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지역의 올드 타이머, 고근필 전 실업인협회장(사진)이 칼럼집을 냈다. ‘긴 여행을 같이 한 미주 한인사회’란 제목의 칼럼집은 1964년 뉴욕에 첫발을 내린 이래 그 긴 세월, 차곡차곡 쌓아온 글의 창고다. 본보를 비롯한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글과 기사, 대학에서의 특강 내용을 모았다.
1976년 ‘한국신문’에 게재한 ‘올드 타이머 논의에 한마디’를 시작으로 ‘21세기를 향한 제주도 개발’까지 모두 231편의 글이 실렸다.
빛바랜 글들에는 그가 살아온 한인사회의 숨 가쁜 기록과 그가 바라본 세상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다. 눈에 띄는 글만 해도 ‘가발경기 회복은 가능한가’(1976년), ‘디플로매트 교포 은행 좌담회’(1977년), ‘전두환 대통령 환영행사 공로자 치하’(1981년), ‘레이건 대통령 초청 백악관을 다녀와서’(1984년), ‘해외 평통은 새롭게 태어나야’(1995년) 등은 시대상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워싱턴실업인협회 주최로 1975년 조지워싱턴대 리즈너 강당에서 열린 패티 김 쇼를 다룬 본보 기사는 당시의 한인사회상을 사진과 함께 흥미롭게 보여준다.
그가 노년에 천착해온 주제는 ‘정치’였다. 버지니아주 한인총연합회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북한 엘리트 그룹을 미 유학시키자고 주장하고,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의 차이를 가르고, 한미동맹의 재정립 문제를 제기한다.
그의 열정은 2007년 향리인 제주도로 역이민한 후에도 식을 줄 몰라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 애정을 쏟아냈다.
고 씨는 “이 책은 나의 미국생활을 그린 한 토막의 그림인지도 모르겠다”며 “60년대 이후 미주 한인사회 역사 변천과정을 시대적으로 기술해 초기 이민생활을 이해하고 회상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머릿글에서 밝혔다.
고 씨는 단국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으며 루이스 호텔경영학과를 마쳤다. 워싱턴한인실업인협회를 창립해 2대 회장을 지냈으며 시카고 지역과 버지니아 페닌슐라로 삶의 거처를 옮겼다가 2007년 고향인 제주도로 부인 고경덕씨와 이주했다.
페닌슐라 한글학교 설립, 페닌슐라 한인회장도 역임했으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미주 후원회장을 지내기도.
가발수입 도소매업과 식당업, 수퍼마켓업에 종사했으며 모텔인 퀄리티 인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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