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패션잡지들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당국의 검열, 현지 업체와의 관계, 일상적인 부패 등 감당해야 할 장벽들이 없지 않지만 이를 기꺼이 감수하는 한 잡지 시장의 수익성은 높다.
베이징에서 홍보담당 직원으로 일하는 제나 하오는 전형적인 20대 중국 여성이다. 24세의 그는 유행을 열심히 쫓고 프라다 핸드백을 4개나 가진 데 대해 자부심을 갖는다. 그런 그가 요즘 새로운 것에 푹 빠졌다. 패션 잡지이다. 보그, 하퍼스 바자 같은 패션 잡지를 한보따리 씩 집으로 가져가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패션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
중국 여성들 수입에 비해 명품 소비 높아
광고 많아서 잡지들 발간횟수 늘릴 정도
“대학 다니기 전에는 잡지를 거의 보지 않았어요. 사진이 별로 좋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3~4년 전부터 사진이 너무 좋아졌어요.”
중국의 젊은 여성들이 루이비통 핸드백, 샤넬 립스틱 등 명품 브랜드 광고가 잔뜩 실린 패션 잡지에 열광하면서 뉴욕에 본부를 둔 패션 잡지사들의 입이 벌어졌다. 이들 브랜드가 미국에서도 잡지 광고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과는 비교가 안된다.
중국에서 잡지를 발간하려면 감수해야 할 것들이 있다. 검열, 현지 사업 파트너들과의 관계, 중국에서는 흔한 부패 등. 하지만 이것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나면 잡지사들이 받는 보상이 상당하다.
지난 해 후반기 코스모폴리탄 중국 편집자들은 월간으로 나오는 잡지를 반으로 갈라 두 권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한권으로 하기에는 너무 두껍기 때문이었다. 엘르는 잡지의 분량이 700페이지가 넘어가면서 발간 횟수를 한달에 두 번으로 늘렸다. 보그는 밀려드는 광고를 소화하느라 연간 4회를 더 발간하고 있다. 허스트는 여성들이 무거운 잡지를 집으로 가져 가기 쉽게 잡지를 담을 플래스틱 백과 천 가방을 디자인하고 있다.
엘르, 하퍼스 바자 등 22개 잡지를 중국에서 발간하도록 인가한 허스트 매거진스 인터네셔널의 던칸 에드워즈 회장은 “지금까지로 볼때 올해의 성장은 대단하다”고 말한다.
“중국에 사치품 정보에 대해 엄청난 욕구가 있는데 그런 정보를 얻을 데가 패션 잡지 외에는 별로 없다”고 그는 말한다.
많은 중국의 여성들은 소득에 비해 서구 여성들과는 비교가 안되게 많은 돈을 패션 잡지와 그에 실린 사치품들에 지출한다. 베인 & 컴퍼니가 조사한 2011년 보고서에 의하면 사치품에 대한 지출에 있어서 중국은 나라별 순위로 세계에서 6위를 차지한다. 2010년 중국의 사치품 시장은 177억 달러에 달했다.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는 루이 비통, 샤넬, 구치이다.
예를 들어 보그와 코스모폴리탄의 잡지 가격은 3달러 15센트 정도이다. 베이징의 개인별 월 평균 수입이 733달러인 데 비하면 상당한 액수이다. 연소득이 1만5,000달러이면서 명품 하나를 사느라 2,000달러를 쓰는 것은 중국 여성들에게 상당히 흔한 일이라고 에드워즈 회장은 말한다.
“엄청나게 많은 여성들이 빈곤에서 빠져나와 중산층이나 그 이상으로 올라가는 멋진 시기이지요. 이들 중 많은 여성들이 사치품에 돈을 쓰고 싶어 합니다.”
