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IT창업 급속히 증가… 저렴한 인프라 비용에 수월해진 자금 조달 덕
테크기업을 창업한 젊은 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카트리나 레이크(스티치 픽스), 캐스린 민슈(더 데일리 뮤즈), 안젤리카 페트로셴코(라이브저널), 빅토리아 랜섬(와일드파이어).
지난 3년 새 두 배 이상 늘어
여성들 겨냥한 사이트가 대부분
비율로는 남성보다 여전히 미미
오랜 이야기 구조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사회적 변화가 바로 그렇다. 특히 남자들의 클럽인 실리콘밸리로 여성들이 파고 들어가는 것은 더욱 그렇다.
최근 테크 기업을 창업하는 젊은 여성들의 등장은 창업과 에인절 펀딩(부자들이 기업지분을 받는 조건으로 창업자금을 대는 일) 분야에서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온라인에서 여성들의 엄청난 구매력이 온라인비즈니스를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쇼핑과 소통을 위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접속하고 있는 시대에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사이트의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여성들은 전 세계 온라인 구매의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 디지털미디어 회사인 블로그허(BlogHer)의 대표 리사 스톤은 밝혔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오는 2014년까지 여성들의 온라인 영향력은 무려 15조달러의 상품구매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점차 많은 여성들이 테크 기업 창업에 나서고 있는 것은 창업에 드는 비용이 낮아진데다 여성 진출이 늘어나면서 자금을 조달 받기가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에일린 리는 “소비자 인터넷과 온라인 기업 성장에 여성들은 가장 큰 역할을 한 무명의 영웅들”이라고 치켜세웠다. 리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딩 기업인 브릿과 엄마들을 위한 온라인 사이트인 플럼 디스트릭트에 투자했다.
하지만 잘못 생각하지는 말라. 비즈니스 전반과 테크놀러지 기업들은 여전히 남성들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카우프만 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테크 기업 창업 가운데 여성들이 세운 회사는 단 3%에 불과하다. 포춘 500 기업들 가운데 여성이 CEO로 있는 기업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유리천장은 여전히 존재하며 성희롱과 성차별도 엄연한 현실이다. 실리콘밸리의 가장 명망 있는 벤처 펀드인 클라이너 퍼킨스의 주니어 파트너인 엘렌 파오가 제기한 소송은 테크 업계에서 여성이 처해있는 취약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러나 낙관할 만한 몇가지 이유가 있다. 여성들의 벤처창업을 도와주는 미디어 기업인 우먼 2.0이 최근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주최한 혁신 컨퍼런스에는 1,0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이 숫자는 지난해 보다 3배나 늘어난 것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지난 3년간 여성의 테크기업 창업이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우먼 2.0은 보고 있다.
또 지난 2009년 기업공개를 한 테크 기업 19개 가운데 단 두 곳만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업들에는 최소 1명 이상의 여성 임원이 있었다. 지나 1988년의 경우에는 기업공개를 한 전체 기업 134개 가운데 단 4곳만이 여성임원을 가지고 있었다.
여성창업을 돕기 위한 자금조성에 관여했던 데니스 크로울리는 “나는 뉴욕에서 지난 수년 간 창업관련 분야의 일을 해 왔다. 최근 들어 점차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현실화 시키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성들에게 테크 분야는 스릴 넘치는 분야가 되고 있다. 기술은 발달하고 인프라 비용은 크게 낮아졌으며 투자 받기가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웹서버와 다른 장비를 갖추는 데 과거처럼 수백만 달러가 드는 것이 아니라 수십만 달러면 되고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새로운 기술은 인프라 비용을 대폭 낮춰주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가들은 제품을 좀 더 빠르게 만들고 투자금을 유치하기가 쉬워졌다.
5년 전만 해도 여성이 테크 기업을 창업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었다고 스탠포드 대학의 기업지배 연구소 연구원인 비벡 와드하는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여성기업인들이 네크워킹을 통해 서로 돕고 벤처 투자가들이 여성들에 대한 창업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이전보다 훨씬 창업이 용이해졌다.
브릿 창업자인 올 26세의 브릿 몰틴은 “여성들은 서로를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그녀는 웨딩 사이트 구축해 주는 웹 앱인 웨듀어리를 만드는 데 들어갈 돈 125만달러를 조달했다. 투자가들 가운데는 구글의 부사장인 마리사 메이어와 VC 리, 그리고 전 베이비센터 CEO인 티나 샤티 등이 있다. 브릿을 창업하기 전 몰틴은 구글 마케팅 부서에서 4년 일했다.
테크 분야 여성들 가운데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는 인물은 셰릴 샌버그이다. 샌버그는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로 수십억 달러 회사를 잘 끌어왔으며 여성 중역들을 멘토링 하면서 가정을 잘 꾸려오고 있다. 지나 2010년 말 프라이빗 소셜네트웍인 넥스트도어를 공동 창업한 사라 리어리는 여성 창업 증가를 구글과 이베이, 야후 등에 돈을 대고 부를 축적한 에인절 펀드 투자가들의 지원 덕으로 돌리다.
이런 투자가 가운데 하나인 데이브 매클루어는 지금까지 50개 이상 되는 여성 창업회사에 돈을 투자했다. 그는 온라인 상업거래와 소비자 사이트들이 증가하면서 여성 창업자들도 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실제로 페이스북 가입자의 60%가 여성들이며 여성들의 구매 관심은 폭이 넓다고 한 소셜네트웍 관계자는 밝혔다.
지난 10여 년 간 뉴스에서 언급되는 여성 경영자들은 휼렛 패커드 최고경영자인 멕 휘트먼, 전 야후 CEO인 캐롤 바르츠, 그리고 전 휼렛 패커드 최고경영자였던 칼리 피오리나 정도였다. 최근에는 구글의 메이어와 페이스북의 샌버그 정도가 더해졌다.
사회적 변화에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대학으로부터의 여성인재 공급은 아직 부족한 상태이다. 매년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학위를 받는 12만명의 졸업생들 가운데 소수만이 여성이다. 2010~2011년의 경우 학사학위 취득자 가운데 여성은 11.7%였다. 인도와 중국에서는 매년 컴퓨터 분야 남녀 졸업생이 100만명에 달하고 있다.
2010년 벤처 캐피탈 투자금 가운데 여성 CEO가 경영하는 회사로 들어간 돈은 고작 1%에 불과했다. 이런 통계는 기업에서 여전히 현격한 남녀 간의 격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포춘 500대 기업은 물론이고 공적인 기업들 가운데서도 여성들이 경영책임을 맡고 있는 곳은 3%에 그치고 있다.
여성 벤처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메이트릭스 파트너스의 제너럴 파트너인 다나 스테들러는 “여성들이 이끄는 회사의 부족 현상은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트릭스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 가운데 여성이 창업한 곳은 1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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