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 미닝에서 도자기를 만들고 케익을 만드는 엄마와 딸들. 인터넷 구매가 급증하면서 샤핑몰들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물건을 파는 대신 경험을 파는 장소로 변신하는 것이다.
샤핑몰 운영회사인 글림처 리얼티 트러스트는 최근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인터넷 샤핑이 급증하면서 인터넷의 영향을 받지 않을 방안들을 실험 중이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온라인으로 구매를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시도를 한 것이 샤핑몰을 물건 파는 이상의 뭔가를 제공하는 상점들로 채우는 것이다.
온라인 구매 급증하면서 샤핑몰들 타격
직접 만들고, 맛보는 경험의 공간으로 변신
애리조나, 스카츠데일에 있는 글림처 산하 샤핑몰, 스카츠데일 쿼터에는 여전히 옷만 파는 매장들이 있다. 하지만 전체 매장 중 절반 이상은 이제 식사나 다른 경험들, 다시 말해 웹사이트에서 모방할 수 없는 경험을 파는 가게들이다. 글림처 경영진은 이들 적합한 입주자를 찾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 레이저 살롱에 직접 가보기도 했고 헤어스타일 레슨을 듣거나 음식을 제공하는 극장에서 영화를 직접 보기도 했다.
지난해 정장차림의 이 회사 중역들은 맨해턴의 한 업체를 불시에 찾아 갔다. 메이크 미닝이라는 그 업소에서 이들은 도자기, 양초, 액세서리를 만들면서 생각에 생각을 했다.
스카츠데일 샤핑객이 웹에서 옷을 살수는 있어도 “친구들과 어울려서 점심을 먹고 와인과 샐러드를 즐기는 일은 온라인으로 할 수 없다”고 글림처의 마이클 P. 글림처 회장 겸 CEO는 말한다.
“온라인으로 머리를 할 수는 없지요. 온라인으로 도자기나 비누, 케익을 만들 수는 없지요.”
미전국의 거의 모든 샤핑몰들은 인터넷과 경쟁할 방안을 찾느라 고심 중이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부동산 애널리스트인 R.J. 밀리건은 샤핑몰 개발업자들이 서서히 서비스 중심 요소들을 샤핑몰에 늘리고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문 닫은 시어스 매장을 여러 개로 나눠 카페들로 만드는 것이다.
글림처는 여기서 더 나아간다. 식당을 늘리고 푸드코트를 확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메이크 미닝이나 드라이바 같은 새로운 업소들을 불러들였다. 메이크 미닝은 회원제로 공예품이나 케익 등 뭔가를 만드는 강습을 하는 곳. 드라이바는 가위는 쓰지 않고 블로우 드라이만 하는 미장원이다.
그래서 스카츠데일 샤핑객들은 몰에 가서 단순히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니다. 드라이바에서 바닷바람에 흩날린 듯한 웨이브로 블로우 드라이를 할 수도 있고, 메이크 미닝에서 사진액자를 만들거나 블리스풀 요가에서 나무 포즈를 취해볼 수도 있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트루 푸드 키친에서 케일 샐러드를 살 수도 있고 극장 좌석까지 배달되는 음료수와 간식거리를 즐길 수도 있다.
샤핑몰을 “사람들이 한 주에 한번 정도가 아니라 그 보다 더 자주 찾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글림처 회장은 말한다. 그래서 강조되는 것이 뭔가를 배우는 강습이나 다른 직접 경험의 기회들이다.
스카츠데일 쿼터가 문을 연 것은 지난 2009년이었다. 너무도 한산한 개장이었다. 손님들은 지출을 줄이고 부동산 시장은 엉망이었을 때였다. 임대계약을 맺은 매장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
글림처는 기존의 소매 방식으로는 운영이 되지 않겠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그래서 몰 운영방식을 완전히 바꾸어놓을 업체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임대 에이전트 바클린 피치는 어느날 저녁 맨해턴의 메이크 미닝으로 슬그머니 들어가 보았다. 그리고 일단의 나이든 여성들이 팔찌를 만들면서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내용을 보고했다.
그는 또 LA를 방문해 드라이바에 들어가 직접 머리를 맡겨보기도 했다. 서비스가 중요한 이런 소매매장은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메이크 미닝이나 그 비슷한 류의 다른 비즈니스들은 고객들이 한번 방문에 쓰는 돈이 대체로 옷가게처럼 높지 않다. 메이크 미닝의 회원 등록비는 36달러, 그곳에서 뭔가 만드는 비용은 보통 24달러이다. 하지만 7개의 다른 공예 교실이 있는 만큼 어떤 사람들은 일년에 한두번이 아니라 매주 혹은 한달에 한번씩 그곳을 방문한다.
고객들의 발걸음 빈도가 높다는 것은 평당 매출이 높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메이크 미닝 가게들 중 잘나가는 가게는 평당 최고 600달러를 번다. 그리고 메이크 미닝과 같은 개념 매장들은 샤핑몰의 다른 업소들에도 좋은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
메이크 미닝의 대니얼 니샤노프 사장은 메이크 미닝이 “사람들에게 몰에 올 이유를 준다”고 말한다. 메이크 미닝에서 강습을 받으려면 종종 대기 명단에 들어가게 된다. 결국 샤핑객들은 몰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만들어 놓은 도자기나 유리 액세서리가 가마에서 구워진 것을 찾느나 다시 몰에 오게 되면서 몰을 찾는 횟수가 잦아진다.
글림처의 수익은 경기침체 중 뚝 떨어진 후 지금 다시 올라가고 있다. 1·4분기 매출은 9% 상승 6,980만 달러가 되었다. 이런 매출 상승에 중요하게 기여를 하는 것이 스카츠데일 몰이다. 스카츠데일 쿼터는 평방피트 당 1,000달러의 매출을 기록, 글림처 산하 몰 중 최고 수준이다.
글림처는 이제 스카츠데일에서 배운 것을 다른 몰들에 적용하고 있다. 글림처 산하 몰들은 본래 의류매장과 푸드 코트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서비스 중심, 경험 중심의 매장들이 산하 전체 매장 중 20%를 차지하고 그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스카츠데일에서는 전체 53개 매장 중 30개가 식당이나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업소들이다.
글림처는 업소들의 재계약을 기점으로 기존의 판매 위주 업소를 경험 위주 업소로 바꿔나가고 있다. 예를 들면 갭을 내보내고 애플 매장을 들어오게 하고, 베네통 대신 레고 만들기 강습을 하는 레고 매장을 입주 시켰다. 소매업소의 진화라고 글림처 회장은 말한다.
전통적 몰은 도심의 메인 스트릿트 상가를 무너트리고 그 샤핑객을 흡수했는데 이제는 몰이 그런 처지가 되었다. 몰이 살아남으려면 단순히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서 즐길 수 있는 뭔가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카츠데일에 사는 타냐 캐그넌은 대부분의 옷을 빈티지 가게나 온라인에서 산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스카츠데일 쿼터에서 상당한 시간과 돈을 쓴다. 식사를 하러 가기도 하고 뭔가 재미있는 것을 즐기기 위해서도 간다. “하루 종일이라도 거기서 지낼 만하다”고 그는 말한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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