허스트 매거진스 차이나의 총무국장인 리나 양은 엘르와 마리 클레어 등 9개 잡지 출판을 감독한다. 그에 의하면 중국에서 허스트 사의 잡지를 보는 전형적인 독자는 29.5세 여성으로 기혼 보다는 미혼이다. 월 평균 소득은 1,431달러 정도로 계절 단위로 쓰는 돈은 고급 시계에 938달러, 핸드백과 구두에 982달러 그리고 옷에 1,066달러이다.
이들 여성이 이렇게 돈을 쓸 수 있는 것은 대개 집에서 살면서 조부모와 부모로부터 용돈을 타기 때문이다. 이들 20대 독자는 저축은 거의 안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부분이 외동이들이에요. 다시 말해 렌트비를 낼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버는 것 모두가 용돈이 됩니다. 게다가 부모와 조부모가 재정적 지원을 하지요. 사실상 이들은 6명으로 부터 지원을 받아요.”
광고주들이 중국의 패션 잡지에 광고를 내고 싶어 안달을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잡지에는 구치와 프라다 옆으로 중국 본토 브랜드들도 등장한다. 중국 밖에서는 사실상 무명인 오철리, 마리스프롤그, EIN, Mo & Co 등이다.
중국에서 40여개 잡지들과 함께 일하는 IDG에 의하면 여성잡지 광고는 6월1일까지 16.9% 뛰어 올랐다. 테크놀로지와 비즈니스 잡지들에 광고가 줄어드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에서 중소도시의 경우 전체 매장의 60%가 지난 3년 사이에 개장한 것이고 보면 여성 잡지 광고의 성장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리나 양은 말한다.
“중국에서는 이런 것들이 여전히 새로운 경험이거든요.”
부모가 엔지니어인 제나 하오는 잡지에 나오는 명품들을 열심히 살펴보면서 사고 싶어 한다. 그는 홍보 업무를 하면서 월 1,587달러를 벌고 이벤트 기획사를 운영하는 그의 남편의 사업 역시 성장 중이다. 그의 어머니는 진짜 프라다 핸드백을 한 개 가지고 있지만 핸드백 4개를 가진 그는 계속 샤핑을 하려 하고 있다. “직업 상 진짜를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아울러 그는 패션잡지를 디지털로 읽고 싶어 하지 않는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의 아이패드 시장으로 잡지사측은 독자들이 디지털로 옮겨 갈까봐 걱정이다. 하지만 하오는 종이 잡지를 선호한다.
“잡지는 책과 같지요. 사람들은 아이패드에서 한번 번쩍 하고 보는 것보다 진짜를 갖고 싶어 해요.”
종이 잡지를 읽는 다는 것은 패션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잡지사들은 보통 출간 허가 계약을 통해 이윤을 얻는 데 중국에서 이런 계약을 맺으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잡지들은 모두 중국 정부 소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스트 매거진스는 2개의 현지 회사와 손을 잡고 일을 한다. 이들 업체가 잡지 이름을 쓸 수 있도록 현지 출판사에 인가하는 것이다.
그 첫번째 회사인 허스트 매거진스 차이나는 엘르, 마리 클레어 등의 잡지를 관장한다. 허스트는 코스모폴리탄과 하퍼스 바자 등의 잡지 출간을 허가한 트렌즈 미디어 그룹에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난 1988년 엘르를 중국에 처음 소개한 밥 거트윌릭에 의하면 초기에는 중국정부가 잡지에 너무 관여를 해서 공산당 파송 직원이 편집실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언론 매체들에 비해 검열은 심하지 않았는데 당국자들이 전통적 미디어에 등장하는 내용들에 비해 패션 잡지 사진들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가 완화하면 잡지 광고시장은 사라질 수도 있다. 출판사들도 알고 있다. 잡지 광고시장은 TV 등 다른 매체에 비해 훨씬 작기 때문에 경기에 특히 민감하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연예인들 이야기와 유행 패션에 관한 이야기들이 검열을 받지 않는 한 잡지 산업은 번창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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