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인상 예상으로 증시에서 미리 김 빼기 나서 완만한 성장·인플레이션, 주택시장 회복세 뚜렷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중개인이 5일 증시가 급락하자 스크린을 들여다보며 고민에 빠져 있다.
US월드&리포트 분석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던 뉴욕증시가 최근 등락을 거듭하면서 버블현상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혹시나 2008년과 같은 붕괴현상이 또 다시 닥쳐올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지난주 증시 폭락 현상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발간한 베이지북 때문이다. 연준은“지난 몇주 간 미국 전역의 경제성장은 임금과 물가가 억제된 가운데 점진적이고도 완만한 속도로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연준의 이같은 분석은 경제상황이 좋아지면 경기부양 규모를 줄이겠다는 양적완화 축소방침으로 해석돼 오히려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채권시장 역시 연준이 이자율을 올리면 버블현상의 위험성이 고조될 것이라는 말들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미루어 투자자들이“걱정 마, 행복할 거야”라는 낙관적인 시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우려는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을 통해 경기부양을 해오고 있었으나 경기 회복세로 인해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 조정할 수 있는 토대가 갖춰져 가고 있다고 분석한 나머지 투자심리가 위축돼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또 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인한 요인도 작용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치솟으면서 비례관계에 있는 모기지 이자율도 상승세로 전환돼 모기지 금리 건수가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면서 주식시장도 덩달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처럼 쏟아져 나오는 붕괴 경고들을 잘 분석해야 되겠지만 모든 경고가 믿을 만한 것 것만은 아니다. 실물경제를 예측하기란 그다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달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채권시장에 버블 같은 건 ‘확실히’ 존재하지 않고, 주식시장은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권 버블은 없을 것이 확실하지만 그래도 주식시장 버블현상도 없을 것이라는 다소 긍정적인 예측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채권시장의 경우, 금리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어서 이제 오를 일만 남았지만 미국 경제가 아직도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몇 년간은 실업률이나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에 도달해 연준이 출구전략을 시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 주식시장에서는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고 1990년대 버블이 터졌을 당시에 기록했던 이익에 비해 2.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것이 주가 상승의 이유를 합당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US월드&리포트가 지난주 버블현상이 아님을 보여주는 이유를 소개했다.
■ 버블 붕괴현상은 사람들이 예측할 때 나타나지 않는다
지난 2008년 8월 주식시장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은 많지 않았다. 실제 붕괴가 발생하기 전 5년간 구글에서 ‘증시 버블’ ‘증시 붕괴’라는 검색어로 조회한 건수는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는 이들 검색어 조회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검색과 실제 판단은 다른 것이다. 버블을 예측할 수 있는 공식은 어디도 없다. 채권 금리도 거의 바닥세를 보이고 있어 인플레이션를 억제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급락하는 경우는 드물다
2008년 붕괴 당시 채권은 오히려 올라가면서 마켓의 안정화에 기여했다. 따라서 주식과 채권의 동시 버블 가능성은 높지 않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단순하게 다른 좋은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주식으로 몰린다면 문제가 다르다.
■ 증시가 미리 김을 빼고 있다
연방 단기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시장에서는 특히 김이 새 열기가 식혀지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지난달 25% 하락하면서 수익률은 0.5%포인트 올랐다(가격은 수익률에 반비례 한다). 약삭빠른 투자자들이 아닌 일반 채권 투자자들은 옛날 하던 대로 채권을 움켜쥐고 있을 것이다. 비콘 자산관리사의 마크 저메인 CEO는 “많은 투자자들이 아직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해 채권을 가지고 있다”면서 “때로는 펀드나 투자기관의 투자 약관 때문에도 쉽게 돈을 빼지 못할 때도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 과저 버블마켓 때 볼 수 있었던 ‘사재기’ 현상은 없다
주식이 급등하지 않고 서서히 오르고 있다. 그렇다고 투자자들이 이성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헤론 재정그룹의 데이빗 에드워즈 대표는 “옆에서 지켜보던 투자자들이 갑자기 마켓에 뛰어든다면 증시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사재기는 마켓에서 이미 10%가량 과대평가된 증시에서는 최악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다.
■ 채권시장 버블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 많다
채권시장 버블에 대한 우려는 사람들이 고금리의 장기 채권을 다량 보유하는 것이 원인이라는 잘못된 생각에서 올 때도 많다. 그러나 국채 데이터를 보면 평균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는 만기 5년짜리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연방 정부는 장기 국채는 사들이고 있지만 발행은 줄이고 있다. 이자율 상승은 주택 모기지 등 경기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된다. 오펜하이머 펀드의 브라이언 레빗 수석 경제분석가는 “고정수익 채권 수익률이 오랫동안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생각이 아직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연방 정부가 최종적으로 단기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자본조달 비용에 영향을 줄 것이다. 금리를 향후 4~5% 올릴 것이라고 믿는데 누가 현재 2% 정도에 그치는 10년 만기 국채에 투자하겠는가 말이다.
■ 주택시장이 호전되고 있다.
지난 증시 붕괴의 원인이 주택시장 붕괴였다. 따라서 주택시장 안정은 매우 중요하다. 아직 부동산 시장에 남아 있는 약점은 있다. S&P 다우존스지수의 데이빗 브릿저 지수위원회 위원장은 “주택시장 회복이 완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아직도 차압률이 높고 모기지 이자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주택시장은 회복기가 완연해 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 주식 평가가 기업 수입에 대비해 지나치게 높지 않다
연방 정부는 경기회복이 확실하기 전까지는 이자율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식성장 비율이 수입보다 과도하게 앞설 가능성은 아직도 남아 있다. 기업 매출은 늘지 않고 있다. 펀드 매니저들은 “기업들이 실제 운영으로 수익을 남기기보다는 감원이나 축소 등 경비절감으로 이익을 남기고 있기 때문에 주식가격이 기업 이윤보다 비싸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익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 주가지수 인덱스들은 1990년대 후반보다 높은 수준에 있지만 기업들의 이익이 1990년대 버블이 터졌을 당시에 기록했던 이익에 비해 2.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인덱스 버블은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대부분 채권 금리들이 상당히 낮은 수준에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갈아타면서 주가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 펀드 매니저들이 단기 채권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버블현상에 덜 영향을 주는 조치다. 이자율이 올라가면 펀드의 수익률도 올라가기 때문에 새 고객들의 시선을 끌게 된다. 이것이 마켓을 지지해 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채권 투자자들이 수익을 많이 남기는 것도 아니다. 금융계 규제국 리처드 케첨 위원장은 최근 투자 브로커들에게 채권펀드는 투자자들이 직접 고정수익 증권에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위험성이 있음을 상기시켜 줘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마켓이 변하면(붕괴) 손실은 훨씬 크다는 점이다.
■ 완만한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증권시장을 도와주고 있다
완만한 이자율 상승 속도 역시 재정시장을 안정화시켜 주고 있다. 지난 위기 때는 투자자들이 완만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상당히 불만족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조급해져 좀 더 급속하고 많을 것을 원하는 심리로 인해 위기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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