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 특별후원 종려주일에‘요한 수난곡’ 공연 “드러매틱한 작품에 한인 관심을”… 티켓 할인
사람의 목소리가 최고의 악기라는 그랜트 거숀은“모든 악기의 연주자들이 궁극적으로 내려하는 소리 역시 바로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사운드”라고 말했다.
LA 매스터 코랄 지휘자 그랜트 거숀
LA 매스터 코랄의 지휘자 그랜트 거숀(Grant Gershon)은 지난해‘무궁화: 샤론의 장미’공연 즈음에 바이얼리니스트 제니퍼 고, 작곡가 마크 그레이와 함께 인터뷰한 적이 있다. 굉장히 조용하고 겸손하며 음악에 묻혀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번에 다시 만난 그는 정말 음악처럼 부드럽고 아름다웠다. 사실 콘서트에 자주 다니다 보면 여기저기서 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매스터 코랄 연주회는 당연하고 LA 오페라의 오케스트라 핏에서 지휘하는 모습을 볼 때도 있고, LA 필하모닉 연주장에서도 코러스를 지도하는 그를 가끔 본다. 지난 번 두다멜의‘말러 전곡 사이클’에서 2번 교향곡 연주 때는 합창단의 테너파트에 서서 노래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그의 음악적 재능은 “한계가 없다”는 것이 음악계의 공통된 평가다. 작곡가 존 애덤스는 그를 ‘완전한 음악인’이라 했고, LA타임스 비평가 마크 스웨드는 “그의 리더십 아래 LA 매스터 코랄은 미국에서 가장 익사이팅한 코러스가 됐다”며 극찬해 마지않았다. 원래 피아니스트로 USC 음대를 우등 졸업한 그는 90년대 중반부터 지휘봉을 잡기 시작, 에사 페카 살로넨 시절 LA 필하모닉의 부지휘자로 활동했고 지금은 LA 오페라의 부지휘자 겸 코러스 매스터로 활약하고 있어(다음 시즌 ‘나비부인’ 지휘) 심포니, 오페라, 합창 등 모든 형태의 음악 지휘에 무한한 실력과 열정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무궁화 샤론의 장미’는 특별한 공연이었습니다. 한국의 합창음악들도 좋았고, 무엇보다 청중의 흥분이 그대로 전해진 감동적인 연주회였지요. 2년 후의 LA 매스터 코랄 50주년 시즌에 한국 음악을 다시 연주할 계획입니다. ‘메나리’를 쓴 우효원의 작품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올해 초 있었던 단원 오디션에서는 100명의 후보 가운데 7명이 한인이었다며 노래를 사랑하는 한인 단원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는 거숀은 LA 매스터 코랄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전 미국에서 한 시즌의 티켓 세일이 100만달러를 넘어서는 유일한 합창단”이라고 전한 그는 “좋은 청중과 완벽한 싱어들, 세계최고 수준의 공연장, 그리고 내가 원하는 레퍼터리를 마음껏 연주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져 너무나 감사하다”고 뿌듯해 했다.
LAMC는 이번 시즌에 3개의 콘서트를 남겨놓고 있다. 이 중 종려주일인 다음 주말 열리는 바흐의 ‘요한 수난곡’은 본보 특별후원 공연으로, 거숀과 LAMC 관계자들은 기독교 신앙이 깊은 한인들이 많이 참석하기를 바라고 있다.
“요한 수난곡은 이야기가 있는 합창곡입니다. 요한복음을 토대로 예수가 겟세마니 동산에서 체포되는 장면에서 시작돼 십자가에 달려 죽은 후 장사 지낼 때까지의 스토리가 노래와 합창, 앙상블로 연주되지요. 마치 연극처럼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복음사가, 예수, 빌라도, 베드로, 하녀, 시종이 각각 맡은 역할을 노래하고, 40명의 합창단은 군중 역할도 하고 회중 찬양도 하게 되요. 게다가 바흐 자신의 코멘트도 들어 있는 등 층과 결이 많고 드러매틱하며 익사이팅한 작품입니다”
바흐가 ‘마태 수난곡’에 3년 앞서 작곡한 곡인데도 분위기가 굉장히 다르다고 설명한 거숀은 특히 이번 연주회에서는 ‘무지카 안젤리카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바로크 시대 쓰이던 것과 같은 악기들(류트. 비올라 다 감바, 바소 콘티누오 등)로 연주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좀 더 부드러웠던 바흐 시대의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한 수난곡’의 31일 공연 티켓은 25% 할인된 가격(48, 74, 97달러)으로 본보 사업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323)692-2068, www.lamc.org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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