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제 인물 리비아 내전 참전하고 돌아온 크리스 전 씨
리비아 시민군들은 기쁜 마음으로 크리스 전씨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UCLA 재학 중 출국 폭격기 떴을 땐 두려움
함께 라마단 금식 기도 아랍식 이름도 받아
“내게는 리비아에서 만난 사람들이 축복입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리비아 내전에 참가하고 돌아온 한인 청년 크리스 전(21)씨(본보 9월1일자 보도)의 사연이 지난 23일 OC 레지스터지에 소개됐다.
미션비에호에 살면서 UCLA에서 수학을 전공하는 크리스 전씨는 지난 여름방학 돌연 40여년 동안 철권통치를 이어온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내전이 일어나고 있는 리비아에 시민군으로 참전하고 돌아왔다. 그는 자신이 살아 있는 것도 행운이지만 리비아 사람들과의 만남이 소중한 추억이라고 말했다.
전씨가 시민군과 처음 만난 곳은 시민군이 점령한 라스 린누프시 체크포인트에서다. 전씨는 시민군에게 붙잡혀 그 곳에서 하루 밤을 지새워야 했다. 그는 “집에서 수천마일 떨어진 전쟁터에서 난 홀로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생각이 떠올라 잠시 동안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시민군 지휘본부에 들어간 전군은 처음 단순히 그들을 돕는 일부터 시작했다. 시민군 지휘본부와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카다피 점령지역에 나토군의 폭격이 있고 나서 트럭을 타고 이동할 때 그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전씨는 “전투기가 도시를 폭격하는 것을 목격하고 트럭을 타고 이동할 때는 두려웠다”며 “하지만 내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민군들은 점차 시간이 갈수록 전씨를 가까이 대하고 형제처럼 아꼈다. 그는 라마단에는 그들과 함께 금식하고 기도했으며 물담배를 함께 나눠 피우기도 했다. 그들은 전씨를 ‘아메드 엘 마그라비 사이디 바르가’라는 별칭으로 부르기까지 했다.
전씨는 “그들이 나를 형제라고 부르며 나와 친근해지기 시작할 무렵 내게 총을 주었고 함께 전쟁에 나가게 됐다”며 “그 때부터 침대 아래 총을 두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전씨는 전투를 경험하면서 죽음과 괴로움은 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코앞에 있는 현실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전투에 대해 자세하게 말하지 않고 “단지 전쟁일 뿐”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리고 그는 “사람을 쏘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묻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전씨는 전쟁이 끝나기 3주 전 아무런 부상 없이 리비아를 떠났으며 현재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사실 크리스 전군이 목숨을 걸고 위험한 현장을 다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대학 신입생 때 아마존 지역에서 전투적인 부족 수알족을 만나 생활을 했다.
그는 악어를 사냥하는 법과 피라니아로 요리하는 법을 배웠다. 그는 콜롬비아에서 위험한 도시로 알려진 메디린과 산티아고 데 칼리 지역을 방문해 살사댄스를 배워오기도 했다.
한편 크리스 전씨의 이런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할리웃 관계자들과 작가들이 그의 이야기를 영화나 책으로 내자며 연락해 오고 있다.
<신정호 기자> jh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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