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에디슨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백열등이다. 그의 수많은 발명품 가운데 백열등만큼 인간 생활을 바꿔놓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백열등이 화재의 위험이 상존했던 촛불을 밀어내면서 인류는 밤을 낮같이 쓰는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됐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백열등을 발명한 것은 그가 아니다. 금속에 전기를 흘려보내면 열과 빛을 낸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왔다. 이를 활용해 첫 백열등을 만든 사람은 영국의 험프리 데이비다. 1802년 그가 백금 필라멘트로 만든 것이 최초의 백열등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디슨이 백열등의 발명자로 인식된 것은 제품의 성능을 현저히 개선했을 뿐 아니라 백열등은 물론 발전부터 송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마련해 이것이 일반에 널리 보급되는 것을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100년이 넘게 인류의 밤을 밝혀오던 백열등은 조용히 사라질 처지에 놓여 있다. 기술 혁신과 함께 한 때 경이로움의 대상이던 백열등의 단점이 뚜렷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백열등은 전기로 하여금 금속을 가열시켜 빛이 나오게 한다. 불행히도 이 때 사용되는 전기의 90% 이상은 열로 낭비되고 빛으로 나오는 것은 5% 남짓이다. 글자그대로 빛이 나오는 장치가 아니라 열이 나오는 장치인 셈이다.
요즘 같이 지구 온난화가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때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지구 온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는 백열등은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유럽 연합은 2008년부터 일찍이 백열등 사용을 금지해 벌써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2011년 이미 사라졌고 중국도 작년부터 백열등 판매 금지에 들어갔다.
미국은 2007년 에너지 독립법을 만들어 2012년부터 백열등 사용을 점진적으로 금하고 있다. 이미 100와트용 백열등은 작년부터 판매가 금지됐고 올해에는 75와트짜리가, 내년에는 60 및 40와트짜리가 사라지게 된다.
그 빈자리를 CFC와 LED가 메우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환경 문제가 있고 광도 조절이 안 되는 CFC보다는 LED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ED 램프는 가격은 백열등보다 비싸지만 열효율이 75%나 높고 수명은 15배나 길다. 길게 보면 LED를 쓰는 것이 에너지 소비도 줄이고 돈도 절약하는 길이다.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 모든 조명의 60%를 LED가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0월 14일이면 에디슨이 백열등 특허를 낸지 135주년이 된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인류의 밤을 밝혀온 백열등의 퇴출을 보며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진리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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