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2008년 8월29일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로부터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뒤 참모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믿기나요(Can you believe it!)"라며 스스로 놀라움을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알래스카 주정부가 10일 정보공개법에 따라 페일린이 2006년 12월부터 2008년 9월까지 21개월간 공식 이메일 계정을 통해 주고받은 1만3천여통의 이메일을 인쇄해 공개한데서 나타났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페일린 전 지사는 2008년 8월29일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측이 자신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다고 공식 발표한 직후 한 참모로부터 "주지사님, 대단해요"라는 이메일을 받고 보낸 답신에서 이같이 반응했다.
그러면서 "그가 어제 `굉장히 빨리 진행되는것 같다. 기도해요. 사랑해요’라고 말했었다"라고 부연했다.
주정부가 공개한 페일린 전 주지사의 이메일은 그녀가 인구가 적은 알래스카 주지사 일에 몰두하다가 얼마나 급작스럽게 부통령 후보라는 전국적인 인물로 부상했는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부통령 후보 지명 발표가 나기 이틀전까지 페일린은 광산문제를 투표에 부치는 방안, 여동생의 전 남편을 주 경찰관에서 해임한 문제 등 개인적인 문제 그리고 한 초등학교 방문후 학생들에게 줄 주지사 연필 선물 문제 등 일상적인 주지사 업무로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하지만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후에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같은 거물들의 조언을 받게 되는 것은 물론 전국의 각종 언론 미디어들로부터 수백건의 질문홍수에 쌓이게 됐다. 이중에는 `공룡과 인간이 한때 지구에서 함께 걸어다녔다는 것을 믿느냐’는 질문까지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페일린은 "사무실이 공룡 문제와 같은 질문 등 언론의 취재쇄도로 완전히 늪에 빠져 허욱적거리고 있어 미안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페일린이 부통령 후보로 다크호스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은 수개월간 계속 제기돼 왔었지만 페일린 자신도 이를 진지하게 생각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8월초 페일린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잠시 만난 뒤 쓴 이메일에서 "부시 대통령도 나의 부통령 후보설에 대해 언급을 했고, 우리는 농담삼아 그 문제에 대해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페일린은 또 8월말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찬조연설자로 참석하게됨에 따라 매케인 또는 그의 참모들과 면담일정을 잡아 알래스카 석유시추 문제를 논의할지 여부를 검토하기도 했다.
특히 8월초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알래스카에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설치를 제안하고 나서자 "멋진 연설"이라고 극찬하고, 이를 적극 홍보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8월24일께 페일린과 고위 참모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보면 `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당시 페일린은 알래스카 주도인 주노에 있는 그녀의 사무실에 지난 2년간 재정공개 보고서를 앵커리지로 보내라고 지시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페일린은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에서 언론의 공격에 대한 절망 그리고 알래스카내 반대자와 지역 언론에 의해 형상화된 이미지가 전국적으로 굳어지는데 대한 분노감도 보여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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