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사람들 지금보다 보험료 상승, 가입 기피 우려 지병 환자들 경우는 이득… 저소득층엔 정부서 보조금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미국의 전국민 건강보험법이 6개월 앞으로 다가서면서 주정부 마다 보험료를 산정해 일반에 공지하고 있다.
내년 전면시행 ‘오바마케어’ 분석
내년 1월1일부터 전국민 건강보험법(Affordable Care Act)이 본격 시행되면 지병이 있는 사람들의 건강 보험료는 지금보다 크게 낮춰지겠지만 건강한 사람들의 부담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월스트릿 저널이 지난주 분석, 보도했다. 건강보험법의 성패는 사실 건강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보험에 가입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픈 환자들만 가입한다면 보험회사는 큰 손해를 볼 것이고 손실 보충을 위해 보험료를 올려야 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전국민 건강보험은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법의 핵심 요소는 ‘건강보험 판매소’(Insurance Exchange)다. 국민들은 주정부 또는 연방정부에서 운영하게 될 ‘건강보험 판매소’를 통해 건강보험을 구입한다. 판매소는 다양한 보험회사들이 올려놓은 4가지 보험 상품을 판매하게 되는데 가입자 의료비 분담액은 낮은 대신에 보험료가 높은 순서로 ‘플래티늄’(Platinum) ‘골드’(Gold) ‘실버’(Silver) 그리고 ‘브론즈’(Bronze)의 4가지다.
그러나 수입이 낮은 사람들은 연방 및 주정부가 수입정도에 따라 보험 구입비를 보조해주지만 중산층 이상 고소득자들은 보험료를 본인들이 부담해야 한다. 또 50인 이상 고용하는 직장은 의무적으로 직원들에게 건강 보험 혜택을 줘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건강한 젊은이들이다.
건강한 사람들은 지금의 건강보험료보다 더 비싸게 보험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차라리 95달러의 벌금을 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건강보험 가입을 기피할 것이라는 우려다.
건강한 젊은이들 보험 기피 우려
건강보험이 본격 시행되면 메디케어 또는 메디케이드, 직장 보험이 없는 20% 정도의 미국인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앓고 있는 질환에 관계없이 모든 미국인들은 건강 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보험회사는 아프다는 이유로, 또는 성별의 차이로 보험 가입을 거부하거나 보험료를 일반인들보다 더 올려 받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또 건강보험에는 병원입원, 임산부 건강점검, 처방전약등과 같은 서비스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각 주정부 또는 연방정부는 10월1일부터 건강보험 판매소를 운영해야 하며 국민들이 구입한 보험은 내년 1월1일부터 혜택이 시작된다.
월스트릿 저널은 현재 8개주에서 제공하는 보험을 가격별로 비교 분석해 봤다.
싼 보험료는 물론 건강하고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일정의 정책 보험이나 마찬가지다. 건강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보험료가 비싸면 차라리 가입을 포기하고 벌금을 내는 편이 더 이익이라고 생각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흡연 40세 독신을 예로 들어보자. 이 사람이 보험 판매소에서 제공하는 4개 건강보험 플랜(프래티늄, 골드, 실버, 브론즈)중 가장 보험료가 싼 대신 자기 부담금이 높은 ‘브론즈’ 보험에 가입한다고 가정한다면 대부분 주정부 판매소에서 월200달러의 보험료가 책정된다. 대신 의료비의 60%만 커버해 준다.
브론즈 플랜은 건강보험 플랜중 가장 낮은 레벨이긴 하지만 현재 판매되고 있는 개인 건강보험의 혜택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결코 값싼 보험은 아니다. 그러나 건강한 젊은 사람 입장에서는 병원에도 잘 가지 않을 것인데 내년부터는 현재내고 있는 개인 보험료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보험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가 나오자 건강보험법 옹호자들은 법으로 규제해 의사나 병원의 보험 남용을 더 강하게 규제해 소비자들이 좀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인상된 보험료 이상의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정도의 설명으로 건강보험이 당장 필요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건강보험에 가입하라고 설득하기란 쉽지는 않다.
병력 있어도 보험 가입
월스트릿 저널이 조사한 8개주 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보험료를 산정한 버지니아의 예를 들어보자.
리치몬드에 거주하는 40세 비흡연자가 지금 보험에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앤섬(Anthem)보험사에서 제공하는 5,000달러 디덕터블에 의료비 절반을 부담해주는 건강보험은 월 63달러면 된다.
그러나 주정부가 개설하는 보험 판매소를 통해 동일 인물이 동일보험회사의 가장 싼 보험인 ‘브론즈’에 가입하려면 월 193달러를 내야 한다. 무려 130달러를 더 내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건강보험제도에서는 지병이 있으면 월63달러 보험 가입은 불가능하다. 이 가격은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보험회사에서는 아예 보험 가입을 거부할 수도 있다.
40대 독신이 보험판매소를 통해 의료비의 80%를 책임져주고 의사나 병원 선택권이 훨씬 넓은 최고가 플랜(플래티늄) 보험을 구입한다면 월 400달러를 내야 한다.
이 보험료는 오바마케어의 주요 고객이 될 저소득~중산층 미국인들에게는 적지 않는 부담이 되겠지만 병력이 있다는 이유로 보험사로부터 보험이 거부되는 사람들에게는 절대적으로 유용한 보험 상품이 아닐 수 없다.
연방 보건후생부의 조앤 피터스 대변인은 “건강보험에서 제공하는 혜택은 모두 동일하다”면서 “건강보험이 정말 필요할 때 보험에서 쫓겨나거나 혜택이 거부될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은 정부 보조금 받아
오바마캐어에 반대해왔던 일부 주정부들은 건강보험 판매소를 개설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 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연방정부에서 운영하는 판매소에서 보험을 구입하면 된다.
이미 직장을 통해 또는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는 미국인들도 2010년부터 일부 시행되는 건강보험법에 따라 의사들이나 병원들이 불필요한 치료나 검사를 막고 있어 사실상 또다른 혜택을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 보험 판매소가 개설되면 모든 사람들이 보험료 전액을 지불하고 보험을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저소득층에게는 연방정부에서 보험금의 일부를 대신 지불해주기 때문이다.
버지니아에서 연방 빈곤선에 해당하는 연 1만1,490달러 이하의 돈을 버는 40대 독신이 건강보험에 가입한다면 정부에서 월 최고 234달러까지 보조금을 지불해 준다. 이 돈이면 ‘브론즈’ 플랜 보험료를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다.
버지니아주는 개인 소득 3만3,150달러까지 보조해준다.
버지니아 출신 연방 하원의원 톰 페리엘로(민주)는 “향후 수년내에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은 물론 각 주정부 개설 보험 판매소마다 다를 수 있고 또 2015년에는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다.
보험회사들마다 오바마캐어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놓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특히 몇 대형 보험사들은 상품을 내놓지 않고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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