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 잡는 후보 당선 확실”
오바마 유리하나 롬니도 가능성
미국 대통령 선거가 10여일 앞으로 임박하면서 저명한 선거 분석가들이 경쟁적으로 당선자 예측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전국 및 주(州) 단위 지지율에서 초박빙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갤럽·라스무센 등 주요 여론조사기관의 지지율을 취합해 매일 평균치를 공개하는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25일(미 동부시간) 현재 전국 지지율은 롬니 47.8%, 오바마 47.2%로 격차가 0.6%포인트에 불과하다. 두 후보는 보름째 소수점 한자릿수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미 최대 인터넷신문 `허핑턴포스트’와 워싱턴포스트/ABC방송의 일일 추적조사도 두 후보의 격차가 1%포인트 정도밖에 안 난다.
1주일치를 평균 내는 갤럽 조사(10.17-23일, 투표예상자 2천700명, 오차범위 ±2%포인트)에서는 롬니 50%, 오바마 47%였으나 격차가 지난 7일간 5-7%포인트를 유지하다 3%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오히려 등록유권자 지지율에선 오바마(48%)가 지난 14일 이후 처음으로 롬니(47%)를 앞섰다.
후보들이 최대 승부처로 여기는 10개 내외의 경합주 지지율도 대부분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RCP에 따르면 오바마는 오하이오.뉴햄프셔.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아이오와.네바다 등 7개 주에서, 롬니는 플로리다·콜로라도 등 2개 주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버지니아는 48%로 동률이다. 노스캐롤라이나는 격차가 5.6%포인트로 벌어져 경합에서 롬니 우세 지역이 됐다.
그러나 뉴햄프셔·콜로라도는 격차가 1%포인트 미만이고, 오하이오·플로리다,위스콘신.아이오와.네바다는 2-3%포인트, 미시간·펜실베이니아는 4%포인트 선으로 모두 오차범위 안에 있다.
이런 상황이 오는 11월6일 투표 당일까지 계속되면 직접 국민투표(총득표)에선 롬니가 이기고 대통령선거인단 합계에서는 오바마가 이기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
미 대선은 총득표 수가 아무리 많아도 선거인단 수에서 지면 대통령이 될 수 없는 간접선거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후보가 경합주에 사활을 거는 것도 이런 이유다.
50개 주와 워싱턴DC 가운데 40여 개는 유권자 투표 성향 등으로 볼 때 지지할 후보가 오바마나 롬니로 굳어져 있어 `임자 없는’ 경합주에서 누가 선거인을 더 많이 확보해 당선 과반(270명)을 얻느냐가 당락의 관건이 된다.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선거 전문가들의 견해를 정리해본다.
◇ 네이트 실버(중립적 선거분석 온라인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 설립자)= 오하이오(선거인 18명)가 항상 중요했던 것은 아니다. 2000년 대선에선 플로리다였다. 당시 앨 고어 부통령(민주)은 플로리다에서 지는 바람에 총득표에서 53만여표를 이기고도 선거인 수에서 5표차로 고배를 마셨다. 2008년에는 오바마가 압승을 거둬 선거인 수 문제가 부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오하이오는 당락을 좌우할 확률이 50%가량에 달한다.
4만번의 선거인단 예측 모의실험을 한 결과 오하이오를 잡는 후보가 당선할 확률이 약 95%(3만8천번)였다. 롬니가 오하이오에서 지고도 당선할 확률은 약 3.5%(1천400번), 오바마가 오하이오에서 패하고 당선할 확률은 약 1.4%(550번)로 나왔다.
롬니가 오하이오를 잃으면 아이오와(6명)와 네바다(6명)에서 이기고, 무승부(269명 동수)를 피하기 위해 뉴햄프셔(4명)를 추가한다는 등등의 차선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경합주 판세로 볼 때 실현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롬니로서는 인구통계상 오하이오와 비슷한 펜실베이니아(20명)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오바마 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위스콘신(10명)은 이곳이 고향인 폴 라이언 연방 하원의원을 러닝메이트(부통령후보)로까지 지명했음에도 별 재미(현재 2-3%포인트 뒤짐)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오하이오가 롬니에게 거의 `꼭 이겨야 하는(must-win) 주이라면 오바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하이오가 없으면 오바마는 위스콘신·아이오와.네바다 외에 버지니아(13명)나 콜로라도(9명)를 가져와야 한다. 롬니에게 오하이오를 내주면 오바마가 당선 확률은 70%에서 57%로 확 줄어든다.
오바마가 플로리다나 노스캐롤라이나(15명)를 빼앗는 안도 있지만 롬니에게 펜실베이니아가 어렵듯 거의 불가능하다. 오바마의 플로리다 승률은 0.4%, 노스캐롤라이나 승률은 0.2%였다.
◇ 찰리 쿡(초당적 정치분석지 `쿨 폴리티컬 리포트’ 발행인)= 오바마는 현재 캘리포니아(55명)·뉴욕(29명) 등 18개 주와 워싱턴DC(3명)에서 237명의 선거인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선 과반에서 33명이 부족하다.
롬니는 텍사스(38명)·테네시(11명) 등 23개 주(191명)에서 오바마를 크게 앞서고 있으나 과반에서 79명이 모자란다.
