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섬 매매 다시 활발해져… 대부분이 부호들의 과시용 매입
2,000만달러에 매물로 나온 피지의 카타판가 섬.
어떤 사람들은 빠른 자동차나 시계를 구입하며 행복해 한다. 그러나 허영심을 충족하기 위한 궁극적인 구매행위로는 개인소유의 섬을 구입하는 것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억만장자인 리처드 브랜슨은 여러 개의 섬을 소유하고 있다. 마술사 데이빗 코퍼필드는 12개나 된다. 가수 셀린 디온은 자신의 섬을 팔려하고 있으며 IT 거부 래리 엘리슨은 하와이의 라나이 섬을 거의 전부 사들이는 계약을 마무리하고 있다.
수만달러서부터 수억달러까지 매물 다양
오라클사 엘리슨 5억달러에 하와이섬 구입
캘리포니아 연안 섬들은 개발제약 많아
개인 섬들은 대부분 부자들과 관련이 있지만 모든 섬이 이들만을 위한 것이나 혹은 비싼 것은 아니다. 토론토에 소재한 섬 마케팅 회사인 ‘프라이빗 아일랜즈’사는 전 세계의 약 500개 섬을 리스트로 갖고 있다. 5만달러 미만짜리부터 1억달러 이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이 회사의 대표 크리스 크롤로우는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의 구입자들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카리브 해의 섬들은 보다 다양한 구입자들을 갖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파나마뿐 아니라 바하마와 벨리즈의 섬들이 뜨거운 매물이다. 또 그리스의 섬들도 인기가 높다.
크롤로우는 “경기침체 이전에는 섬 소유주들이 부르는 게 값이었다”고 말했다. 바하마 같은 지역 섬들의 가격은 많이 떨어졌으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섬 구입에 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크롤로우는 “지금 상황은 섬 구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일부 과시용 섬 구입에는 에고와 허영, 신분과시 등이 작용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위해 섬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크롤로우는 “이런 종류의 사람들은 깃발을 꼽고 ‘이봐, 이곳은 나의 작은 나라야’라고 선언할 수 있는 공간을 갖기 원한다”며 “이들은 단지 부자일 뿐만 아니라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섬 소유주들 가운데는 항상 유명 인사들이 많이 있었다. 이들 가운데는 말론 브란도와 니콜라스 케이지, 그리고 조니 뎁 등이 있다. 요즘은 파파라치에 쫓기는 유명 인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은둔의 욕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샌프란시스코의 임상심리학자인 스티븐 골드바트는 말했다. 골드바트는 “우리는 프라이버시가 많이 사라진 시대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고객 가운데 한 명은 이미 섬을 구입했으며 다른 고객 여러 명이 이를 고려하고 있다. 그는 “특히 경기침체 후 안전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욕구가 급격히 늘었다”고 진단했다.
섬 구입자들은 두 개의 부류로 나뉜다. 라이프스타일 선택을 하는 것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리조트 개발을 하는 기업인들이다. 오라클사 CEO인 엘리슨이 하와이 라나이 섬의 98%를 사기로 한 것은 과시용 구매로 몰 수 있다. 왜냐하면 돌 푸드의 대주주로 이 섬의 주인인 데이빗 머독은 섬 구입으로 많은 손실을 봐왔기 때문이다.
5억달러로 추정되는 이 거래는 금전적 관점에서 보면 타당성이 별로 없다고 UCLA에서 부동산을 가르치는 폴 하비비는 말했다. 그가 이런 지적의 이유로 드는 것은 대부분의 해안이 돌투성이 인데다 인프라가 약해 리조트로서의 잠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거래는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 섬 소유가 안겨주는 자부심을 위한 것 이다. 누군들 하와이 섬을 갖고 싶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섬의 주인인 머독은 141평방마일 면적의 라나이에 집을 비롯해 나무공예 작업장, 1,000개의 희귀 난 등 개인자산을 갖고 있다.
가수 디온과 그녀의 남편 르네 안겔릴은 퀘벡의 있는 자산들의 소유 섬을 올 봄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플로리다에 저택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은 디온의 공연스케줄 관계상 이 섬에 거의 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2,900만달러 이상 가격에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몬트리올에서 가깝고 섬에 펜스가 둘러진 20에이커의 이 섬은 강에 놓인 다리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섬 가운데는 2만4,000평방피트의 호화로운 프랑스 노르망디 스타일의 맨션이 자리 잡고 있다.
하얀 코끼리에 비견할 만한 과시용 섬들도 많다. 레드 락은 샌프란시스코 만에 있는 개발되지 않은 6에이커짜리 섬이다. 보트나 헬기로 접근할 수 있는 이 섬은 2,200만달러에 시장에 나왔으나 최근 가격이 500만달러까지 내려가 있다.
TV프로듀서인 마이클 캐피는 캘리포니아 연안의 섬을 소유하는 일이 어떤 어려움을 안겨주는지 잘 알고 있다. 그는 산타 카탈리나 아일랜드 앞 바다에 있는 1.3에이커 섬을 물려받았다. 수년 째 이 섬을 팔려 하고 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리스팅 가격은 65만7,000달러. 그러나 캐피는 “주지사가 아닌 다음에는 이 섬을 개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해안 위원회가 문제”라고 애로를 털어놨다.
마이애미에서 활동하는 기업가 크리스천 제이고진스키는 90년대 말 자신의 온라인 비즈니스를 아마존에 팔면서 거액을 챙겼다. 그는 피지에 섬을 하나 샀다. 제이고진스키는 “많은 돈이 생겼을 때는 어떤 장난감들을 살 것인지 찾게 된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와 남 프랑스에 집을 두고 오가며 생활하는 그는 “피지를 보았을 때 그 곳의 리조트 환경이 수준 이하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최고급 휴양지를 개발한다는 계획으로 카타판가 섬을 사들였다.
그러나 그의 첫 파트너십은 순조롭지 못했다. 개발비가 사라지면서 건설은 중단됐다. 그는 투자금을 다시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섬을 2,000만달러에 내놓았다. 미 서부지역 구매자들과 할리웃의 억만장자 구매자를 찾기 위해 그는 베벌리힐스의 힐튼 & 하일랜드의 리스팅 에이전트인 크리스타 룰란을 고용했다. 피지에 섬을 갖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는 배우 멜 깁슨과 피지 워터 창업자인 데이빗 길모어 등이 있다.
카타판가의 섬의 가장 놀라운 특징은 생물이 자체 발광하는 라군 등 뛰어난 자연 자원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라고 룰란은 말했다. 그는 “라군이 말 그대로 어둠 속에서 빛나고 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이고진스키의 수석투자 보좌관인 브램 포트노이는 최근 이 섬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그는 섬에 있는 동안 풀과 넓은 테라스를 갖춘 1,500평방피트짜리 투 베드룸 빌라에서 묵었다. 이 지역에는 상업용 어획이 이뤄지지 않지만 제이고진스키의 손님들은 스노클을 하고 섬에서 나는 코코넛 크랩과 랍스터, 바라쿠다, 바다장어 등을 실컷 즐길 수 있다. 이 섬은 쌍발 엔진 비행기로 피지의 나디 국제공항에서 75분 거리에 있다. 제이고진스키는 이 섬이 외떨어져 있는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그는 “이것이 섬에 사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섬은 소유한다는 것이 모든 이들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현금 외에도 빌딩 퍼밋을 얻고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등 많은 난관들이 놓여있다. 정치적으로 불안한 지역은 되팔기도 어렵다. 크롤로우는 “그래서 결국은 소수의 구매자와 매물만이 남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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