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초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15기 해외지역회의 일정을 끝내고, 천안함 추모 및 안보 결의대회 준비위원이었던 장인훈, 박찬영, 양복순 위원과 2박3일간 조국의 이모저모를 둘러보는 귀하고 알찬 여행을 했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동해 제1함대 대한민국 해군 광개토대왕함 선봉함대를 방문한 것이다.
마중 나온 제2함대 사령관 비서실장의 안내로 광개토대왕함 선봉함대 앞에 선 우리 일행은 모두가 말로 표현키 어려울 정도의 기상과 웅장한 규모의 다목적 구축함을 멍하니 바라만 봤다.
눈이 부시도록 빌딩처럼 높은 구축함 꼭대기 위엔 여러 종류의 환영 깃발이 펄럭이고 후미엔 태극기가 게양 되어 있었다. 승선하는 입구에서 해군 제복을 입은 병사들이 대열로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것에 어찌 할 바를 모르다가 대한민국 최초의 잠수함 전 단장을 역임한 김혁수 제독의 “승선 전 후미에 태극기가 게양됐던 안됐던 그곳을 향해 예를 표해야 된다”는 가르침이 생각났다.
우리 일행 모두가 국기에 대하여 경례하면서 순간 울컥 눈물이 솟구쳤다. 조국에 대한 무한한 애착과 충성이 한꺼번에 몰려와 감당키 어려웠기 때문이다. 잠시, 예를 올리고 입구에 늘어선 해군 병사들의 영접을 받으며 예의 바른 함장의 안내로 구석구석 대한민국 다목적 전투함을 돌아보는 영광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해군이 1970년대 초 당시 보유하고 있던 구축함은 50년 이상 노후 되어 현재 해상작전 임무 수행이 제한되어 있다.
때문에 대처할 해상전력이 필요하고 해군력 보강 및 복합전(대함, 대공, 대잠전)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3,000톤급 이상의 헬기가 탑재 가능한 한국형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1996년 10월 27일 대우중공업 옥포 조선소에서 진수됐다. 1998년 7월 31일 대한민국 해군에 인도되면서 국산 구축함 시대의 막을 열었다.
최초 함대공 미사일, 최초 근접방공체계 탑재, 최초 헬기 운용 능력을 지닌 함정이며 최초 역사 위인 이름을 함명으로 사용하는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어 다니는 광개토대왕함은 대한민국 해군 역사에 매우 기념비적인 전투함이다.
따라서 1함대 사령부 광개토대왕함은 선봉함대 즉, 1함대의 기함(flag Ship, 대표함)으로 장병들 모두가 일치단결하여 각종 임무수행, 해상 훈련 등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싸우면 반드시 승리하는 최상의 전투함’이라고 설명하던 함장의 당찬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역사 속으로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 본다. 고구려의 기상을 드높인 한민족의 자랑인 광개토대왕은 그 시대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대규모 병력을 투입할 수 있는 대형 상륙함을 대량 건조했다. 만주정복은 물론 낙동강 유역 및 한반도 남방 해상권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건, 해상 즉 해군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달아 후방의 상륙 작전을 펼침으로 승리를 거듭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 광개토대왕의 드높은 기상을 그대로 우리 해군이 이어 받아 광개토대왕함 이라 명함은 민족적으로 국력을 강화하고 우리의 해상권을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광개토대왕함 선봉함대에 승선하여 실제로 보고 느끼며 이제껏, 살아오면서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해군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우선,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지형으로 볼 때 해군의 중요함을 이제야 느낀 내 무지함에 놀라고 슬프기까지 하며 반성의 기회가 되었다. 해군들의 임무가 얼마나 크고 무거운 것인가를 깊이 깨달은 것이다. 대한민국 해군! 우리나라의 3면 바다뿐 아니라 5대양 어디든지 해양에서 묵묵히 국익을 지키고 있다.
말라카 해협에서 소말리아까지 국가가 임무를 부여하면 그 역할을 다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제주도의 해군기지가 하루속히 건설되어 대한민국 해군력을 강화하고 보다 더 책임 해역을 완벽하게 수호할 수 있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해군의 기상을 드높이고 다른 나라들이 감히 우리의 해양을 넘볼 수 없도록 전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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