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니 일본 신임 총리가 취임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통화를 하는데 언제나처럼 외교적으로 말을 아주 잘 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 그의 관방 장관은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유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었다. 이 방송을 들으면서 나는 며칠 전 학교 후배 P 씨의 말이 새삼 생각났다. 그는 세상을 보는 눈이 아주 날카롭다. 그의 이야기인 즉 일본은 독도 문제를 국제 재판소로 끌고 가려는 준비가 이제는 다 되어서 자꾸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가지 가능성이 두렵다는 것이었다. 첫째는 가뜩이나 일본인들에 대한 세계 사람들의 인식이 좋은데 이번 지진과 쓰나미 사건으로 일본인들은 공중 질서는 물론 법을 잘 지키고 남에게 폐를 절대 끼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인식을 아주 강하게 심어 주어, 근거 없는 땅 영유권을 주장할 국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한 것 같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어찌 보면 소영웅주의자라고나 해야 할 학자들이 어느 글에서 한 줄, 어느 지도에서 독도에 관한 자료만 발견하면 이것을 내밀면서 하도 “자 보시오, 이래서 독도가 우리 땅이요” 하면서 “나 잘랐소” 하는 바람에 이제 일본인들은 국제 재판소에서 한국이 내밀 카드를 다 알고 반격의 준비를 다 한 것 같은데 한국은 일본이 무슨 카드를 내밀지 짐작도 못하고 있다고 생각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국제 재판이 두렵다 했다.
아주 예리한 지적이다. 그러나 나는 보다 근본적으로 일본이 백 년이 넘게 갖고 있는 한국에 대한 식민사관의 의식 전환이 없는 한 독도문제는 물론 두 나라의 불편한 관계는 지속될 것이라 생각된다. 또 그러면서 일본의 식민사관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먼 길 같지만 독도 재판에 대비하는 근본책이라 생각한다.
이 식민사관은 명치유신의 주역인 사스마, 조슈 번에서 제기한 정한론에서 시작된다. 그들은 조선 땅에는 항상 대륙과 해양 세력의 영향 아래 조공국, 또는 식민지로서만 살아 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6~7세기 까지는 해양세력 일본의 영향권에 있었다는 주장이며 그들은 임나일본부설, 광개토대왕 비석에서 고구려가 조공을 했음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리고 백제 멸망 시 일본이 구원병을 보낸 것과 패전으로 조선에 대한 영향권이 일본에서 대륙 세력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라 설명한다.
이제 19세기에 와서 다시 해양세력인 일본이 조선을 다시 자기네 영향권 아래 두어야겠다는 것이 바로 식민사관을 기본으로 하는 시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청일전쟁, 노일전쟁, 한일 합방으로부터 시작되어 이차 대전 이후 60년간 일본의 정치세력에 이르기까지 손자, 외손자 등 혈연과 규슈 지역 연고 등으로 그 흐름이 줄곧 계속 되어 왔음을 주시해야 한다.
우리는 바로 이러한 역사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그리하여 오랜 시간이 걸려도 바른 역사의 인식에서 상호 존중하고 우호적인 관계로 가야 하며, 동시에 현재 일본의 그릇된 역사 인식이 독도 같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임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
물론 우리도 물론 반성할 것이 있다. 애국과 과학의 역사를 구분하지 못하여 신채호, 박은식 같은 한 학자가 동국약사 같은 책 몇 줄기에서 항일의 애국 충정으로 쓴 글을 역사라 우기고 과학적인 역사를 식민사관으로 매도하는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일본의 극우파의 식민사관을 바꾸지 못하고 고집을 부릴 빌미를 줄 수도 있다.
우리는 보다 큰 그림으로 보아야 한다. 한일이 공동으로 역사 교과서를 작성하자고도 하고 싶다. 그래서 상호 역사적 사실에 의해서 그들의 식민사관의 허구와 그로 인해서 식민수탈, 징병, 위안부 등의 죄도 느낄 수 있게 하고, 그래서 보다 밝은 미래의 동참자가 되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거듭 이야기 하지만 상호 밝은 미래의 걸림돌은 그들의 식민 사관이다. 이 인식을 바꾸는 것이 먼 길 같지만 독도 해결의 지름길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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