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각국 3천 팬 운집…2시간 내내 "JYJ" 연호
"떼끼에로(사랑해), 떼끼에로!"
지난 29일(현지시간) 80여 년 역사를 지닌 스페인 바르셀로나 ‘뽀블레 에스빠뇰(Poble Espanyol:스페인 전통 건축물로 꾸며진 대표 관광지)’ 광장에 3천 명의 함성이 메아리쳤다.
이날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스페인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 JYJ(재중, 유천, 준수)를 향해 외치는 환호였다.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핀란드 등 유럽 각지에서 온 관객들은 공연 시작 전부터 "제이 와이 제이(JYJ)"를 연호하며 광장을 붉은 야광봉으로 물들였다. 이탈리아 팬들은 공연 전날부터 텐트를 치며 줄을 섰다. 현지 교포는 드물었다.
이번 JYJ의 공연은 유럽 내 K팝 불씨가 지펴진 시점에서 열려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합동 공연을 열었지만 K팝 열풍의 주역인 아이돌 가수 단일 팀이 유럽에서 콘서트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
또 비록 3천 관객 앞에서 노래했지만 유튜브 등을 통해 인터넷에서 형성된 유럽내 K팝 팬덤을 오프라인에서 다시 확인시켜준 자리이기도 했다. 앞서 JYJ는 지난 15-16일 일본에서 총 8만 명 규모의 공연을 펼쳐 아시아권에서 K팝의 인기를 입증했다.
이날 공연은 스페인 전통 건축물로 둘러싸인 광장에서 열려 흥겨운 야외 페스티벌처럼 운치를 더했다.
"다 함께 미친 듯이 놀아봅시다~."
유천의 외침에 관객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뛰어올랐다.
멤버들은 지난해 발표한 월드와이드 음반 ‘더 비기닝(The Beginning)’과 지난 9월 발표한 스페셜 음반 ‘인 헤븐(In Heaven)’ 수록곡들을 고루 섞어 들려줬다.
스페인 유명 댄서이자 방송인인 라파 몬데즈(Rapa Mondaz) 씨가 안무 디렉터로 참여해 그간의 공연 무대보다 퍼포먼스는 한층 역동적이었다.
’엠프티(Empty)’와 ‘피에로(Pierrot)’ 무대에서는 댄서들이 애크러배틱을, ‘미션(Mission)’ 무대에서는 마임과 텀플링을 곁들였다.
라파 씨는 "각자의 나라에서 따로 연습하고 스페인에서 안무를 맞춰봤는데 호흡이 잘 맞아 놀랐다"며 "격렬한 춤을 추면서 라이브를 소화하는 JYJ는 프로페셔널 했다. 유럽에서 성공할 거다"고 치켜세웠다.
멤버들의 솔로 무대는 한소끔 끓어오른 열기를 식히는 발라드 무대로 꾸며졌다.
드라마와 뮤지컬 무대에서 개별 활동을 펼친 멤버들은 자신들이 불러 히트시킨 드라마 주제곡을 선곡해 가창력을 뽐냈다.
티켓 가격이 50-100유로(한화 8만여-16만여 원)인 이날 공연은 그간의 JYJ 무대보다 관객 규모는 작았지만 팬들의 열기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았다.
’낙엽’ 무대에선 관객 모두 ‘그라시아스(감사합니다)’라고 써진 종이를 흔들었고 ‘인 헤븐(In Heaven)’과 ‘엠프티’ 때는 모두들 한국어 노랫말로 합창했다.
또 관객들은 2시간 공연 내내 각국의 국기와 태극기, ‘재중아 지켜줄게’ ‘I ♡ JYJ’라고 써진 응원 도구를 흔들거나 휴대전화와 카메라로 멤버들을 담는데 여념이 없었다.
멤버들이 "베사메무초(내게 열렬한 키스를)" "오스께레모스(우리가 너희를 사랑해)" 등 배운 스페인어를 한마디씩 전할 땐 연방 화답하며 즐거워했다.
유천은 "스페인에서 첫 공연이어서 모든 게 신기하지만 여러분과 매해 만났던 것처럼 익숙한 느낌이 든다"고, 준수는 "스페인에 이어 다음 달 독일 베를린 공연을 끝으로 연말까지 쉴 것이다. 올해 마지막 무대를 유럽 팬들과 함께 해 기분이 좋다"고, 재중은 "’찾아뵙겠다’는 유럽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게 돼 행복하다"고 끝인사를 했다.
관객들은 앙코르 무대가 끝난 후에도 "안돼, 안돼"라고 한국말로 외치며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학생 커플 조지 루이즈 씨와 마리아 암빠로(이상 24) 씨는 "우린 4년간 커플로 지내며 내내 동방신기 팬이었다"며 "데이트할 때는 JYJ의 음악을 같이 듣고 유천이 출연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도 봤다. 3주 전에 JYJ의 티켓을 사고 무척 떨렸는데 지금도 그들이 스페인에 온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기뻐했다.
직장인 노에미 블라 씨와 에스떼르 아베야 씨(이상 30)도 "JYJ 팬이 된 지 3년이 넘었는데 이곳에서 JYJ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며 "멤버들은 노래도 잘하지만 유머러스했다. 멋진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JYJ는 다음 달 6일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 폴 포츠가 최근 공연을 펼친 베를린 템포드롬에서 한차례 더 유럽 무대에 오른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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