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위트 있는 이야기와 풍자로 주목받은 영화 ‘방자전’이 TV용 영화로 재탄생했다.
채널CGV가 오는 5일 첫선을 보이는 ‘TV방자전’은 영화를 원작으로 춘향과 방자, 몽룡의 삼각관계를 4부에 걸쳐 그린다.
원작 영화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김대우 감독이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TV영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봉만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봉 감독은 2005년 최초의 TV용 영화 ‘동상이몽’ 이후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신데렐라’를 거쳐 6년 만에 TV로 복귀했다.
1일 오후 CGV용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봉만대 감독과 주요 출연진은 원작과 다른 색깔의 ‘방자전’을 선보이겠다고 입을 모았다.
봉만대 감독은 "원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며 "매체가 다르고 극장까지 관객을 불러오는 게 아니라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적 템포가 다르다. 그 안에서 원작의 즐거움을 배가하고 못다한 이야기를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TV방자전’은 수위 높은 배드신과 대사로 19세 미만 시청불가 등급을 받았다. 총 제작비는 15억원으로 TV 영화로는 규모가 크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원작과 같지만 캐릭터의 성장 배경이나 성격은 각색했다. 여기에 코믹한 사건들과 톡톡 튀는 대사 등 트렌디 드라마의 요소를 가미했다.
영화에서 김주혁이 연기했던 방자는 외모와 성격에서 남성미가 한층 강해졌다.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과 드라마 ‘탐나는 도다’에 출연했던 이선호가 방자를 연기한다.
이선호는 "김주혁 선배의 연기가 뇌리에 많이 남아서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기하다보니 저만의 방자가 나온 것 같다. 김주혁 선배의 방자가 무뚝뚝하고 표현이 거칠다면 저는 좀 더 따뜻하고 섬세한 밝은 ‘미래소년 코난’ 같은 방자"라고 설명했다.
방자와 몽룡을 사로잡는 춘향 역은 신인 이은우가 연기한다.
춘향은 남자를 사로잡기 위해 서울말 과외를 받고 온갖 야설을 섭렵하는 발칙한 여인으로 그려진다.
이은우는 "원작 속 조여정 씨와 비교도 생각해 봤지만 감독님과 배우들이 다르기 때문에 저희만의 색깔이 있다고 생각했다. 춘향 또한 영화 속 춘향과 다른 인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런 점에서 부담감 없이 우리 것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노출 연기와 관련해서는 "춘향은 여배우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보고 싶은 역할이었다. 노출의 문제가 아니라 인물이 매력있게 다가왔다"며 "노출장면을 찍을 때는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아름답게 찍어주실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원작에서 류승범이 연기한 이몽룡은 드라마 ‘동이’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여현수가 맡았다.
어딘가 부족했던 영화 속 몽룡과 달리 여현수가 연기하는 몽룡은 수려한 외모와 탁월한 유머감각을 겸비한 인물로, 과거 공부를 핑계로 조선 팔도를 누비며 여색을 탐한다.
여현수는 "몽룡이는 역대 몽룡 중 제일 가볍고 다듬어지지 않은 양반 캐릭터"라며 "영화 속 몽룡이와 전혀 다른 몽룡이가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받고서야 처음으로 영화를 봤다. 첫 장면을 보고 아차 싶어서 영화를 끄고 시나리오만 봤다"며 "항상 착하고 순한 연기를 해왔는데 제가 봐도 ‘와 여현수가 저런 게 되는구나’라는 걸 처음 느꼈다. 바람둥이 이미지가 만들어져 오히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민지현이 연기하는 향단은 순수하나 야망에 휩싸인 팜므파탈로 방자와 몽룡을 동시에 유혹한다.
이은우와 자신 중 누가 예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민지현은 "솔직히 제가 이은우 씨보다 더 예쁘다고 생각한다"고 당차게 답했다.
그는 "작품에서 향단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내가 더 예쁘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아현이 한때 조선을 뒤흔들었던 기생 월매로, 윤기원이 엉뚱하고 엽기적인 변사또로 분한다. 원작에서 변사또 역의 송새벽은 독특하고 개성 있는 연기로 평단과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와 관련해 윤기원은 "신인 때부터 내가 하는 연기는 나만의 것이라는 식으로 훈련해 왔기 때문에 부담되는 건 없었다"며 "대본을 보면 캐릭터 자체가 다르다. 마무리까지 다른 인물로 표현됐기 때문에 제 분석과 저만의 스타일로 연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V방자전’은 5일부터 4주간 매주 토요일 밤 12시 방송된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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