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키호테에 덧칠하기’ 김상의 박사 내달 작품전
김상의 박사의 작품‘돈 키호테’.
“운명이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길로 인도하는구나. 저기를 보아라, 산초 판사야. 서른 명이 좀 넘는 거인들이 있지 않느냐.
나는 저놈들과 싸워 모두 없앨 생각이다.
이것은 선한 싸움이다. 이 땅에서 악의 씨를 뽑아버리는 것은 하나님을 극진히 섬기는 일이기도 하다”
“거인이라뇨?”
“저쪽에 보이는
팔이 긴 놈들 말이다. 어떤 놈들은 팔 길이가 2레구아나
되기도 하지”
“저, 주인님. 저기
보이는 것은 거인이 아니라 풍차인데요.
팔처럼 보이는 건 날개고요. 바람의 힘으로
돌아가면서 풍차의 맷돌을 움직이게 만들지요”
“그건 네가 이런 모험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저놈들은 거인이야. 만약 무섭거든 저만큼 떨어져서 기도나 하고 있거라. 나는 저놈들과 유례가 없는 치열한 일전을 벌이러 갈 테니까”
(‘돈키호테’ 중에서‘용감한 돈키호테가 상상조차
못 해본 굉장한 풍차의 모험에서 거둔 대단한 결과와
유쾌하게 기억할 만한 사건에 대하여’ 중에서)
미겔 데 세르반테스(1547∼1616)의 장편소설 ‘돈키호테’는 이상주의적 광인 돈키호테와 현실주의적 시종 산초 판사를 통해 당시 중세사회를 교묘하게 비판하는 한편 진정한 인간의 본성을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으로 묘사해낸 위대한 소설이다.
지난 400여년 동안 전세계의 수많은 작가, 미술가, 음악가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며 늘 새로운 감동과 해석을 낳아온 돈키호테가 이번에는 미주한인 작가의 그림을 통해 새롭게 조명된다.
목사이며 철학박사, 신학교수, 화가인 김상의 박사는 오는 4월7~15일 오렌지카운티의 GG 갤러리에서 ‘돈 키호테에 덧칠하기’란 제목으로 작품전을 갖는다.
그는 이번 전시회의 배경에 대해 “어려서 읽었던 ‘돈키호테’를 최근 다시 읽은 후 특별한 감흥을 갖게 됐다”고 설명하고 “흔히 돈 키호테는 머리가 좀 돈 친구, 풍차를 거대한 악한으로 보았던 환각환자, 황당한 일만 저지르는 덜 떨어진 방랑객으로 알려져 있으나 방랑의 길에 올라 자기만의 세상을 꿈꾸고, 또 자기식대로 살아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마음 한 곳에서는 그렇게 살 수 있었던 돈 키호테가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또 “그의 생각이나 행동, 결심 또 그가 베푼 인류애, 우정, 연정 등을 지켜보면서 이 세상의 어느 누가 돈 키호테보다 더 확고한 삶의 목표를 가지고 확신 속에서 한 세상을 살았을까 혼자 묻기도 했다”며 “그러기에 키에르케고르는 돈 키호테에서 예수 상을 본다고 했고, 도스도예프스키의 ‘백치’의 주인공인 뮤이슈킨도 돈 키호테를 모델로 삼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돈 키호테의 초상 몇점과 그가 방랑하는 길을 그린 풍경화, 그리고 그의 속 마음을 표현해 본 추상화 등 25점 정도의 작품을 소개한다.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그린 슈트라우스의 환상적 변주곡을 들으며, 피카소와 도미에, 고야가 그린 돈키호테도 감상하면서 그린 그림들이다. 김 박사는 “모두가 돈 키호테에 자신들의 소리, 선, 색채를 더해 새로운 돈 키호테를 태어나게 한 노력의 결과”라고 말하고 “나 자신도 내 나름대로 돈키호테에 내 식의 ‘덧칠’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피츠버그 대학에서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30여년 간 목회하면서 여러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강의했다. 은퇴 후 칼스테이트 롱비치에서 2010년 미술학사(BFA)를 받은 그는 1년 반 전에 같은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리셉션은 7일 오후 6~9시에 열리며 ‘돈 키호테 신부와 나눈 이야기’란 제목의 강연도 갖는다.
G.G. Gallery, 8803 Garden Grove Blvd.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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