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利用)이라는 단어는 이로울 이(利)와 쓸 용(用)이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 두 가지 뜻이 하나가 되어 우리가 자주, 그리고 쉽게 사용하는 이용(利用)이라는 단어가 되었다. 물건을 잘 이용한다든지, 재능을 잘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有益)하게 해서 기쁘게 한다든지, 돈이나 이익을 많이 얻는 것은 이(利)를 얻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용(用)은 사용한다는 뜻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 이것이 용(用)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용은 잘 벌고 잘 쓰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열심히 돈을 벌어 이익을 얻은 후 그 이익(利益)을 사회에 환원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쓴다면 그 사람의 삶은 참으로 이용(利用)의 미학(美學)을 실천한 아름다운 인생일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은 이(利)만 추구하며 모아두려는 재산 증식의 욕심들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利)가 넉넉하다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사실 이 세상은 많이 가진 것으로 우열(優劣)을 가리고, 높고 낮음을 구분하는 풍조가 얼마나 많은가?
발가벗고 왔다 발가벗고 가는 것이 인생(人生) 진리이다. 이 진리 앞에서는 어느 누구도 예외가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우리들의 세상살이는 어떤가? 계속해서 쌓아두자! 모아두자! 저장해 놓자! 다른 사람들을 위한 섬김과 나눔은 생색과 모양만 내고 있고, 이름 알리기에 급급해 자신이 나타나지 않으면 아예 눈과 귀를 가리고 살고 있는 이 사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한번은 예수님께 부자 청년이 찾아왔다. 그리고 자신이 영생을 얻을 만한 좋은 일들을 다 지켰다고 큰 소리를 치면서 인정 받고 싶었던 모양이다. 자신은 살인하지 않았고, 간음도 안했으며, 도적질과 거짓 증거는 물론 남을 속이지도 않았고 부모를 지극히 공경했다고 자신을 예수님께 소개합니다(막 10:19-20). 칭찬 받을만하지 않습니까? 이제 이 말을 들은 예수님께서 부자청년에게 “네게 오히려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막 10:21).” 이 말을 들은 부자 청년은 결국 얼굴에 수심이 가득해서 자기 길로 돌아가 버린다.
예수님은 부자청년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 물질에 대한 집착(利)을 말씀하신 것이다. 이 사람은 모우고 쌓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나눔과 섬김의 용(用)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 주류사회(主流社會)는 그래도 물질에 대한 이(利)와 용(用)을 균형있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부(寄附)가 자연스러워 아예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고, 기부하지 않는 부자나 기업들은 아예 성장하고 인정받기를 포기해야 하는 사회구조가 미국이다. 물론 이 기부 문화는 기업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아주 자연스럽게 삶에서 실천되고 있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대교회의 모습은 이(利)와 용(用)을 균형 있게 실천했다.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고(행 2:44-45)” “믿는 무리가 한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제 재물을 조금이라도 제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행 4:32).” 너무 아름답고 멋지지 않은가? 이 모습이 진정한 그리스도 공동체의 모습이어야 하는데, 지금 이런 아름다운 공동체를 어디에서 찾아 볼 수 있을까?
이제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할 때이다. 우리들은 그리스도 예수의 섬김과 나눔을 배운자들이 아닌가? 십자가의 은혜(恩惠)를 나누어 받았다고 자부하고 자랑하는 우리들이 아닌가?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더 가지려하고, 더 높아지려하고, 더 강해져서 다른 사람위에 군립하려고 하는 것은 왜일까? 이 시대에 최고의 가치와 미덕은 섬김과 나눔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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