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타자 왓슨 제76대‘골프명인’등극
▶ 플레이오프 2번째 홀에서 기적의 파로 승리
버바 왓슨이 지난해 매스터스 우승자 찰 슈워젤로부터 그린재킷을 받아 입은 뒤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우스터헤이즌‘더블이글’행운 불구 우승 불발
76번째 그린재킷의 영광은 왼손잡이 장타자 버바 왓슨(33)에게 돌아갔다.
8일 조지아 어거스타의 어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막을 내린 제76회 매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왓슨은 2년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루이 우스터헤이즌과 플레이오프까지가는 손에 땀을 쥐는 대접전 끝에 플레이오프 두 번째 홀에서 숲속에서 친신기의 세컨샷에 힘입어 파를 지켜내며 보기를 범한 우스터헤이즌을 따돌리고 매스터스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이로써 매스터스는 지난 2003년 마이크 위어가 우승한 이후 10년만에 5번째로 왼손잡이 골퍼가 챔피언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우스터헤이즌은 이날 2번홀(파5)에서 페어웨이 세컨샷을 그대로 홀컵 안에 집어넣어 일명‘ 알바트로스’로 불리는 더블이글을 기록, 한꺼번에 3타를 줄이며 단숨에 선두로 올라선 뒤 마지막 순간까지 한 번도 리드를 놓치지 않았으나 끝내 이를 우승까지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4라운드 중반까지도 과연 누가 그린 재킷을 입게 될지 점치기 힘든 각축전이 펼쳐져 전 세계 골프팬들을 숨막히게 만든 명승부였다. 3라운드까지 7언더파를 기록한 우스터헤이즌은 챔피언그룹으로 플레이한 피터 핸슨(-9)과 필 미켈슨(-8)에 각각 2타와 1타 뒤진채 라운드를 시작했으나 2번째 홀에서 253야드 거리에서 4번 아이언으로 친 페어웨이 세컨샷이 그린 에지에 떨어진 뒤 약 90피트 정도를 굴러 홀컵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더블이글이 되며단숨에 3타를 줄여 10언더파가 되며 순식간에 단독선두로 솟아올랐다. 매스터스 역사상 단 4번째로 나온 더블이글으로 단숨에 선두자리에 오른 우스트헤이젠은 이후 여러 도전자들이 돌아가며 계속 선두를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잇달아 클러치 퍼팅을 성공시키며 최소한 공동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생애 2번째 메이저 타이틀과 첫 그린재킷을 향해 계속 앞서갔다.
하지만 세계 골프 최고인 상품인 그린재킷 쟁탈전이 물론 그렇게 싱겁게 끝날 리는 없었다. 6언더파로 출발, 첫 두홀에서 보기와 버디를 맞바꿔 우스터헤이즌에 4타차로 뒤졌던 플레잉 파트너왓슨은 물밑에서 조용히 추격을 시작했다. 우스터헤이즌이 4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간격을 1타 줄인 왓슨은 5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2타차로 따라붙었고 후반 12번홀에서 보기로 1타를 잃었으나 13, 14, 15, 16번홀에서 4연속 줄버디를 터뜨리며 13번과 15번홀에서 버디로 응수한 우스터헤이즌과 마침내 공동선두(-10)로 올라섰다. 그사이 리 웨스트우드와 맷 쿠차 등이 막판 맹추격으로 선두를 위협했으나 곧바로 미끄러지는 등 순위변동이 있었지만 결국 그린재킷을 향한 레이스는 이들 두 명의 매치 플레이 맞대결로 압축됐다.
타이상황에서 맞은 첫 홀인 17번홀에선 두 선수 모두 티샷이 페어웨이를 놓치며 위기를 맞았으나 둘 다 모두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18번홀에서도 모두 파를 기록, 균형을 깨지 못한 채 플레이오프에 들어갔다. 플레이오프 첫 홀인 18번홀에서 파로 타이를 이어간 두 선수는 10번홀(파4)로 향했고 여기서 왓슨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당겨져 나무 숲속에 빠지자 승부가 거의 끝난 듯 했다. 하지만 우스터헤이즌의 티샷도 왼쪽으로 가며 러프에 빠졌고 이어진 어프로치샷은 짧아 그린 앞쪽에 머물렀다.
이 상황에서 왓슨은 76번째 매스터스 타이틀을 결정지은 신기의 샷을 터뜨렸다. 155야드 거리에서 나무 사이에 빠져 그린이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친 왓슨의 웨지샷은 왼쪽으로 40야드 정도를 돌아가 휘어지며 그림처럼 그린에 떨어진 뒤 굴러 홀컵 10피트 옆에 멈춰선 것. 여기서 기세가 꺾인 우스터헤이즌은 그린 에지에서 친 칩샷이 길어 홀컵을 지나쳤고 컴백 파펏마저 놓쳐 보기를 기록했다. 그리고 왓슨은 10피트 거리에서 투퍼팅으로 생애 최고의 승리를 결정지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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