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태블릿 PC·소셜네트웍 게임 인기에 판매 주춤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비디오게임 콘솔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16년 전 열린 첫 전자 엔터테인먼트 엑스포에서 소니사의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사의 새턴은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제품들의 CD 드라이브와 3차원 영상은 업계의 새로운 기준이 되기에 충분했다. 지난주 이들 업체들은 연례 엑스포를 위해 LA 다운타운에 다시 모였다. 그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전자 엔터테인먼트의 박스들이 급속한 비디오 게임 변화를 따라가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수십년 간 시장을 지배하면서 미국인 2가구에 1가구 꼴로 소유하고 있는 비디오게임 콘솔은 점점 더 많은 10대들과 성인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그리고 온라인 소셜네트웍들을 위해 만들어진 게임에 빠지면서 심각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콘솔은 이제 비디오 게임 시장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출시를 주도했던 인물이자 현재 소셜네트웍 베보의 수석 개발자인 케빈 바쿠스는 말했다. 그는 “게임시장의 다른 부분들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콘솔을 앞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스크 판매 연 6%씩 감소 전망
‘소셜게임’은 40% 이상 급신장
닌텐도 차세대 제품으로 승부수
최근 도이체 뱅크 증권사의 보고서는 오는 2014년까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게임’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출이 매년 46%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온라인 게임들은 23%, 모바일 게임은 19% 증가를 예상했다. 반면 콘솔게임 디스크 지출은 연간 6%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적으로 이 기간의 미국시장 매출은 300억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이미 포터블 콘솔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닌텐도는 게임보이로 이 시장을 지배해 왔다. 이 회사는 게임보이를 1989년 이후 총 1억개 판매했다. 그러나 닌텐도는 최근 새로 출시한 3D 기기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업계는 닌텐도의 부진에 대해 아이폰과 앤드로이드 폰의 인기를 이유로 꼽는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통화하고 이메일을 위해 스마트폰을 구입하지만 전화기로 다양한 게임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40달러 정도하는 3D 타이틀보다 훨씬 싼 5달러 미만의 가격에 게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콘솔은 아직 죽지 않았다. 이번 주 닌텐도는 프로젝트 카페라 불리는 차세대 콘솔 출시를 발표한다. 이 뉴스는 전 세계에서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접속을 통해 새로운 콘솔들은 성장하는 온라인 게임시장의 일정 부분을 점유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콘솔은 틈새시장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은 인터랙티브 게임을 즐기려면 3대 제조사가 만든 콘솔을 사용해야만 가능했다. 그러나 이제 전통적인 비디오 게임 제조사들은 점유율을 점차 상실해 가고 있다”고 아케디아 투자그룹의 분석가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J.T. 타일러는 지적했다. 비디오게임 콘솔 비즈니스는 1970년대에 시작됐다. 아타리의 2600 시스템이 효시다. 하지만 1985년 닌텐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미국시장에 도입되면서 콘솔은 비로소 업계의 추진동력이 됐다. 이후 5~7년마다 처리능력이 향상된 새로운 기기들이 소개되면서 시장을 이끌어왔다. 닌텐도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업계의 최강자로 자리매김 해 왔으며 아타리와 세가는 저물었다. 이들의 자리에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들어왔다.
지난 두 세대의 콘솔시장에서 새로운 콘솔 출시는 연구개발과 제조, 마케팅, 개발 지원 등에 총 10억달러가 소요되는 투자였다. 하지만 제조사들은 이 돈을 타이틀 로열티 등을 통해 손쉽게 회수할 수 있었다. 오늘날 시장은 한층 더 분화돼 있다. 8만5,000개 이상의 게임을 애플의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통해 할 수 있다. 이 게임들의 생산 가치는 헤일로 같은 정상의 타이틀에는 못 미치지만 플레이어들은 그런대로 괜찮다는 견해를 보인다. “지난 수년 사이에 콘솔의 힘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 새로운 게임시장이 열렸다”고 한 게임 개발자는 말했다.
아직도 최고를 추구하는 이들을 위한 게임시장은 형성돼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후 2,000만개 이상이 팔린 게임인 ‘콜 오브 듀티‘를 구입한 사람들이 아이패드 앱을 위해 이 게임을 포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버뱅크에 소재한 콘솔게임 개발업체인 인좀니액사의 대표인 테드 프라이스는 “운 좋게도 아직 우리 게임을 찾는 집중된 고객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콘솔이 액션게임을 좋아하는 남성층에게만 국한된다면 광범한 잠재적 고객을 잃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난해 여성들은 전체 게임 구매 가운데 46%를 차지했다. X박스 360과 플레이스테이션 3의 소유자 대부분은 남성들이다.
게임을 할 때 콘솔에 삽입해야 했던 디스크들도 머지않아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스캐롤라이나의 게임 개발업체인 에픽 게임스의 마크 라인 부사장은 “더 이상 디스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희망은 차세대 콘솔에는 그것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크가 사라지면 거실에서 인터넷 접속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해진다.
샌디에고에 있는 애피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크리스 얼름은 “아이폰처럼 TV에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해 보라. 그러면 사람들은 콘솔이 더 이상 가치가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테런 테크놀러지 기업가인 스티브 펄만이 창업한 온라인 잉크사는 다운로드조차 필요 없도록 한, 한 걸음 더 나간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서버의 비디오 게임을 브로드밴드 접속을 통해 넷플릭스 영화를 받아 보듯 스트리밍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험 중이다.
‘매든 풋볼’ 같은 대박 콘솔 프랜차이즈로 업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EA사는 2억명의 콘솔 사용자를 다양한 기기의 게임을 하는 15억명의 소비자로 확대시킬 수 있는 시장을 노리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EA가 새롭게 만든 FIFA 축구게임은 미래의 소비자들이 어떻게 게임을 구입해 즐길 것인가를 보여주는 한 사례이다. 이 게임은 그동안 디스크로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페이스북에서 소셜게임으로 가능하다. 또 온라인에서는 마켓 플레이스로 플레이어들은 구단주 역할을 할 수 있다.
EA 스포츠게임 책임자인 피터 무어는 “오늘날 이 게임은 거래와 경쟁, 그리고 이벤트가 있는 24시간 실시간 오퍼레이션이다. 우리는 게임들을 생산품이라기보다는 현재진행형 서비스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 게임은 1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EA가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얻은 수익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수십억달러가 걸린 시장인 만큼 콘솔제조사들은 미래가 자신들을 지나쳐 갔을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소니사 관계자들은 현재 플레이스테이션 4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으며 마이크로소프트사 역시 새로운 X박스 개발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회사는 자신들의 기기를 소비자 필요에 따라 영화와 음악, TV쇼 등을 볼 수 있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우리의 목표는 종합적인 홈 엔터테인먼트가 되는 것”이라고 X박스 개발 책임자인 데이빗 데니스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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