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A카운티미술관 ‘원더랜드에서’ 전시회
프리다 칼로의 ‘가시목걸이와 벌새가 있는 자화상’(1940). / 브리젯 티치너의 ‘자화상’(연대미상).
1930~68년 멕시코시티·미국 활동 47명
회화·드로잉서 사진·영화 등 175점 선봬
“미국 페미니스트 운동 태동 기폭제”평가
20세기 초 초현실주의 미술에서 여성의 소리를 찾아보는 전시회가 LA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개막됐다. 1월29일부터 5월6일까지 레스닉 파빌리온에서 열리는‘원더랜드에서: 멕시코와 미국 여성화가들의 초현실주의 모험’(In Wonderland:The Surrealist Adventures of Women Artists in Mexico and the United States).
라크마와 멕시코시티 현대미술관(Museo de Arte Moderno)가 공동 기획한 이 전시회는 미술사에서 유럽 중심 남성들의 영역으로 채색되어 온 서리얼리즘을 북미주 여성의 시각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1930년부터 1968년까지 약 40년 동안 멕시코시티, 뉴욕, 시카고, LA,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했던 작가 47명이 남긴 175점의 회화, 드로잉, 사진, 조각, 영화 등이 소개된다.
이들은 프리다 칼로, 리 밀러, 레오노라 캐링턴, 루이스 부르주아 등 유명작가들도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들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시기적으로 여성해방운동과 겹치는 작품들도 적지 않다.
초현실주의(Surrealism)는 미래파와 다다이즘에 이어서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퍼진 문예사조로, 1924년 앙드레 브레통의 ‘초현실주의 선언’에서 시작됐다. 부르조아 문화전통을 거부하고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지성을 초월한 꿈이나 잠재의식의 세계를 해방함으로써 초현실적인 미를 창조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신운동에서도 여성은 ‘열등한 존재’로서 남성 작가들의 아내이거나 정부, 혹은 뮤즈로서의 역할밖에는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북미주 지역은 조금 분위기가 달랐다.
이곳에서 태어났거나 혹은 유럽에서 건너온 여류작가들은 자유와 평등을 이념으로 세워진 미국에서 가부장적인 사회에 항거하는 중요한 초현실주의 작품들을 남겼다. 창조적이고 혁신적이며 용기 있는 이들의 작업을 바탕으로 미국의 페미니스트 운동이 태동됐다고 보기도 한다.
전시장은 9개의 주제로 나뉘어 작품들을 소개한다. ‘정체성’(Identity), ‘몸’(Body), ‘창조적 여성’(Creative Woman), ‘로맨스와 가정’(Romance and Domesticity), ‘게임과 기술혁신’(Games and Technical Innovations), ‘북미: 땅, 원주민, 신화’(North America: The Land, Native People, and Myths), ‘추상초현실주와와 새로운 우주적 신화’(Abstract Surrealism and the New Universal Myth), ‘정치’(Politics), ‘페미니즘 혁명’(Feminism Revolution) 등 주제별로 묶어 놓아서 같은 작가의 작품이 여러 곳에 산재돼있기도 하다.
이 전시는 5월6일 끝나는 대로 6~9월 캐나다 퀘벡의 국립보자르뮤지엄으로 갔다가 9월말부터 내년 1월까지 멕시코시티 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입장료 성인 20달러(18세 이하 무료). 수요일 휴관.
(323)857-6010, lacma.org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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