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파밸리 등에 포도원 구입해 와인 빚는 기업인 점차 증가
▶ 수익 개의치 않는 경우가 대부분 배급망 확보가 가장 큰 걸림돌 일부는 상업적으로 성공 거둬
만약 머리보다는 가슴과 관련이 된 투자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포도원이다. 포도원은 돈을 잃는 사람들을 비유하는 코미디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런 위험도 부자들을 억제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최근의 경기침체도 이들의 의지를 꺾지는 못하고 있다. 이들은 샤워도어 제조 혹은 타이틀 인슈어런스 등으로 큰돈을 벌었지만 와인제조업에서는 본전만 건져도 성공적이라고 자평하는 사람들이다. 수년 동안 어느 정도 돈을 잃어도 개의치 않겠다는 것이다.
샤워도어를 만드는 카디널 샤워 인클로저사를 운영해 거액을 번 단 로스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2003년에 나파밸리에 2.5에이커의 땅을 샀다. 캬버네 소비뇽 포도가 심어져 있는 곳이었다. 평생 와인을 즐겨온 그는(그의 셀러에는 7,000병의 와인이 저장돼 있다) 쉬부미 놀(Shibumi Knoll)이라는 레이블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다른 포도원에서 샤도네 포도품종을 사다 심었다. 그리고 이것으로 와인을 만들었다.
지난 2005년 그가 골프프로에게 선사한 와인이 영향력 있는 와인비평가 손에 건네지기 전까지 그의 비즈니스는 그저 그랬다. 이 비평가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이 와인에 100점 만점에 97점을 주었다. 이때부터 로스의 전화기가 울려대기 시작했다.
현재 그의 와인은 프렌치 런드리를 비롯한 나파의 유명 식당들에서 제공되고 있다. 그리고 테네시의 유명식당에서도 제공된다. 그는 남은 와인들은 자신의 와인클럽을 통해 판매한다.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로스는 “와인 비즈니스에서 아직은 돈을 못 번다. 나는 애정 때문에 이 일을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샤워도어를 판다”고 말했다.
로스는 소량의 최고급 와인을 만드는 일은 이익을 내기 힘들다고 말한다. 포도원 매니저와 와인제조 전문가들의 봉급과 병, 레이블, 코르크 등의 비용이(현재는 각기 한 개당 2달러씩 비용이 들고 있다)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스의 케이스는 모델이 될 수 있다.
생산자의 잉여 와인을 구입해 가격을 낮추지 않고 판매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멀베리 트램플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는 래리 헤이스는 와인을 제조하고 싶다면 마음에 드는 약간의 땅을 사서 자연스럽게 와인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유한 와인애호가들이 범하는 큰 실수는 너무 많은 땅을 산 후 곧바로 비싼 와인을 만들어 와인스토어에 공급하려 욕심을 부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이스는 “이들은 와인 공급 네크웍에 접근할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은 대단히 어려운 거래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이 아는 브랜드를 원한다. 만약 당신이 규모가 작은 생산자라면 이런 배급망은 이용하기 힘들다. 만약 들어간다 해도 큰 물고기가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은 높은 점수만 얻으면 모든 것이 자리를 잡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좋은 평점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와인제조업자이자 나파밸리의 컨설턴트인 애론 팟은 100점짜리 와인을 만들고 싶으며 이를 위해서라면 알마든지 돈을 쓰겠다는 사람들의 전화를 항상 받고 있다고 밝힌다. 그는 “나는 어떤 점수를 얻기 위해 비즈니스에 뛰어들지 말라는 충고를 가장 먼저 해 준다”며 “현실 감각을 잃으면 실망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매달 컨설팅 비용으로 8,000달러씩을 부과하는 팟은 자신의 포도원을 소유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포도를 사 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가장 먼저 솎아낸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것은 그들에게 잘못된 희망을 준다. 다른 곳에서 포도를 살 경우 그것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계약이 끝나거나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것을 순조롭게 처리하는 와인제조업자들조차도 배급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타이틀 인슈어런스와 부동산업으로 큰돈을 번 빌 폴리는 캘리포니아에 9개의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워싱턴에 1개, 뉴질랜드에 2개를 더 갖고 있다. 그는 서부 해안지역에 몇 개의 와이너리를 더 소유하기를 바라고 있다. 올해 폴리의 와이너리에서는 모두 130만 케이스의 와인을 판매할 예정이다.
폴리는 자신의 와인 공급이 “세바스티아니에 얹혀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와인은 저가와인이다. 그러나 세바스티아니와의 관계가 없다면 자신의 고급와인들은 배급업자들의 눈에 띄기 힘들다고 폴리는 설명했다. 아직도 그는 와인 비즈니스를 자신이 세운 피델리티 내셔널 파이낸셜을 경영했던 방식으로 꾸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회계와 와인클럽 관리 같은 모든 사무실 업무는 통합하고 절감된 자원으로 와인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2007년 이후 수억달러는 아닐지라도 수천만 달러를 와이너리 구입에 써 온 폴리는 아직까지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경비를 충당할 정도는 된다. 그는 와인너리 사업을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 와이너리에 나가서 내가 만든 와인을 아이들과 같이 음미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와이너리 사업의 모델이 될 만한 사업가는 프레드 슈웨이거다. 2년 전까지 건설회사를 운영한 슈웨이거는 지난 1961년 25만달러로 8에이커의 땅을 사 포도원을 일궜다. 이 땅은 현재 시세 320만달러이다. 그는 포도원을 늘리고 시설물들은 직접 지으면서 현재의 55에이커 프로퍼티로 키웠다. 1994년 직접 와인을 만들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수확한 포도를 다른 곳에 팔아 이윤을 남겼다.
확장을 위한 비용은 전부 현금으로 지불했으며 2002년에야 처음으로 와이너리 장비 업그레이드를 위해 250만달러를 빌렸다. 그는 이 융자도 전체 포도원 가치의 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액수였다고 말했다. 슈웨이거는 “경제적 관점에서 보자면 이익을 내려면 16년에서 20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말했다.
참을성이 약한 사람을 위해 위험과 재정적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포도원을 누비는 수고를 하지 않으면서 와이너리를 만드는 것이다. 모기지 회사로 돈을 번 존 스위지는 지난 2003년 회사를 매각한 후 와인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는 소노마에 와이너리를 구입하고 아나바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는 “포도원은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농부가 되고 싶었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도원이 딸리지 않은 와이너리는 다른 문제점들이 있었다. 그는 “고급와인을 만드는 것이 고급와인을 파는 것보다 쉬웠다”며 “2008년 생소한 브랜드로 와인을 출시한 이후 고전했다”고 털어놨다. 와인제조에 뛰어든 지 6년이 지난 지금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있지만 당초 계획보다 시간이 2배 더 소요된 것이라고 스위지는 말했다.
비즈니스맨 출신 와인제조업자들의 공통점은 아마추어적인 열정이다. 이들은 전문가를 고용할 만큼 충분한 돈을 갖고 있으며 손실과 이익을 판단할 만한 비즈니스 감각도 지니고 있다. 와이너리 투자를 부자들의 허세로 쉽게 비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와인을 만드는 것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다. 그리고 간혹 이런 투자는 대박을 터뜨리기도 한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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