콜로라도.플로리다.아이오와.뉴햄프셔.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버지니아.위스콘신 등 9개 경합주(110명)에서 오바마는 30%, 롬니는 72%를 건져야 한다.
롬니가 우세를 보이는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를 차지하더라도 219명밖에 안 돼 당선하려면 51명을 메워야 한다.
오바마는 네바다에서 이길 가능성이 커 243명까지 늘릴 수 있다. 그래도 과반에서 27명이 빠진다.
이제 6개 경합주(콜로라도·플로리다·아이오와·뉴햄프셔·오하이오·위스콘신)에서 선거인 76명이 남는다. 이 가운데 오바마는 27명, 롬니는 51명을 추가해야 한다.
오바마는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이들 6개 주 중 5개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오하이오와 위스콘신에서 그렇다. 이 2개 주(28명)를 넣으면 271명이 된다.
롬니가 나머지 콜로라도·플로리다.아이오와.뉴햄프셔(48명)를 다 가져도 과반에서 3명이 모자란다.
역사를 보더라도 1964년 존 F 케네디 이후 오하이오에서 지고 대통령이 된 사람은 없다. 특히 공화당 대선 후보 중 오하이오에서 지고 대통령이 된 사람도 없다.
경합주 중 오하이오가 `핵심(pivotal)’이다.
올해 대선이 초접전이지만 선거인 수로 보면 오바마가 롬니보다 좀 더 여유가 있다. 지난 22일의 3차 토론 대결이 이런 대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희박하다.
◇ 마크 블루멘탈(허핑턴포스트 여론조사 담당 수석 에디터)= 오바마가 2-3%포인트 앞서고 있는 오하이오가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주의 하나가 되고 있다.
현재 자체 집계로는 오바마가 오하이오와 함께 2-3%포인트 리드하고 있는 위스콘신·네바다.아이오와를 확보하면 선거인 수가 277명으로 당선 과반이 된다.
오바마가 10개 경합주에서 이길 확률은 펜실베이니아 100%, 위스콘신 96.6%, 네바다 96.4%, 아이오와 91.2%, 오하이오 93.6%, 뉴햄프셔 81.7%, 콜로라도 64.8%, 버지니아 64.8%, 플로리다 24.8%, 노스캐롤라이나 10.9%이다.
◇ 크리스 실리자(WP 정치부 기자 겸 블로거)= 롬니가 당선 과반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주가 오하이오라는 게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현재 판세로 오바마는 선거인 255명, 롬니 206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롬니가 오하이오(18명)를 갖는다면 오바마 선거인 수는 255명에서 237명으로 준다.
롬니의 선거인 수 206명에는 노스캐롤라이나(15명)가 포함돼 있다.
WP가 자체 분류한 9개 경합주(95명)는 뉴햄프셔.버지니아.플로리다.오하이오.위스콘신.아이오와.콜로라도.네바다이다.
이 중 롬니가 플로리다와 버지니아를 챙기면 248명이 되고, 오하이오까지 더하면 266명으로 늘어난다. 이러면 롬니는 뉴햄프셔·네바다.콜로라도.아이오와 중 하나만 이겨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롬니가 오하이를 빼앗기면 플로리다와 버지니아를 얻어도 248명으로 당선 과반에서 22명이 부족하다.
다른 경합주 상황을 고려할 때 농구에서 넣기 어려운 3점 슛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오하이오가 인구 감소로 배정 선거인수(2000년 21명)가 줄었음에도 경합주에서 비중이 높은 이유다.
롬니가 오하이오 없이 플로리다·버지니아를 갖고 당선하려면 콜로라도·위스콘신과 함께 뉴햄프셔나 아이오와 중 하나를 잡아야 하는데 30피트(약 9m) 장거리 슛을 성공시키는 것과 같다.
게임에서 이기려면 30피트 슛보다는 골 아래나 옆에서 한 손으로 하는 슛(레이업·오하이오 확보)이 나을 것이다.
오하이오가 전국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다.
(참고로 오바마는 올해만 오하이오를 17차례, 롬니와 라이언은 지난 3일 1차 토론 이후에만 총 15차례를 방문)
◇ 스콧 콘로이(리얼클리어폴리틱스 대선 담당 기자)= 지난 9월 중순만 해도 오바마는 플로리다 지지율에서 앞섰으나 지금은 롬니가 최근 공개된 10개 조사 중 9개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플로리다는 롬니에게 `꼭 이겨야 하는’ 주로서 이곳을 뺏기면 나머지 8개의 경합주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 이 시나리오는 롬니 측근조차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본다. 오바마에게 플로리다는 정치적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기보다는 거래(대선)를 끝장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여진다.
두 후보 캠프 모두 롬니의 우세를 인정하지만 격차가 2%포인트 이상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오바마는 플로리다에서 역대 대선 때마다 지지 후보가 가장 많이 바뀌었던 중부 지역 유권자를 설득 가능한 `틈새’로 보고 선거운동 지역사무소 100여군데(롬니 40여군데)를 통해 집중 공략하고 있다.
민주당 등록자가 공화당보다 많고 라티노(중남미계 이민자) 등 소수계 인종이 급증해 오바마게 유리하지만 3%포인트 차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꺾었던 4년 전보다 투표 참여 동기가 약화한 것이 오바마에겐 부담이다.
어쨌든 롬니가 플로리다에서 우세하지만 오바마도 끝까지 포기 않고 뛸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권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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