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매출비중 줄고 중국 구정이 새로운 대목으로 자리 잡아
스위스 루체른의 부쉐러 스토어. 이곳의 최대 고객은 중국인들로 중국인들의 명품시계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뜨겁다.
단일스토어 하루매상 100만달러 넘기도
중국어 구사 직원채용 등 적극 마케팅
스위스 시계수출의 30%는 중국·홍콩행
크리스마스트리가 올라가기도 전부터 스위스의 호반 도시 루체른에 자리 잡고 있는 124년 된 부쉐러 시계 판매점은 벌써 뱀의 해를 맞을 준비를 하느라 부산했다. 2월10일 구정이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중국의 상징물들은 매일 이곳을 찾는 아시안 방문객들을 맞아 이들을 상점 안으로 안내하게 될 것이다. 상점 안에기다리고 있는 것들은 태그호이어와 롤렉스를 비롯한 20여종의 명품 시계 브랜드들이다. 루체른의 부쉐러스토어에서 팔리는 시계들 가운데 크리스마스 시즌에 팔리는 것은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고 부쉐러의 마케팅 책임자인 조에르그 바우만은 밝혔다. 바우만은 일 년 중 다른 시즌이 크리스마스 시즌을 따라 잡았다며“ 이것은 시계업계에 좋은 소식이다. 특정 시즌에만 의존하기보다 연중 내내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시안 고객들은 스위스 시게업계의 크리스마스 의존도를 완화시켜주고 있다. 아직은 크리스마스가 가장 중요한 대목이지만 앞으로 수년 안에 중국의 구정시즌이 크리스마스를 추월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LVMH 모에 헤네시 루이비통의 시계 브랜드 책임자인 장 클로드 비버는 7년 안에 구정이 1년 중 최고 대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버는 “38년 전 내가 처음 시계업계에 발을 디뎠을 때 12월과 크리스마스는 비즈니스의 약 30% 정도를 차지했다. 그러나 판매가 일 년 내내 꾸준한 추세로 바뀌면서 크리스마스 의존도는 약해졌다”고 말했다. 제네바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사무실에 인터뷰를 가진 비버는 현재의 연말 및 크리스마스 매출은 약 15%에서 20%정도라고 밝혔다.
중국과 홍콩은 스위스 시계업계에 가장 큰 시장이 되고 있다. 2011년 스위스의 200여 브랜드 시계 수출의 30%가 이 지역으로 나갔다고 스위스 시계제조업 연맹은 밝혔다. 2010년 10개월 동안 이 지역 수출증가율도 10%에 달했다.
경제성장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고급 시계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고 리서치와 마케팅 전문 기업인 디지털 럭서리 그룹은 밝혔다. 이 업체 조사에 따르면 명품 시계에 대한 중국 내 온라인 검색은 2012년 상반기에만 40%가 늘었다.
해외에서 명품 시계를 구입하는 것은 중국 소비자들로서는 국내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세금상 크게 유리하다. 중국 소비자들은 3가지를 피할 수 있는 데 11%의 관세와 명품시계에 부과되는 20%의 호화세, 그리고 부가가치세가 그것이다.
바쉐론 콘스탄틴과 까르띠에 시계 제조업체인 프랑시에 라쉐몽은 유로화의 약세는 더 많은 아시안들을 유럽으로 끌어 들이고 있으며 이것은 시계업계 매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의 한 금융관계자는 “스위스 로컬 매출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성장세를 보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시 가장 큰 동력은 관광”이라고 설명했다.
루체른의 6층짜리 부쉐러 스토어는 이곳을 찾는 중국인들에게 홍바오로 불리는 중국식 빨간 봉투에 담긴 환영카드를 선사한다. 중국인들은 이 봉투가 행운을가져다주는 것으로 여긴다. 스토어 앞에는 이곳 직원들이 구사할 수 있는 20여개 언어가 적혀있다. 그리고 진열대에는 시계들의 특성을 중국어로 상세히 설명한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계속 밀려드는 중국인 샤핑객들을 맞는 것은 이곳에서 일하는 200여 직원들 가운데 중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30여명의 직원들이다. 부쉐러는 직원들에게 중국어 강좌를 제공하고 있으며 아시안 샤핑객들과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훈련도 실시한다.
스위스를 비롯해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에 20개 이상의 스토어를 갖고 있는 부쉐러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는 10월1일 중국 국경일과 매년 1월 혹은 2월에 걸려 있는 중국 구정, 그리고 4월의 타이 구정이다. 바우만은 “테마에 맞춰 1년 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스토어를 어떻게 장식할지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객들은 그들이 스위스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은 그들의 할러데이를 알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기 위한 작은 제스추어”라고 덧붙였다.
매일 약 3,000명에 달하는 아시안관광객들이 인근의 알프스 관광을 즐긴 후 루체른에 있는 부쉐러 스토어를 찾는다. 한창 때는 이곳의 하루 매상이 110만달러에 달하기도 한다고 추리히의 폰토벨 뱅크 경제분석가인 르네 웨버는 말했다. 그러나 부쉐러 측은 정확한 매출은 밝히길 거부했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루체른과 인근 지역을 찾은 중국 본토인들은 20만명을 훌쩍 넘는다. 지난 2007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숫자라고 스위스 관광 당국은 밝혔다. 오래된 건물들이 즐비한 부쉐러 인근의 구불구불한 거리들은 점점 커지는 아시안 관광객들의 중요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일부 시계 판매점에는 유럽언어들보다 훨씬 큰 중국어 간판들이 붙어있다. 그리고 일부 상점 윈도우에는 스위스 시계 이름들의 한자 표기들이 붙어있다.
부쉐러 스토어 밖에서 만난 중국인 모빌폰 세일즈맨 젱 시안준은 도시 중심부와 호수를 둘러본 후 이곳을 찾아 와이프를 위한 론진 시계 구입에 3,000달러를 썼다. 중국 광동지역에서 온 젱은 “특별한 이벤트를 위해 시계를 산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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