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낱말 중의 하나이다. 십시일반, 글 뜻 그대로 여러 사람이 협력하여 한 사람을 돕는다는 뜻으로 열 사람이 열 술의 밥으로 한 사람의 한 끼 밥을 먹인다는 아름다운 말이다.
모래 알 같이 인정이 메마르고 각박한 현실에 십시일반의 따뜻한 협력정신이야 말로 사람 사는 세상의 희망이며 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흔히들 입술로는 십시일반을 부르짖으면서도 그 실천에 옮기기는 어려운 것 같다.
나는 이 십시일반을 생각할 때마다 참 잘 했다고 생각하며 자부하는 일 한 가지가 있다. 십시일반의 모델로 아주 성공한 케이스라고 자랑하고 싶다. 초창기 이 일을 위해 몇 사람의 헌신적 노력과 수고가 있었음을 말 할 나위도 없다. 거의 매일 모여 기도하고 의논하여 모임의 회칙과 골격을 만들고 한인들의 모임이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홍보지를 들고 나가 목이 마르도록 설명하며 홍보하였다.
벌써 10여 년 전 일이다. 그 당시 중앙시니어센터에 봉사하던 봉사자 박효민, 김윤한, 이상문, 정창명, 최성용, 우정규 등 7명의 늙은이들이 노년의 사후 문제를 논의하다가 우리가 죽은 후 장례에 많은 비용으로 자녀들이 큰 어려움을 당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자녀들의 걱정을 덜어 주는 일을 모색하다가 유비무환(有備無患)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정신으로 창설한 것이 워싱턴 복지상조회이다. 불시에 당하는 상사(喪事)로 자녀들이 당하는 경제적 고충을 덜어주기 위하여 사후(死後)의 일까지 준비하는 어버이의 깊은 사랑의 자애지정(慈愛之情)이라 하겠다. 일종의 상조계(상여계)와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일반 상조계는 노부모를 모신 자녀들이 대사(大事)를 준비해서 마련하는 계가 상례이지만 워싱턴 복지상조회는 부모가 자녀를 염려해서 만든 것으로 모순이 있는 것 같았지만, 1000명의 기본회원을 목표로 하여 회원 1인이 죽으면 1000명의 회원이 십시일반의 정신과 상부상조하는 마음으로 10불씩을 모아 회칙에 의해 유가족 자녀들에게 상조금을 전해서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제도이다. 정말 이상적이고 실효성이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했다.
2000년 4월에 창설된 상조회가 이 때 200여명이 되는 중앙 시니어센터 노인들을 모체로 생각했으나 호응은 별루였다. 처음부터 많은 회원이 가입이 된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발기자들의 가족 등 약 20명이 회원으로 출발했다. 50명, 100명, 200명, 500명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애로가 있었으며 운영에도 말 할 수 없는 어려움이 따랐다. 초창기에 회원이 죽으면 원근을 가리지 않고 조화(弔花)를 보내고 상조회기를 세우고 임원들이 회를 대표해서 조의를 표하고 유족들을 위로하곤 했다.
정말 자화자찬이 아니라 헌신적인 임원들의 노고의 대가로 10여년 워싱턴 복지상조회가 신실하고 건강하게 성장하여 현재 1,200명의 정회원으로 워싱턴, 버지니아 지역의 최대의 자생단체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현재 사후 지급되는 상조금이 평균 10,000불이 넘는다. 상(喪)을 당한 많은 유족들이 사후 장례문제까지 걱정하신 지극한 애정(哀情)에 감읍(感泣)하며 경모(傾慕)함이 극진했다. 이것이야 말로 십시일반의 참 아름다운 이행이 아니겠는가? 더욱이 교파를 초월하고 80세 이하 누구든지 가입할 수 있으니, 오는 것은 순서가 있어도 가는 것은 순서가 없다는 속담 같이 유비무환을 생각하고 회원에 가입하여 십시일반 미덕의 정신으로 상부상조 서로 돕는 맛 나는 세상을 가꿔 가는 지혜로 워싱턴 복지상조회가 계속 번창하기를 바란다. 십시일반은 작은 힘으로 큰일을 가능케 한다는 실중이다.
간절한 바람은 앞으로 이 십시일반의 복지상조회를 노인들이 운영할 것이 아니라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더 활성화한 조직으로 사회 모범적 단체로 만들어 가기를 마음속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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