과 1년으로 처벌이 버지니아에 비해서는 다소 가벼운 편이다. 2회 위반자 벌금은 치고 2천 달러에 징역 2년, 3회 위반자는 최고 3천 달러에 3년형이 내려질 수 있다. 메릴랜드도 법이 강화돼 초범 음주운전자라도 시동잠금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더불어 운전자는 최고 200달러에 달하는 설치비용과 100달러 상당의 한달 렌트비를 부담해야 한다. 시동잠금장치가 설치된 상태에서 운전자가 시동을 걸려면 계기판 위에 설치된 장치에 입김을 불어 혈중 알콜농도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기준치를 넘으면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게 된다. 버지니아처럼 적발자는 위탁 안전교육을 받아야한다.
■음주 후 어떻게 해야 하나 부득이 술을 많이 마실 수밖에 없다면 대리 운전자나 태워줄 사람을 미리 확보해놓거나 택시등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식당에 이야기 하면 한인들이 운영하는 콜택시회사에서 대리운전자를 보내주기도 한다. 버지니아 훼어팩스 카운티는 연말연시 음주운전자들을 위해 무료 택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overRide 프로그램으로 1-800-200-TAXI로 전화를 걸면 50달러 한도 내에서 무료로 택시가 목적지까지 데려다준다. 요금이 50달러를 초과하면 본인이 부담해야한다. 이용자가 많아 술자리가 파하기 훨씬 전에 미리 전화를 해두는 게 좋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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