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벼농사를 짓고 있는 런드버그 가족농장의 팀 슐츠. 북가주 리치베일의 이 농장은 유기농으로 쌀을 생산하는 데도 불구하고 최근 쌀에서 무기 비소가 검출되어 당황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쌀에 발암물질이 섞여 있다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북가주에서 유기농 벼농사를 짓는 한 농장의 쌀과 쌀 제품에서 무기 비소가 발견돼 농장 측이 당황하고 있다. 연방법은 식수 내 무기 비소 함량에 대해서는 제한 규정을 가지고 있지만 식품 내 무기 비소 함량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다. 오랜 역사를 가진 이 농장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전문 과학자들을 동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무기 비소 검출돼 당황한 농장측
과학자들 동원, 원인 규명에 나서
런드버그 가족이 대를 이어 쌀농사를 짓고 있는 런드버그 농장은 새크라멘토 북쪽으로 70마일 떨어진 리치베일에 있다. 직원 225명이 5,000에이커의 농지에서 일을 한다. 아울러 새크라멘토 밸리 일대 1만2,000에이커에서 벼농사를 짓는 40여 다른 가족 농장들과 계약을 맺고 17개 품종의 쌀과 150여 쌀 제품들을 팔고 있다. 연 수익은 5,000만달러 이상.
그런데 지난 9월 중순 문제가 생겼다. 컨수머 리포츠가 독립 실험실 테스트들을 근거로 쌀과 많은 쌀 제품에 발암물질인 무기 비소가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것이다. 지난 2월 다트머스가 현미 시럽에서 무기비소가 검출되었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한데 이어 나온 쌀 관련 뉴스였다.
런드버그 가문의 제 3세대에 속하는 팀 슐츠(51)에 의하면 회사 측 반응은 변화를 거쳐 왔다. 식품 내 무기 비소 함량에 대한 연방 안전기준이 없기 때문에 런드버그 농장측은 이 정보를 고객들에게 전해야 하는 건지 전한다면 어떻게 전할지에 대해 고심을 한 것이다. 물론 고객들은 이 소식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런드버그 농장은 네브라스카에서 밀과 옥수수 농사를 짓던 앨버트 런드버그가 1937년 캘리포니아로 이주해온 후 세운 농장이다. 앨버트와 그의 부인 프랜시스, 그리고 네 아들들이 함께 벼농사를 지어 지역 협동조합에 팔았다. 그러다 1960년대 후반 유기농 운동이 태동되면서 그에 합류했다. 작은 정미소를 짓고 유기농 현미를 팔기 시작했다.
농장은 매년 평균 11% 정도로 꾸준하게 성장했고 외부 투자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 1980년대 판매량이 너무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그에 맞춰 쌀 생산을 늘릴 만큼 농지를 매입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농장은 다른 벼농사 농가들과 계약을 맺었다. 런드버그 농장 처럼 지속가능한 농법을 쓰는 가족농장들을 선별했다.
1990년 초반 농장의 지휘권은 2세에서 3세로 넘어갔다. 알버트와 프랜시스의 손주세대가 이어 받은 것이다. 4세도 2명 최근 경영에 참여했다.
이 농장 산출량의 70%는 유기농 제품이고 나머지 30%는 친환경 농법의 산물이다. 소독약, 제초제와 살충제를 제한적으로 사용하며 짓는 농사이다.
이렇게 농사를 짓는 데도 쌀과 쌀 제품에서 비소가 검출되었으니 농장측은 당황하고 있다. 연방 당국은 식수에서 비소 함량을 규제하고 있지만 식품에 대한 규정은 없다. 식품에서 어느 정도 함량이 인체에 해가 될 지에 대해 아직도 심의가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슐츠는 말한다.
“식수에 대한 연방기준은 10억분의 10입니다. 우리 쌀에서는 10억분의 95가 나왔습니다.”
컨수머 리포츠의 보도에 의하면 쌀에서는 10억분의 24~214 사이의 비소가 검출되었다.
소비자들은 당연히 불안해하며 쌀의 안전성에 대한 명확한 답을 원하고 농장측은 어떻게 어떤 내용을 전해야 할 지 고심을 거듭했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이것이 대단히 테크니컬한 이슈라는 점이다. 30초 대화로 풀어지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슐츠는 말한다.
런드버그 가족의 처음 반응은 방어적이었다. 쌀, 특히 현미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이게 정말로 문제가 된다면 진즉에 어디 선가 이 문제를 다룬 데이터가 나왔을 것이 아닌 가하는 생각을 했지요.”
그렇다고 비소 검출 정보를 무시한다는 것은 런드버그 농장의 비즈니스 문화나 런드버그 가문의 신뢰 중시 원칙과 맞지 않는 것이었다.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들을 공개해온 기업입니다. 예를 들면 유기농 농사법 같은 것이지요. 그것이 우리가 성공하게 된 여러 이유 중 하나입니다.”
농장 경영진은 ‘비소’ 문제를 전혀 언급 하지 않는 것도 생각해 보았다. 왜냐하면 연구 결과가 런드버그 가족농장을 표적으로 해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농업계가 이 문제를 주도하게 하고 연구기구이나 USA 벼농사연맹 같은 업계 단체들이 해결해 나가는 대로 따라가자는 방안이었다. 한 농장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큰 이슈인 만큼 개별 기업이 해결하려 들 문제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런드버그 농장은 지난 3월 웹사이트에 사장인 그랜트 런드버그가 비소 검출 소식을 확인하고 제품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유지할 농장 측의 노력들을 전하는 비디오를 올렸다. 이런 결정은 쉬운 게 아니었다.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농장 경영진은 비소와 쌀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시작했다. 알고 보니 관련 정보는 엄청나게 많아서 질릴 정도인데, 대부분은 상충되는 내용들이었다. 아울러 이 모든 정보를 실시간에 사이트에 올려 소비자들과 함께 나누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그런 세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게 아니었다. 단순히 쌀을 먹어도 괜찮은가 를 알고 싶은 것 뿐이었다.
이후 런드버그 농장은 요약된 내용만 정리해 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아울러 유독성분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하고 USA 벼농사 연맹의 토양 과학자들과 협의하면서 비소가 어디서 스며드는 것인 지를 밝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땅에서 나오는 것인지, 정미소나 보관 과정에서 생기는 것인지, 제품화 단계에서 들어간 것인지를 추적하는 것이다.
그동안 농장측은 소비자들에게 살충제를 사용하는 농장 보다 런드버그 같이 유기농 농사를 짓는 농장의 쌀이 훨씬 더 낫다는 사실을 강조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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