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 지역연구대학원 박명림 교수, UH 한국학센터 강연
한국학 관련 주요 사안들에 대한 하와이주립대 한국학센터 주최의 세미나 시리즈의 일환으로 한국 연세대학교 지역연구대학원의 박명림(48) 교수가 이달 13-14일 양일간 “Korea as a Peace Hub in the East Asian And International Orders”란 주제로 강연했다.
고려대 정치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 박사학위(논문주제: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 1994)를 이수한 박 교수는 “한국은 오랫동안 동아시아와 세계 갈등의 중심에 위치해 왔다”며 “특히 중국과 일본이 참전한 임진왜란이야 말로 제1차 동아시아 국제전쟁이라 불러야 하며 청일전쟁, 그리고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민들의 삶은 평화로울 수 없었고 따라서 한반도의 평화야 말로 동아시아의 평화를 유지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중국이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미국의 단일 헤게모니를 넘보는 국제 제국화로 변모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며 역사적으로 한국은 중화제국 아래서는 비교적 평화를 유지해 왔으나 일본이나 러시아의 국력이 한반도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나라의 국력과 대등해질 때 전쟁이 발생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랜 냉전 중에도 미국과 소련이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해 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따라서 긴밀한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한편 한중 협력을 병행해야 일본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중 무역량이 미국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하고 있어 중요 무역파트너로 자리잡고 있는데다 북핵 문제도 중국을 잘 활용하면 해결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위해 한국이 ‘양다리를 걸친다’는 인상을 심어주지 않을 정도의 수준에서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한미동맹이 불안해 질 경우 한반도는 일본과 러시아, 중국의 영향력을 넓이기 위한 투쟁의 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점에는 대다수 일본/러시아 학자들도 동의하고 있다는 것.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장한 한국의 동아시아 균형자론에 대해서도 현재 동아시아 4강이 세계4강이나 마찬가지인 형국이며 이 와중에서 한국이 균형자 역할을 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기 때문에 뜻은 좋으나 대놓고 표방할 만한 성질은 아니고 미국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과의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한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나 과도한 민족주의나 그 반대의 극단적인 성향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중용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화체제 내에서도 오랫동안 흡수되지 않고 정체성을 유지해 왔고 미국이 주도한 세계질서 속에서도 이승만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같이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도 경제발전을 이루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성공케이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며 진보/보수의 문제를 넘어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작은 국가이면서도 국제적 영향력을 잃지 않고 있는 스위스나 덴마크와 같이 가치지향적인 사회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난했던 시절을 딛고 일어선 한국사회는 앞으로 물질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개인만 잘 먹고 잘사는 사회’가 아닌 ‘나눌 수 있는 공동체’로 성장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인 논쟁이전에 구체적인 분석과 자료에 의한 정책적인 토론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북한문제와 관련해서는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도 중요하나 ‘평화를 지킬 수 없는 상황’하에서는 협력과 동시에 압박을 병행할 수 있는 지혜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명림 교수의 저서로는 한국 전쟁의 발발과 기원 1,2, 한국 1950: 전쟁과 평화 등이 있고 박 교수의 한국전쟁에 대한 연구는 ‘비판적 아시아학’의 대표적 인물인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자신의 저서인 ‘한국 전쟁의 기원’을 통해 남한의 북침쪽으로 경도된 내전설을 주장한 수정주의적 시각을 구 소련 붕괴 이후 해제된 비밀 자료, 미국 측 비밀 문서, 남-북한 비밀 문서, 중국, 일본 등의 해제된 기밀 문서들을 토대로 바로잡은 중요한 자료들로 평가 받고 있다.
<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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