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격 갖춘 구직희망자 찾기 힘든 경우 많아… 엔지니어·IT 업종 등 심해
해외에서 대체 인력 찾기도
트럭 드라이버도 크게 부족
전국적으로 30만명 더 필요
최근 실망스런 실업률이 발표된 후 정책입안자들과 경제전문가들은 어떻게 미국 기업들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를 놓고 계속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 업주들과 직업 알선 기관들은 전국적으로 아직도 수많은 일자리들이 빈 채로 남아있으며 특히 중소기업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고 말한다.
오클라호마에 소재한 대형 직업 알선업체인 ‘익스프레스 임플로이먼트 프로페셔널스’의 대표인 로버트 펑크는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이 찾는 직원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지난 해 33만5,000명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주었는데 아직도 1만8,000개의 일자리가 채워지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실업률이 지금처럼 높은데 어떻게 일자리들이 빈 채로 남아 있는 것일까. 한 가지 설명은 많은 구직 희망자들이 이런 일자리를 얻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펑크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일자리에 대한 수요는 늘고 기술이 별로 필요 없는 자리에 대한 수요는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케이스를 보자. 뉴욕에서 웹디자인과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직원 수 85명의 ‘블루 마운틴 미디어’를 운영하는 개브리엘 샤올리언은 필요한 테크니컬 배경을 가진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아직도 10개의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당신이 프로페셔널 개발자나 웹 디자이너, 혹은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라면 당신이 원하는 회사를 골라 취업할 수 있다”며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는 분야에서는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샤올리언은 지난 2년 간 몬스터닷컴과 크레이그리스트 같은 온라인 직업알선 사이트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지원자들의 자격 미달로 좌절을 겪어야 했다. 그는 “정말 형편없는 결과였다”며 린키드인 같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의 경우에는 이보다 조금 나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적절한 인력을 찾지 못하자 그는 프리랜스 계약자들에게 눈을 돌렸다. 이들은 대부분 해외 거주자들이다. 샤올리언은 “그리스가 경제로 고통 받고 있지만 그리스의 프로페셔널 개발자들은 대단히 능력이 뛰어나며 이들에 대한 수요가 아주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급이 부족한 분야는 소프트웨어와 테크놀러지 분야만이 아니다. 최근 한 서베이에서는 구인이 가장 힘든 분야들 가운데 IT는 3위에 그쳤다. 트레이드 전문가들과 엔지니어들의 구인난이 더 극심했다. 10위 안에 든 다른 분야를 보면 세일스 직원과 회계 및 재무직원, 드라이버, 간호원, 기계 오퍼레이터, 교사 등이다. 이 직업들의 상당수는 4년제 대학 학위 없이도 취득할 수 있는 것들이다.
급성장하고 있는 트럭서비스 알선업체인 ‘코요테 로지스틱스’의 대표인 제프 실버는 현재 전국적으로 약 30만개의 트럭드라이버 일자리가 열려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에서 영업하고 있는 실버는 “트럭운전은 라이선스가 있어야 하고 마약테스트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트럭 드라이버는 1년에 3만5,000에서 7만달러 정도를 벌지만 광채가 나는 직업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트럭드라이버 부족은 더욱 시화될 것이라고 미네아폴리스 외곽에 본사를 두고 있는 ‘코플랜드 트러킹’의 지역 매니저인 찰스 호그는 말했다. 나이가 들어가는 드라이버들을 대체할 젊은 드라이버들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호그는 “좋은 드라이버를 찾아 계속 같이 일하는 게 쉽지 않은 문제”라며 “트러킹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전형적인 블루칼라 직업”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는 보험회사들이 보험커버를 위한 조건으로 2년의 트럭 운전 경험을 요구해 더 한층 악화되고 있다. 대형회사들은 드라이버들을 직접 훈련시키기도 하지만 자신은 크레이그리스트나 미네소타지역 직업알선기관들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호그는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항시 1~2명의 트럭드라이버가 부족하다. 그래서 13대의 트럭 가운데 2대는 거의 운행을 못한 채 서 있다. 이 트럭들은 리스한 것들이어서 1대 당 한 달에 2,000달러씩 꼬박 나가고 있다. 호그는 “자격 있는 드라이버를 찾지 못해 피해가 크다”고 푸념했다.
드루 그린블랫은 기술을 갖춘 구직자를 찾지 못해 비즈니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 하는 또 다른 비즈니스 업주다. 고급 스틸제품을 생산하는 볼티모어 소재 ‘말린 스틸 와이어 프로덕츠’의 대표인 그린블랫은 “중국으로부터 일자리를 되찾아 오기위해 로봇의 힘을 빌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화이저, 캐터필라, 도요타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문제는 근무시간을 초과해서라도 기계를 돌릴 수 있는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재 5명의 기계 오퍼레이터 자리가 나 있는 상태다. 대학학위는 요구하지 않으며 평균 연봉은 6만달러이다. 필요한 기술은 컴퓨터를 조작하고 블루프린트를 읽을 수 있으며 물건의 두께를 재는 캘리퍼를 사용할 줄 알면 된다. 그린블랫은 “미국에는 아직도 많은 미들 클래스 일자리들이 많다”며 “그러나 우리는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STEM(사이언스, 테크놀러지, 엔지니어링, 수학)이라 불리는 기술을 가진 졸업생 부족 문제가 많이 거론되지만 그린블랫 같은 기업주들은 많은 구직 희망자들의 소셜 스킬이 너무 형편없다고 한탄한다. 그는 “우리 직원들은 항상 고객들과 접촉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이메일 등을 명료하게 작성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제대로 못하는지 알면 놀라게 될 것이다. 문법이 엉망이면 화이저나 보잉 같은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도록 할 수 없다“고 애로를 호소했다.
이런 실태 속에 일부 기업들은 비어있는 자리를 채우기 위해 종업원들을 훈련시키겠다는 뜻을 나타낸다. 그러나 종업원을 고용해 훈련시키는 높은 비용과 이들의 다른 회사로 갈 가능성 등을 고려해 많은 기업들은 구직지원자들에 대한 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여러 차례의 인성 테스트와 인터뷰를 거쳐 회사 문화에 맞는 인물인지를 가려내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직원 채용에는 과거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걸리고 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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