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촉, 오 삼국이 격렬한 대립을 하고 있던 무렵, 오나라 손권의 부하로서 관우를 죽인 것으로 유명한 ‘여몽’이라는 장수가 있었다.
그는 용맹한 장수이기는 하나 매우 무식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용맹을 인정받아 장군이 되었다. 장수로 인정은 받았으나 그의 학식이 부족함을 염려한 손권은 공부할 것을 여몽에게 권하였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학식이 뛰어난 손권의 부하 ‘노숙’이 여몽을 찾아갔다. 여몽의 오랜 친구인 노숙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여몽이 박식해진 것이다. “아니 옛 시골구석의 여몽이 아니군?” 그러자 여몽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모름지기 선비는 헤어진 지 사흘이 지나면 눈을 비비고 대할 만큼 달라져 있어야 하는 법이라네!” 여몽의 말에서 유래한 ‘괄목상대’는 학식이나 재주가 눈에 띄게 늘어난 사람을 말할 때 쓰는 말이 되었다.
사람은 죽는 순간까지 배운다. 결국 배우다 죽는 것이 인간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배우며 사는 사람에게 참다운 만족과 행복이 있는 것이다. 배운다는 정신을 가진 자에게는 열성과 집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 인간이 성공하는 것이다. 천한 신분이 귀하게 되고, 어리석은 사람이 슬기롭게 되고,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것이 가능한가? 그렇다! 충분히 가능하다. 오직 배우면 된다.
배움을 행하면 선비가 되고, 배운 것을 힘쓰고 애쓰면 군자가 되고, 통달하면 성인이 되는 것이다. 배워서 군자가 됨은 가난한 자가 부자가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군자는 벼슬이 없어도 귀하고, 재물이 없어도 부자고, 말하지 않아도 남이 믿고, 성내지 않아도 남이 어려워하고, 곤궁하게 살아도 무시당하지 않고 영화로우며,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즐거우니, 그러한 군자의 명예와 복은 싸워서 얻은 것도 아니요, 호언장담 떠들어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권력으로 눌러서 얻지도 못하며, 남에게 도적질 당하지도 않는 내심의 덕과 지식으로만 성취할 수 있는 것으로, 군자의 지위와 명예는, 얻으려고 다투면 잃고, 사양해도 오는 것이며, 법도를 지키면 쌓이고, 떠들고 선전하면 없어지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곧 배우는 것이다. 배움이 없이 삶을 바르게 이끌 수도 없고 지탱할 수도 없기에 나의 일방적인 추측이기는 하나, 학교 졸업을 영어 단어로 ‘Commencement’ 즉 ‘시작한다’라고 표현한 것 같다. 책에서, 생활에서, 경험에서, 인간관계에서, 성공에서, 실패에서, 역사에서, 자연에서 등 이와 같이 배우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천하만물이 다 나의 스승이 되는 것이다. 아브라함 링컨은 비록 초등학교 졸업자이지만 살면서 배움의 길을 지속해 나간 분이다. 만나는 사람에게서, 부딪치는 환경 속에서 무엇인가 얻으려고 그것들을 자기 교육의 장소와 기회로 삼았다고 한다. “나는 공부하고 준비하리라. 그러면 기회는 올 것이다.”
워싱턴 지역에 배움의 장이 널리 펼쳐져 있는 것이 분명 복된 것이며 자랑할 만한 일이다. 배움의 계절이요 천고마비(天高馬肥) 계절의 문턱인 9월에 신문 기사와 광고의 1/3쯤을 장식하는 배움의 손짓은, 이곳에 거주하는 한인 이민자들의 지적 수준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라고 표현하면 과장일까?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한 수준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시니어 센터’의 활성화는 여간 반가운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영어 단어 ‘old’는 우리말로 ‘늙었다’ 혹은 ‘낡았다’로 번역하는 줄 안다. old를 우리 인생에 대비시켜 볼 때, 전자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는 세월의 육체적 결과이나, 후자는 충분히 그 속도를 늦추려 하거나 오히려 더 새롭게 발전 변화시키려고 하는 우리의 의지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영역이다.
헤어진 지 사흘 만에 배움의 진보를 나타냄이 무리라면 연말쯤 되는 학기 말에 서로가 서로에게 “당신 괄목상대해졌어!”라는 인사와 격려의 나눔이 있었으면 참으로 기쁘지 아니한가? 재물 쌓기도 힘든 이 시기에 우리의 관심을 ‘배움’ 쪽으로 돌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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