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해 수출액 42% 늘어… 기업인들 초청해 설명회 갖기도
캘리포니아 로디의 와이너리를 방문한 중국인들이 포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가격대비 높은 품질로 중국인들에 인기
아예 와이너리를 사들이는 사례도 늘어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 수출도 급증
<로디, 캘리포니아> 시음을 위한 와인 병들이 준비된 가운데 한 무리의 로디의 와인 생산업자들이 이곳을 방문하는 일단의 돈 많은 비즈니스인들을 초초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로디의 와인업자들은 방문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줘야 할 입장이었다. 마침내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 손님들이 도착하자 와인업자들은 박수로서 이들을 맞았다.
손님들은 할리웃의 거물이나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가들이 아니었다. 이들은 멀리 중국 북부의 선양에서 온 잠재적인 고객과 투자가들이었다. 중국인들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시장에 로디가 적정가격의 와인을 공급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이다.
빠른 속도로 형성되고 있는 중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중산층은 세계에서 가장 급속히 성장하는 와인 시장이 되고 있다.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오는 2020년까지 2억3,5000만명의 새로운 고객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2015년이면 전 세계 명품 시장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와인업계는 지난 해 6,200만달러 상당의 와인을 중국에 수출했다. 2010에 비해 42%가 늘어난 것이라고 615억달러에 달하는 캘리포니아 와인산업을 대변하는 단체인 와인 인스티튜트는 밝혔다. 같은 기간 홍콩으로의 수출은 39%가 뛰어 1억6,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시장에 비교해 볼 때는 적어 보이지만 이 같은 액수는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시장 경쟁에 치이고 있는 많은 와인업자들의 눈을 해외로 돌리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캘리포니아 와인은 미국 와인수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로디 상공회의소의 국제담당자이자 중국인들을 위한 와인시음 행사를 책임진 프랭크 가얄도는 “협상만 제대로 한다면 국내에서 와인을 파는 것보다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수익도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은 우리 국내 와인시장의 20% 정도를 갉아 먹는다”며 “특히 군소 와이너리들은 조건이 좋은 배급계약을 맺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테이스팅에 참가한 로디의 한 작은 와이너리는 이미 미국 내에서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와인을 팔고 있다. 벤슨 페리 비녀드는 지난 2007년부터 중국에 와인을 수출하고 있다. 와인들은 대부분 베이징에 공급된다.
이 와이너리는 지난 5월 2,000케이스의 피노 그리지오와 4,000케이스의 멀로를 수출했다. 벤슨 페리에서 해외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웬디 스톡스는 “로디에는 80개 이상의 와이너리들이 있으며 우리는 그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현재 중국은 시장을 개방하고 있으며 중국 전역으로 판매를 확대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디자이너 의류들과 최고급 시계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와인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당초 중국인들은 엘리트 캘리포니아 와인들과 샤또 페트러스, 샤또 라피트 로쉴즈 같은 병당 수천달러짜리 최고급 프랑스 와인에만 주로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아시아 경제가 약간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이제는 로디 와인처럼 가치 진화적인 캘리포니아 와인을 많이 찾는 추세이다.
캘리포니아 골드리버에 소재한 와인 브로커 회사인 VINX 인터내셔널의 투리노 파우드는 “이들은 로디와 나파밸리에서 생산되는 20~30달러대의 맛좋은 와인들을 찾는다”며 “브로커로서 우리는 와인 산지에 대한 교육을 계속하고 있으며 우리 기대보다 더 빨리 중국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여전히 중국에 대한 최대 와인 수출국가이다. 다음은 호주와 칠레이다. 중국내에서 미국산 와인의 시장점유율은 5% 정도로 아직 미미하다고 선양에 소재한 미 농무부 교역사무소의 렉스 장은 설명했다. 장은 중국인 방문단과 함께 로디를 찾았다. 장은 “선양지역에서 캘리포니아 와인 비중은 낮다”며 “미국 소비자들은 국내생산 와인의 80% 정도를 마시고 있으며 그런 이유로 와이너리들은 그동안 해외에 별로 의존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 시장에서 대단히 큰 잠재력을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문단의 또 다른 멤버로는 선양의 와인 취급업체의 세일즈 매니저인 유안 투오가 있다.
아침에 로디 다운타운서 시음 행사를 가진 후 방문단은 소렐 와이너리와 오메가 비녀드 & 와이너리, 오크릿지 와이너리 등을 견학했다. 방문단에 자문역할을 해주고 있는 데이빗 후아는 “처음에는 캘리포니아를 알게 됐고 이어 나파를 알게 됐으며 이제는 로디를 알기 위해 왔다. 나는 로디 와인을 즐기는데 이곳 와인의 맛은 약간 다르다. 약간 달콤한 것이 마시기가 쉽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와이너리들은 중국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도 수출을 늘리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11년 1억500만달러를 수출해 39% 증가율을 보였으며 베트남 수출도 2,100만달러로 무려 266%가 늘었다. 로디 와이너리들과 중국 비즈니스 대표단간의 교류는 지난 2008년 시작됐다.
와인 인스티튜트는 캘리포니아 와이너리들과 중국 간의 무역사절단 교환을 지난 12년간 해 오고 있다. 5월에는 250개의 와인 브랜드를 대표하는 사절단이 홍콩을 방문했다. 와인 인스티튜트는 중국을 겨냥해 골든게이트 다리 이미지와 함께 “캘리포니아 와인을 발견해 보세요”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는 광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중국인들은 캘리포니아 완인을 구입하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와이너리와 포도밭은 구입하는 사례가 점점 더 늘고 있다. 병당 600달러까지 하는 고급와인을 생산하는 슬론 에스테이트 와이너리는 지난 해 홍콩의 한 재벌그룹에 4,000만달러에 팔렸다. 또 역시 지난해 중국의 장 와이너리는 파산선고 상태에 있던 나파의 프레이지어 와이너리를 사들였다.
다른 나라들도 나파의 와이너리들을 사들이고 있다. 호주의 포스터 양조그룹은 지난 2000년 캘리포니아의 베린저 와인 에스테이트를 무려 10억달러에 구입했으며 2007년에는 스택스 립 와인 셀라스가 1억8,500만달러 가격에 이탈리아의 와인제조업자인 피에로 안티노리에게 팔렸다. 이밖에도 일본의 게임왕인 켄조 쓰지모토는 고급와인을 만드는 자신의 켄조 에스테이트 와이너리에 1억달러를 투자했다.
로디를 비롯한 새크라멘토 인근 와인 지역에도 외국 투자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디 상공회의소의 가얄도는 최근 로디 와이너리 구입에 관심이 있는 상하이 비즈니스맨을 만났다. 그는 “적정 가격에 최우수 와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와이너리 구입에 관한 문의를 여러 건 받았다”며 “로디만큼 이것을 잘 할 수 있는 지역은 없다”고 자랑했다.
중국에서 온 장은 “로디 방문이 포도밭을 구입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조금 식으면서 자신들의 돈이 평가 절하 되길 바라지 않는 중국인들이 다른 산업으로 돈을 옮겨 놓으려 하고 있다”며 “시음 후 방문단은 와인 맛에 좋은 인상을 받았으며 적당한 와이너리가 있으면 투자할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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