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이 되면 골프에 관심 있는 미국 사람들이 올해는 또 누가 일등을 하여 마스타스 대회에서 그린 쟈켓을 입을수 있을까 궁금해 한다. 이 대회가 열리는 조지아 애틀란타의 어거스타 내셔날 골프장은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꼭 한번 그곳에서 라운딩을 하는것이 꿈인 것이다. 또한 선수들도 이 대회에 초청을 받기만 해도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하는 그런 대회이다. 빌게이츠, 워렌 버핏, 그리고 대기업의 회장들이나 주지사가 주 멤버인 이 골프장은 1933년 생긴 이래 멤버는 백인 남자, 캐디는 흑인 남자만을 고집해 왔었는데 1990년 흑인 남자를 멤버로 들일 때까지 그곳은 백인 남성들의 성역인양 행동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여성 회원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그동안 많은 여성 단체에서 진정서를 보내고 피켓을 들고 데모도 했지만 대답은 언제나 “노” 였다고 한다.
그런데 매년 경기 하루 전에 열리는 클럽 회장의 기자들 회견이 있었다. 손을 들어 간단히 질문이 오고 가는데 끈질기게 거의 20여분을 손을 계속 들고 있는 여기자가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뉴욕 타임스의 스포츠 담당을 맡은 카렌 크라우스 였다. 결국 사회자는 그녀를 지명했을때 거의가 스포츠 기자는 남자인 그들 사이에서 앞줄에 앉은 그녀는 큰 목소리로 당당하게 예기했다. “세월이 이렇게 변하는데 어째서 이 골프장은 아직도 여성 회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까? 그리고 매년 이 대회의 중요한 스폰서로 가장 큰 3개의 회사( I.B.M., AT&T, 엑손 모빌) 의 수석이사들을 관례대로 모두 회원으로 영입하실 예정입니까?” 라고 물었다.
그런데 I.B.M.회사의 수석이사( Eecutive C.E.O.) 가 역사이래 처음으로 버지니아에 사는 53세의 로메티라는 골프를 즐기는 여성인 것이었다. 그날 그 회의장은 오랫동안 회의가 중단되고 술렁이며 많은 관계자들도 무척 당황했다고 한다. 어쩜 사회자도 이미 그녀가 무슨 질문을 할지 미리 추측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매년 받아온 지원이 올해도 필요한 상황에서 고심하고 있던 그들은 처음으로 그녀의 물음에 한발짝 뒤로 물러서며 다음 이사들의 회의에서 상의해서 케이스- 바이-케이스로 여자 회원을 서서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하므로 일단락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곳에 있던 몇명의 골프장 이사들도 이제는 여성 회원을 들일 때가 되었다고 한마디씩 보탰다고 한다.
미국 사람들이 잘 쓰는 말에 우는 아기만 젖을 준다는 말이 있다. 우리도 가끔은 우리가 무엇을 절실히 원하는가를 주위에 알릴 필요가 있다. 제비 엄마가 먹이를 가져오면 새끼들 중에서 가장 입을 크게 벌리는 놈한테 제일 먼저 먹이를 넣어 준다고 한다. 왜냐하면 입을 작게 벌리는 놈은 이미 음식을 먹었던지 배고픔이 절실하지 않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 여기자의 얘기를 들으며 문득 우리나라의 황진이가 떠올랐다. 동서 고금을 초월해서 이 두 여인은 자기 의사를 전함에 당당하고 끈질겼으며 세상을 바르게 바꾸는 일에는 한치의 양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당대의 유명한 기녀인 황진이는 덕과 미를 함께 겸비하고 악기에도 능했으며 총명함과 영리함이 그당시 위풍을 자랑하는 많은 영웅 호걸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그녀의 시 몇 구절을 소개한다.
청산리 벽계수야 / 수이감을 자랑 마라 / 일도 창해 하면 / 다시 오기 어려왜라 / 명월이 만공산하니 / 쉬어간들 어떠리 **
산은 옛 산이로되 /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 주야에 흐르니 / 옛 물이 있을쏘냐 / 인걸도 물과 같아야 / 가고 아니 오노매라.
모든것은 지나가니 독불장군으로 살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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