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들이 한꺼번에 5,000명 이상 모이는 행사가 몇 개나 되는지 꼽아보자. 그리 많지 않다.
한인 5,000명 이상이 한 도시에 모여 2-3일간 축제를 벌인다면 이건 상당히 큰 행사다. 미 주류사회도 관심을 가질 만큼 큰 규모다.
이달 21-22일 캔사스 시티에서 열리는 미주체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스탭과 가족, 응원단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할 것이다.
이 지역과 비교해 한인 인구가 얼마 안 되는 캔사스 시티 한인사회가 대회 준비를 하느라 애를 쓰고 있다는 소식은 안쓰럽게 들리기도 하지만 그 열정과 헌신에 박수를 보내고픈 마음이다.
정작 안타까운 건 이곳 워싱턴 한인사회다. 특히 교계다.
“70여개의 대표적인 한인교회에 공문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지만 한 군데도 답장이 없다.”
기금 모금에 애를 먹고 있는 체육회의 최민한 회장은 한인교회들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선수들의 다수가 교회에 출석하는 1.5세, 2세들이어서 교회도 관심이 클 줄 알았기에 실망이 더 크다.
이어지는 최 회장의 얘기다. “체전은 언제부턴가 차세대의 친선 마당으로 바뀌었다. 1세들이 대회를 주최하는지는 모르지만 주인은 우리 자녀들이라는 얘기다. 아직 이들은 스스로 기금을 모으고 대회를 이끌어갈 역량이 없어도 앞으로 바톤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하지 않을까?”
워싱턴한인교회협의회가 얼마 전 ‘차세대와 장애우를 위한 기금모금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크게 칭찬받을 일이다. 교회 울타리 안에 머물지 않고 커뮤니티 발전에 크리스천들이 적극 관여한다는 소문은 많을수록 좋다. 복음전파 보다 우선할 수는 없겠지만 교회의 중요한 사명 가운데 하나가 지역사회 돌봄이기 때문이다.
교회협이 생각하는 ‘차세대’ 범주에는 분명히 체전에 참가하는 젊은 선수들이 포함된다. 이들 가운데 다수는 교회에 출석하고 있을 것이다. 즉 교회들이 무관심으로 일관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다. 최소한 수백명 이상 성도를 가진 교회들은 내 교회의 어떤 청년이 어떤 종목의 선수로 뛰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있다면 후원하고 격려해야 한다.
크리스천이 아닌 선수들은 교회가 더 관심을 가져야 옳다. 교회 문턱을 낮추고 세상을 섬기는 본을 보이는 방법이 이보다 좋은 게 있을까?
이번 미주체전에 한인교회들의 보다 적극적인 후원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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