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경제 부진에 항공사 영업방식 변화까지 겹치면서 이용객 급감
▶ 2007년 690만명에서 400만명으로 줄어 공항 운영권 둘러싼 정치적 싸움도 악재
온타리오 국제공항으로 들어가면서 여행객들은 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공항 주차장은 거의 텅 비어있는 상태이다. 자연광으로 가득 찬 터미널 내 티켓 카운터는 지극히 한산하다. 승객들은 서로 부딪힐 일이 없을 정도이다.
가장 큰 불편은 공항 밖 택시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다. 아예 택시가 한 대도 없는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전화로 택시를 불러야 한다. 이곳 공항을 이용하던 승객 아넷 롱은 “솔직히 나는 이런 한산함이 좋다”고 말했다. LA공항을 이용할 경우 겪어야 하는 지옥 같은 프리웨이 트래픽과 공항의 궁중들을 피할 수 있어 좋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쪽 공항 이용이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롱 같은 승객들을 만족시키는 것들은 곧 온타리오 공항과 이것이 소재한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이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 지역은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공항들은 서서히, 하지만 지속적으로 회복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공항이용객들은 경기침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온타리오 공항의 경우 공항이용객은 최고치였던 2007년의 690만명보다 무려 40%가 줄었다고 연방항공국은 밝혔다. 경기침체와 항공사들의 영업방식 변화, 그리고 지역 정치권의 세력다툼 등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해 온 감소추세는 금년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 온타리오 공한 이용객은 연 400만 정도로, 지역 경제성장의 견인차를 목표로 두 개의 새로운 터미널을 건설하기 10년 전인 1980년대 중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온타리오의 현실은 큰 시장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 공항들의 애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뉴욕의 이슬립과 뉴버그 공항 등이 그렇다. 이 공항들은 이용객 증가를 대비해 확장했지만 오히려 항공사들은 빠져나갔다.
샌버나디노와 리버사이드 카운티를 포함하는 인랜드 엠파이어는 여전히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지역이다. 거주 주민은 400만명을 넘는다. 그러나 주민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고임금 일자리가 아니라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의 주택가격이다. 이 지역은 오는 2015년까지 두 자릿수 실업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 법원은 샌버나디노 카운티가 파산신청 절차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USC 비즈니스 스쿨의 데이터 사이언스 담당 삼파스 라자고팔란 교수는 “돌이켜 보면 온타리오 공항은 지나치게 확장한 측면이 있다. 항공사들은 소비자 비즈니스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수익을 낼 수 없다. 비즈니스 승객들이 필요하다. 물론 이 지역에는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가격에 대단히 민감한 사람들”이라고 온타리오 공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온타리오 공항에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는 것은 경제만이 아니다. 항공사들의 영업방식 변화 또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항공사들이 시장 점유율보다 수익에 집중하면서 큰 공항 인근에 이는 군소공항들에서 떠나는 추세라는 것이다.
온타리오 공항의 주 테넌트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지난 1985년 하루 5회의 피닉스 운항으로 온타리오 공항 영업을 시작했다. 1990년대 말 한 때는 하루 64편이 운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35편으로 줄었다. 추가로 12% 운항감축을 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러면서 LA공항의 운항은 확대했다. 브래드 호킨스 사우스웨스트 항공 대변인은 “항공사의 운영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비용”이라며 “온타리오 공항의 현 운항 상황은 이를 반영한 것이라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는 온타리오 공항에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운항 편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비용충당을 위해 항공사들이 승객들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더 올려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현제 온타리오 공항의 승객 당 수수료는 11.12달러로 LA 국제공항이 2012~2013 회계연도에 부과한 수수료 12.18달러에 근접해 있다. 한 승객은 “과거에는 온타리오 공항 이용이 경비절감을 의미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온타리오 공항의 이용객 감소는 남가주 지역의 다른 공항들, 즉 버뱅크와 롱비치, 오렌지 카운티 공항들과 비교된다. 이 공항들은 경기침체에서 거의 회복된 상태이다. 온타리오 공항이 크게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공항 운영을 둘러싼 정치적 힘겨루기이다.
LA월드에어포트는 지난 1960년대부터 LA국제공항과 함께 온타리오 등 여러 개의 군소 공항들을 운영해 오고 있는 LA시의 기관이다. 그때만 해도 외곽지역 공항들로서는 공항운영을 직접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만족할만한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온타리오 시의원인 앨런 와프너를 필두로 한 일단의 인랜드 엠파이어 공직자들은 컨설턴트, 변호사들과 함께 공항을 되돌려 받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그림자 공항위원회를 조직하고 웹사이트 등을 동원한 대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LA시를 상대로 계약위반을 들어 온타리오 공항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와프너는 LA월드에어포트가 광고를 없애고 항공 수수료를 올렸으며 온타리오 공항 시설을 등한시 했다며 이 모든 것들은 LA공항 비즈니스를 도와주기 위한 고의적인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에게 여지를 주었다. 관리부실이나 계산착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용객이 700만에서 400만으로 줄었다면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의도적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LA월드에어포트의 책임자인 지나 마리는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그러나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온타리오 시 매니저 크리스 휴즈는 새로 취임한 에릭 가세티 LA시장이 온타리오 공항 반환 문제에 대해 전임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시장보다는 유연한 자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세티 시장은 지나 마리를 유임시킬지 여부에 대해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지역으로 공항을 돌려주면 공항 인근지역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은 이 지역에 널리 확산돼 있다. 그러나 이것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 주택경기가 보여줬듯 경제적 여건은 한 순간에 악화될 수 있는 것인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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