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묘한 방식으로 고객정보 뽑아내 고리대금 업체에 팔아 넘겨
편지 겉봉투는 충분히 공식적인 것처럼 보였다. 겉봉에는 ‘비밀을 요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또 ‘허가되지 않은 사용은 철저히 금지 된다’는 문구도 붙어 있었다. 올 81세인 에벌린 포터는 안에 크레딧 카드 사이즈의 내용물이 들어 있는 것을 느꼈다. 봉투를 열러 보니 안에는 그녀의 이름과 ‘예약번호’가 적힌 플라스틱 카드가 들어 있었다. 카드는 “내일까지 당신 체킹 구좌에 500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움직이라”고 유혹하고 있었다. 어찌할 줄 몰랐던 밸리 빌리지 주민 에빌린은 편지를 30년간 은행원으로 일했던 남편 브렌트에게 건넸다. 편지는 “당신이 이 현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가”라고 묻고는 “당신은 그럴 수 있다. 이것은 당신의 돈”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것은 페이데이 론 업체들이 고객들을 유혹하기 위해 쓰는 속임수일 뿐이다. 이 속임수에 걸리면 최고 연 700%의 살인적인 금리를 부담해야 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이들은 편지를 받은 사람들이 마케터들의 손에 들어 갈 수 있는 예민한 정보들을 건네도록 교묘하게 속임수를 쓰고 있는 것이다.
건당 100달러 정도 수수료 받아
대출 받았다간‘부채의 늪’빠져
연방상원, 규제 위한 입법 착수
브렌트 포터는 “내 평생 이런 편지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포터는 “심지어 금리가 얼마인지 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돈이 급히 필요요한 사람이라면 얼마든 걸려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터의 경우 편지가 날아온 것은 ‘니드래피드캐시닷컴’(NeedRapidCash.com)이라는 웹사이트였다. 이들은 아주 깨알만한 글자로 자신들이 실제로 대출을 하지는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이 하는 일은 소비자들이 대출기관에 제공하는 정보를 얻어내는 것이다. 당신의 소셜 시큐리티 번호와 은행 구좌번호, 그리고 다른 신상정보들을 캐내는 것이다.
이들은 캐낸 정보를 경매를 통해 가장 많은 돈을 지불하는 대출업소에 팔아넘긴다고 ‘전미 소비자 연맹’의 금융서비스 담당 책임자인 진 앤 폭스는 설명했다. 폭스는 “일부는 진짜 대출기관일 수도 있고 일부는 아닐 수도 있다”며 이들에게 정보를 넘기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니드래피드캐시닷컴은 페이데이 론 업자들을 위해 일하는 이른바 ‘호객꾼’들 가운데 하나이다. 페이데이 렌더들은 대출신청을 물어오면 대출이 실제로 이뤄지는지와 관계없이 한건 당 약 100달러 정도를 지불한다.
폭스는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페이데이 론을 강력히 규제함에 따라 업소들이 줄어들면서 온라인 페이데이 론이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어떤 주에서 어떤 온라인 페이데이 론 업체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지 조차 확실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니드래피드캐시닷컴도 자신들의 소재에 대해 아무런 단서도 남기지 않고 있다. 또 이메일 외에는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어떤 연락처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메일도 프라이버시 조치로 감싸 놓아 파고 들어가기가 힘들다. 이 업체와 이메일로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 사이트의 인터넷 주소를 추적해 보니 라스베가스의 데이타 센터로 연결됐다. 이곳 직원들은 이 사이트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사이트가 자신들의 장비를 사용하는 많은 업체들 가운데 하나일 것으로 추정했다.
사이트의 주소와 연결된 전화번호를 돌려 보니 셀링 소스라는 이름의 라스베가스 비즈니스였다. 이 업체는 자신들을 디지털 마케팅 회사라고 밝혔는데 페이데이 론을 위한 호객사이트들을 운영하는 업체였다. 셀링 소스의 대변인은 니드래피드캐시닷컴이 자신들의 운영하는 사이트들 가운데 하나라고 인정했다. 그리고는 왜 직원들과 쉽게 연결이 되지 않는지를 설명하기는 거부했다.
이들은 조용히 이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지난 8월 이 업체는 PR사이트에 엉성한 문구로 작성된 니드래피드캐시닷컴 언론보도문을 올렸다. 이 보도문은 이 사이트를 “간단하지만 효과적이고 고객 친화적인 시스템”이라고 소개하고 ‘즉각적인 선금’이 필요한 고객들을 도와주고 있다고 선전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는 대변인을 내세워 “우리의 많은 대출기관들”은 크레딧 조사를 하지 않으며 크레딧이 나쁜 사람들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페이데이 론이 그렇듯 이것은 당신을 끝 모르는 부채의 함정에 빠뜨릴 수 있다. 당신이 받은 봉급수표를 담보로 이뤄지는 이 방식은 수표를 받더라도 돈을 갚기는커녕 새로 발생한 비용을 감당하기도 힘든 경우가 많다. 그래서 또 다른 대출을 받으면 영구적인 고금리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 사이트의 프라이버시 관련 조항을 꼼꼼히 살펴보면 또 다른 함정이 나타난다. 개인 정보들을 흘리게 되는 것이다. 대출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이름과 주소,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생년월일, 소셜 번호, 개인 금융정보, 수입정보, 그리고 고용정보까지 두루두루 제공하게 된다. 사이트는 “당신의 프라이버시는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정보들이 다른 곳에 팔릴 수 있다는 사실을 적고 있다. 다이렉트 메일 마케터들과 텔리 마케터들이 그들이다.
프라이버시 규정은 또 “미래의 인스턴트 메시징과 텔리마케팅, 이메일, 그리고 우편발송 등을 위해 당신 정보를 우리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놓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심지어 고객이 자신의 번호를 전화금지 명단에 등록해도 전화를 걸 수 있다는 내용까지 있다.
이런 업체들과 관련한 고발은 소비자 금융보호국(Consumer Financial Protection Bureau)와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에 할 수 있다. 현재 연방상원에는 온라인 페이데이 론을 위한 호객을 금지하는 법안이 상정돼 있다. 이 법안은 온라인 대출업체들이 고객들이 거주하는 주의 법을 준수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이런 입법이 소비자 보호에 도움이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이런 속임수에 걸려들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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