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이올린계의 대부로 불리는 음악인 안용구 씨(사진)가 14일 8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13일 오후 메릴랜드 콜롬비아의 자택에서 2층으로 올라가다 넘어져 머리에 충격을 입고 메릴랜드대 병원에서 뇌출혈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안 씨는 한국 현악계의 산 역사였다. 특히 강동석, 김영욱, 정경화, 강효, 김민 등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를 길러낸 것으로 유명하다. 1928년 함경남도 원산서 태어난 그는 독학으로 바이올린을 익혀 서울대 음대의 전신인 경성음악전문학교의 첫 입학생이 됐다. 54년부터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수학한 뒤 1958년 귀국했다.
서울대 교수와 KBS교향악단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악장으로도 활약하는 한편 안용구현악합주단과 현악 3중주단·4중주단을 조직해 실내악을 보급하는 데도 힘썼다. 1968년 도미한 그는 메릴랜드에 있는 피바디 음대 교수로 2002년까지 34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는 1974년 동아일보 광고탄압 사태 때 미국에서 음악회를 열어 그 수익금으로 동아일보에 격려 광고를 싣기도 했다. 이후 통일운동에 참여하면서 작곡가 윤이상과 친분을 맺고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했으며 친북인사로 몰려 곤욕을 치르기도. 2010년 4월에는 재미교포예술단을 이끌고 방북해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열린 ‘제 2차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에 참석했다. 2004년 회고록 ‘한 마리 새가 되어’를 펴냈다.
유족으로는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부동산업에 종사해온 부인 김정현 씨와 장녀 영희(필라델피아교향악단 비올라 연주자), 장남 호(캔자스교향악단 첼로 연주자), 차남 준 씨(엔지니어)가 있다. 고인의 유지에 따라 장례식을 하지 않고 화장하며 추모식으로 대신한다. 추모식은 17일(토) 오후 1시30분-5시 MD 콜럼비아의 위쯔커 퓨너럴 홈(Witzke Funeral Home: 5555 Twin Knolls Rd, Columbia, MD 21045)에서 열린다. 부인 김정현 씨는 “자녀, 제자들과 오는 10월 추모콘서트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락 410-730-7421 410-446-2374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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